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손승배 나는 특정 조건에 잘 순응하는 타입이다. 탐탁지 않은 환경에 놓이더라도 금세 ‘어쩔 수 없지 뭐’라며 현실을 인정하고는 ‘이럴 수도 있지’라며 이해한다. 이런 내가 언젠가 ‘지금 단 하나의 티셔츠만 구매해야 한다면?’이라는 문구를 봤을 때 속이 답답했다. 대체 어떤 경우이기에 옷을 하나만 구매해야 하는 건지 상상만 해도 아찔했다. 그렇지만 나답게 이내 조건을...
그림 · 손승배 백화점이란 곳을 처음 갔을 때를 초등학교 1학년 쯤으로 기억한다. 몇 번 가봤던 동네 쇼핑센터와 비교되지 않을 만큼 크고 화려한 백화점이 무척 신기했다. 눈을 반짝이며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사람들을 헤쳐 들어간 곳은 ‘김민재’라고 쓰인 매장이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것저것 나에게 입혀보고는 두툼한 병아리색의 점퍼를 고르셨다. 좋은 옷이니 오래 입어야 한...
그림 · 손승배 우리 집은 내가 아주 어릴 때부터 제사를 지내왔다. 정확하진 않지만 1년에 네 번 정도였고 명절에 모두 차례를 지냈다. 제사의 의미를 잘 몰랐던 나는 여러 이유로 제사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특히 명절에 아침 일찍 차례를 지내는 것이 정말 싫었다. 노는 날에는 늦게까지 늘어지게 자고 싶은데 누군가에게 기도를 드리기 위해 온 가족이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는 것...
그림 · 손승배 얼마 전에 한 가지 신나는 일을 맞이했다. 작년부터 한 스포츠 브랜드와 협력해 디자인한 운동화가 마침내 시중에 출시된 것이다. 패션 브랜드와 함께 옷은 몇 번 만들어 봤지만 신발은 처음이었다. 내 삶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커다란 성취감을 안겨준 사건이어서 아직 나는 몹시 가슴이 뛴다. 인생의 모든 일이 그렇듯 벅찬 기쁨을 얻기까지는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림 · 손승배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렇게 습하고 뜨거운 날이 지속되면 가벼운 외출마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 같아서는 웃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반바지 차림으로 나서고 싶지만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으로 만족한다. 비록 날씨가 의욕을 빼앗는다 해도 멋 내기를 그만둘 수는 없다. 이 무시무시한 여름에 최대한 대항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생각해본다. ...
그림 · 손승배 얼마 전에 프랑스 파리에 다녀왔다. 그동안 여러 국가의 도시를 방문했지만 파리는 처음이었다. 옷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몹시 기대되는 도시였다. 해외 잡지나 SNS에서 봐온 파리지앵(Parisien)은 언제나 멋졌다. 대단히 비싸거나 유행하는 옷을 입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들은 유난히 세련돼 보였다. 다소 화려하고 난해한 디자인을 입고 있어도 과하게 느껴지지 않...
그림 · 손승배 날씨가 제법 여름다워졌다. 이 계절이면 사람들은 땀 흡수가 잘되는 시원한 원단의 옷을 찾아 헤매고 하나라도 덜 입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내 경우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난 체질상 더위를 잘 타지 않아 여름에 강하다. 기온이 35℃가 넘는 날씨에 조끼까지 입은 정장 차림으로 야외촬영을 해도 이마에 땀 한 방울 맺히지 않는다. 동료 배우들이 휴대용 선풍기와 ...
그림 · 손승배 어김없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는 봄이 너무 짧아져서 체감상 겨울이 끝나고 바로 여름이 시작되는 기분이다. 더군다나 태양은 해가 갈수록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 같다. 기세등등한 더위를 맞이하면 몸이 쉽게 지치기도 하지만 예쁜 여름옷을 입는 게 무색해져서 더 울적하다. 디자인은 포기하고 그저 시원한 옷만 찾는 일상이 즐거울 리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는...
그림 · 손승배 “저의 챕터는 여기서 막을 내리지만 로에베의 이야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제겐 집과 같았던 로에베가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자랑스럽게 지켜보겠습니다.” 올봄, 패션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패션디자이너가 있다. 180여 년 된 유서 깊은 스페인 브랜드 ‘로에베’의 디자이너로 10년 넘게 활동한 조나단 앤더슨이다. 실험적인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한 차원 높게 도...
그림 · 손승배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봄이 오면 맘속에 ‘설렘주의보’가 발령된다. 무거운 외투를 훌훌 벗어버리고 반바지에 긴팔 하나 입고선 룰루랄라 산책하는 시간을 기대하느라 기분이 들뜨는 것이다. 이 기분 좋은 장면에서 빠질 수 없는 패션아이템은 맨투맨 티셔츠다. 스웨트셔츠(Sweat shirt)라고도 불리는 이 옷을 나는 무척 좋아한다. 한때는 캐주얼 차림으로 후드티를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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