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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홀로 사는 즐거움
지은이 : 법정        
분류 : 국내 | 단행본 | 문학.예술
책정보 : 210쪽
출간일 : 2004-06-01   가격 : 9,800원
ISBN : 89-464-1470-7    
도서구입 : 교보문고 / YES24 / 인터파크 / 알라딘 / 리브로

더욱 깊어진 사유의 언어와 한층 더 맑아진 영혼의 소리를 담아
5년 만에 펴내는 법정 스님의 신작 산문집!


이 책은 작년 말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의 회주직’에서 물러나 침묵의 수행을 선언한 법정 스님의 신작 산문집으로, 지난 2000년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맑고 향기롭게> 회지에 썼던 글들을 모은 산문집이다.
책 속에는 1999년 말에 발간된 <오두막 편지> 이후 스님의 생활과 생각들을 담겨 있다. 욕심과 집착을 버리고 자연 속에서 홀로 지내며 더욱 깊어진 사유의 언어와 한층 더 맑아진 영혼의 소리를 담아 5년 만에 펴내는 신작이다,
바닷가 거처로 잠시 옮겨갔을 때의 이야기, 모든 세속의 직함을 버릴 당시의 심경, 동화작가 정채봉과의 특별한 인연,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속 오두막에서 생활하는 일상의 모습, 세계를 놀라게 했던 미국의 테러 사건을 비롯한 속세의 일들과 현대인들의 삶에 일침을 가하는 준엄한 말씀을 포함, 40편의 글이 담겨 있다.
몇 번을 읽어도 늘 새로운 울림을 주는 법정 스님의 글들은 쳇바퀴 돌아가듯 이 시대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준다.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

허균이 엮은 <한정록-숨어 사는 즐거움>이 연상되는 이 책의 제목을 정하면서, 스님은 혼자 사는 사람이 부쩍 많아진 요즘 세상에 이 제목이 딱 맞는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나 법정 스님이 말하는 홀로 있다는 말의 의미는 외떨어져 혼자 사는 단순한 의미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홀로 있음의 진정한 의미를 이야기하면서 스님은 명상가 토마스 머튼의 말을 인용한다. 즉 ‘홀로 있을수록 함께 있다’는 가르침이다. 인간은 누군가와 같이 있을 때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없다. 홀로 있다는 것은 어디에도 물들지 않고 순수하며 자유롭고, 부분이 아니라 전체로서 당당하게 있는 것이다. 결국 홀로 있다는 말은 개체의 사회성을 내포한다.
또한 인간은 본래 전체적인 존재임을 강조하며, 부분이 아닌 전체로서 존재할 때 그의 삶에도 생기와 탄력과 건강함이 생긴다고 알려준다. 결국 홀로 사는 즐거움도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표지 설명

책의 표지에는 법정 스님이 직접 쓴 글씨와 그림을 이미지로 활용했다. 본문에 소개된 청마의 <심산深山>이란 제목의 시를 적어 놓은 것인데, 벌써 10년도 더 전에 평소 친분이 있던 ‘이당’이라는 도예가 집에서 스님이 즉석에서 그린 그림이다. 스님의 직접 쓰고 그린 그림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엽서를 만들었다. 작은 액자를 만들어도 손색이 없는 글과 그림이 독자들에게는 좋은 선물이 될 듯싶다.

*<심산深山>
심심 산골에는/ 산울림 영감이/ 바위에 앉아/ 나같이 이나 잡고/ 홀로 살더라


<본문 발췌>

요즘 자다가 몇 차례씩 깬다. 쌓인 눈에 비친 달빛이 대낮처럼 밝다. 달빛이 방 안에까지 훤히 스며들어 자주 눈을 뜬다. 내 방 안에 들어온 손님을 모른 체 할 수 없어 자리에 일어나 마주앉는다. (p10)

우리가 불행한 것은 가진 것이 적어서가 아니라 따뜻한 가슴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따뜻한 가슴을 잃지 않으려면 이웃들과 정을 나누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식물 등 살아 있는 생물들과도 교감할 줄 알아야 한다. (p22)

이 세상에서 나 자신의 인간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인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다. 내가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에 의해 내 인간 가치가 매겨진다. 따라서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열정적인 힘을 부여하는 것은 나 자신의 사람됨이다. (p32)

앞뒤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한바탕 쓸고 닦아냈다. 아침나절 맑은 햇살과 공기 그 자체가 신선한 연둣빛이다. 가슴 가득 연둣빛 햇살과 공기를 호흡한다. 내 몸에서도 연둣빛 싹이 나려는지 근질거린다. (p64)

아주 여린 찻잎으로만 만든 정선된 차를 대할 때 차를 만든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를 한 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한 잎 한 잎 정성을 기울여 만든 그 마음의 향기가 귀하다. (p67)

내가 외떨어져 살기를 좋아하는 것은 사람들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의 리듬에 맞추어 내 길을 가기 위해서다. 그리고 사람보다 나무들이 좋아서일 것이다. 홀로 있어도 의연한 이런 나무들이 내 삶을 곁에서 지켜보고 거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p99)

삶에 어떤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저마다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그 자신의 삶이 있을 뿐이다. (p124)

가을 바람 불어오니 일손이 바빠진다. 우선 이 구석 저 구석에 놓인 여름의 부스러기들을 치워야 한다. 드리웠던 발을 걷고 투명한 가을 햇살에 새로 창문을 바른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고추밭에 남은 끝물 고추도 마저 딴다. 호박도 거두어들인다. 그리고 이제는 날마다 군불을 지펴야 하므로 나뭇간에 장작과 땔감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p127)

서로의 향기로써 대화를 나누는 꽃에 비해 인간들은 말이나 숨결로써 서로의 존재를 확인한다. 꽃이 훨씬 우아한 방법으로 서로를 느낀다. 인간인 우리는 꽃에게 배울 바가 참으로 많다. (p140)

될 수 있는 한 적게 보고, 적게 듣고, 적게 먹고, 적게 걸치고, 적게 갖고, 적게 만나고, 적게 말하는 습관을 들이라고 권하고 싶다. 이 폭력과 인간 부재의 시대에 우리가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불필요한 사물에 대해서 자제와 억제의 질서가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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