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네 이름은 해피다 해피!”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어느 날, 지인에게 어린 백구 한 마리를 얻어 오신 아빠는 사랑스러운 눈으로 강아지를 바라보며 껄껄 웃으셨다. 눈도 작고 촌스럽게 생긴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었다. 나도 친구들처럼 인형같이 예쁜 애완견을 키우고 싶었다. 갑자기 들어온 강아지 한 마리 때문에 일만 늘었다고 생각하며 목욕 시키고 똥을 치우는 일을...
우연히 무료 웨딩 사진 촬영권이 생겨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하자고 은근슬쩍 남편의 등을 떠밀었다. 더 늦기 전에 빛났던 시절의 우리로 돌아가고 싶었다. “다시 한 번 신혼 기분 좀 내보고 싶어.” 온갖 애교를 부려가며 별로 내켜하지 않는 남편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촬영 전날에는 정말 새 신부라도 된 듯 설레 잠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 세월을 속일 수 있겠는가. 드레...
아뿔싸, 지각이었다. 친구가 40대 중반에 노총각 딱지를 떼는 중요한 날인데 지방 출장을 다녀오느라 40분이나 늦었다. 예식이 거의 끝났을 거라고 예상하고 허겁지겁 식장 문을 열었는데 아직도 주례 중이었다. 오늘의 주례자는 우리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이셨던 조석호 선생님. 30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지조 있는 선비처럼 꼿꼿한 자세로 위엄 있게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주례사를...
정신지체와 언어 장애까지 지닌 채윤이. 작고 어여쁜 우리 딸에게 장애가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면 가슴이 찢어질 듯하다. 아버지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가힘드셨는지 다른 손주들에게는 살갑게 대하시면서 유독 채윤이에게만은 쌀쌀맞으셨다. 물론 아버지도 속상해서 그러신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조금만 더 다정하게 대해주시면 좋을 텐데 하는 서운한 마음이 들곤 했다. 다른 손주들처럼 할...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