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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
지은이 : 최민식.조은        
분류 : 국내 | 단행본 | 문학.예술
책정보 : 190 × 200, 224쪽
출간일 : 2004-09-21   가격 : 9,500원
ISBN : 89-464-1486-3    
도서구입 : 교보문고 / YES24 / 인터파크 / 알라딘


 

조은 시인이 최민식 선생의 사진 수백 컷을 세심하게 살펴서 고른 97장을 시심어린 눈으로 읽어 내려가며 쓴글을 해당 사진과 함께 엮은 책.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삶을 살펴온 노사진가와 시인의 교감이 담긴 책으로 진실한 최민식 선생의 사진과 아름다운 조은 시인의 글이 서로 유기적으로 섞여 교감을 만들어 낸다. 13컷에서 15컷으로 이루어진 각 장 안에 우리 삶의 풍경들 속에서 한편의 정갈한 이야기들을 담아내는데, 그 속에는 시인 자신이 체득한 삶과 죽음에 대한 경외심, 산다는 것의 의미, 소외 받은 이웃의 현저한 슬픔과 가난함등이 배어난 사진과 글을 담았다.
 
사진작가 최민식 선생은 작품이 가지고 있는 고도의 예술적 가치와는 별개로 중앙의 사진계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비주류의 작가다. 선생은 상업적 권력, 학연 등으로 이루어진 파벌에 대해 언제나 비판적인 태도로 일관했으며, 순정한 작가주의로 무장한 채 부산권이라는 지역을 바탕으로 작업을 해왔다. 그는 사진을 찍기 시작한 이래 물경 50년 동안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그가 펴낸 역작인 열두 권의 <인간HUMAN> 시리즈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애정의 헌사에 다름 아니다. (그의 사진의 진면목은 열화당에서 나온 사진집에 실린 소설가 조세희의 글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조은 시인은 데뷔작 「땅은 주검을 호락호락 밟아주지 않는다」부터, 이생에서의 삶과 죽음에 대해 묵시론적인 통찰을 보여준 작가이다. 깊은 철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하는 내면의 깊이와 밀도 높은 서정적 문체가 어우러져 특유의 시적 경지를 만들어낸 시인이다. 등단 이후 조은 시인 역시, 문단의 주류와는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정갈하게 자신의 시력과 인생을 다듬어오는 데 주력했다. 그 동안 시집 <사랑의 위력으로> <무덤을 맴도는 이유> <따뜻한 흙>을 펴냈고, 다른 장르에도 관심을 보여 동화 <햇볕 따뜻한 집>과 산문집 <벼랑에 살다> 등을 펴내기도 했다. 조은 시인이 눈여겨보는 주인공들은 어디서든 마주칠 수 있는 보잘것없고 가난하고 천대 받는 사람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풍경이다. 조은 시인은 소박한 존재들에게서 우리 삶의 희망과 그 희망을 좌절시키는 시대의 비루함을 발견한다. 조은 시인은 그들의 슬픔과 허망함을 과장 없이 진솔하게 보여주고 이들의 슬픔이 어떤 힘의 의미로 뻗어가는지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이 부분에서 기획자는 최민식 선생과 조은 시인 두 사람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이 두 사람이 소박하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가난은 경제적 형편과 상대적인 사정만을 의미하는 단어는 아니다. 가난이라는 단어는 고독이나 슬픔이라는 단어처럼 우리가 어떤 입각점에 서 있느냐에 따라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다. 짧고 격렬한 산업화를 거친 우리나라에서 가난은 오랫동안 피해야 할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만 인식된 측면이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가난, 혹은 가난했던 시절이 가지고 있는 비정치적 순연함, 인정, 박애정신 등은 각박해진 현재의 세태 속에서 더욱 소중하게 생각되고 그리워지는 게 사실이다.

이 책의 밑그림이 그려진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풍요로운 물질의 홍수 속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난한 삶, 소박한 삶을 내면화하고 형상화해서 보여줄 수 있다면, 가난의 순기능을 구체적인 실물로 만들어서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획자는 최민식 선생의 사진에, 조은 시인의 이야기가 있는 글을 넣는 페이지를 상상해보았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그림을 그려보았다. 한 권의 아름다운 책이 만들어졌다. 바로 그 책이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것들에 대하여>이다.

보기 드문 사진과 글의 교감, 그 감동의 세계
이 책은 조은 시인이 최민식 선생의 사진 수백 컷을 세심하게 살펴서 고른 사진 97장을 시심어린 눈으로 읽어 내려가며 쓴 글을 해당 사진과 함께 엮은 책이다. 최민식 선생의 사진과 조은 시인의 글은 서로 유기적으로 섞여 교감하고 이해하며 한 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조은 시인은 13컷에서 15컷으로 이루어진 각 장 안에, 최민식 선생의 사진이 펼쳐놓는 우리 삶의 아스라한 풍경들 속에서 한 편의 정갈한 이야기를 실을 뽑듯이 길어 올린다. 그 글 속에는 사진과 교감하는 동안 시인 자신이 체득한 삶과 죽음에 대한 외경심, 산다는 것의 의미, 소외 받은 이웃의 현저한 슬픔과 지난함 등이 여실한 생명력으로 살아 있다.

맨 앞머리에 놓인 첫 장 <우리는 언제나 삶을 봅니다>에서 시인은 최민식 선생의 1963년 사진에 대해 「살다보면 바위 속에 유배당한 것처럼 삶이 암담해질 때가 있습니다」

노래하면서, “모래마저 우리를 집어삼키려”하는 이 삶의 지난한 현실을 응시한다. 그리고는 좌판에서 고구마를 파는 젊은 여인과 아이의 사진을 앞에 두고 “고되게 살아가는 자들에게서 느껴지는 아슬아슬한 질서와 안정감이 외면하고 싶을 만큼 서글픕니다”라고 눈물어린 고백을 한다. 그것은 사진 속의 인물에게 시인의 감성이 교감하고 가 닿아 작용한 결과이다.

하지만 조은 시인이 최민식 선생의 사진에서 발견한 것은 헐벗고 가난한 삶의 측은함뿐만은 아니다.

네 번째에 놓인 장, <사랑만이 어둠을 역전시킵니다>에서 조은 시인은 최민식 선생의 사진에서 ‘사랑’이라는 희망의 빛을 발견한다.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질 위태로운 순간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현실이지만, “가족이라는, 이웃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만이 어둠을 역전시키“는 자명한 진실을 끄집어 올리는 것이다. 시인은 그리고 주름진 노인들의 얼굴에서는 삶을 이미 알아채버린 자들의 순응과 평화를 발견하고 티 없이 맑은 어린아이의 얼굴에서는 ꡒ열심히 빛을 향해 발돋움”하면서 “언제나 밝은 것을 희망”하는 우리 삶의 긍정을 포착해낸다.

이처럼 이 책 속에는 최민식 선생의 사진에 대한 시인의 애정어린 교감과 대화의 기록이 아름다운 별자리처럼 부드러운 음악소리를 내면서 펼쳐진다.

이 책은 우리 삶의 그늘진 곳, 소외받은 이웃의 삶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온 사진작가와 시인의 아름다운 교감이 만들어낸 절묘한 울림을 담백하게 담아낸 보기 드문 사진에세이다. 두 사람의 교감은 마치 이중주처럼 서로의 음역을 보완해내면서, 화려하고 달콤한 시류의 풍속 속에서 시계를 잃은 채 방황하는 현대인들에게 샘물과도 같은 감동과 희열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