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다우(茶友)가 여럿 있다. 다우는 ‘차 친구’라는 말인데, 차를 좋아해서 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 벗을 뜻한다. 차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이 된다. 티 큐레이터라는 직업상 혼자 차를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때로는 차가 곧 일이 되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다우를 찾는데 친구들과 차를 마시며 쉼과 여유를 얻는다. ...
결실의 계절 가을, 여러 곡식과 과일 중에서도 가을 하면 사과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발갛게 익은 탐스러운 사과야말로 예로부터 깊어가는 계절을 알려주는 가을의 상징이었다. 충북 괴산 ‘가을농원’의 가을도 발갛게 무르익어 가고 있다. 우리에게 사과만큼 친숙한 과일이 있을까. 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사과와 관련해 예전부터 전해오는 이야기가 많다. 아...
콩의 원료인 대두(大豆)에는 쇠고기보다 두 배 더 많은 단백질과 스무 배나 많은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콩을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부르는 것도 그만큼 맛과 영양을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영양학적 효능에도 불구하고 비린내 때문에 콩을 즐겨 먹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그들조차도 콩으로 만든 음식인 두부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렇듯 인류에게 ...
값비싼 서양 과일의 대명사였던 멜론. 이제는 전국 각지에서 멜론을 재배하면서 농가 소득을 올리는 효자 작물로 자리매김했고, 소비자들은 품질 좋은 멜론을 손쉽게 맛볼 수 있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전북 고창 멜론의 명성이 자자하다. 한평생 흙을 만지며 성실히 살아온 아버지에게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원칙이 하나 있었다.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 농산물을 먹어야 한다.’ 농부...
여름의 더운 나날을 보내다 문득 평소보다 하늘이 좀 더 높아진 것 같고, 선선한 바람이 느껴질 때면 가을이 왔나 하는 생각에 절기를 확인한다. 24절기로 만나는 일 년은 신기할 만큼 잘 맞다. 어릴 적 아침 뉴스에서 절기가 바뀔 때마다 알려주던 기억이 있는데, 그땐 절기의 변화가 중요한 일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내 직업과 절기는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다. 차가 계...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음식 중 하나가 탕수육이다. 전국에 산재한 수천 개의 중국음식점에서 팔리는 탕수육은 그 위에 녹말소스를 붓느냐 안 붓느냐, 일명 ‘부먹, 찍먹 논쟁’이 벌어질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 탕수육은 언제, 어떤 과정을 거쳐서 등장했던 것일까? 탕수육은 중국식당에서 나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에서 만들어진 요리다. 하지만 그...
여름철 대표 별미 옥수수가 더 달콤해졌다. 당도가 높아 ‘초당(超黨)’이라는 이름도 붙었다. 경기도 평택 흙내음농장에는 과일보다 더 아삭하고 설탕보다 달콤한 초당옥수수가 샛노란 속을 채우며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여름이 뜨거울수록 과일은 달아지고 곡식들도 옹골차게 영글어간다. 따갑게 내리쬐는 여름 태양을 마냥 미워할 수 없는 이유다. 올해도 인고의 시간을 거친 농작물들이 우...
사람마다 자신만의 향을 가지고 있다면 나에게선 어떤 향이 날까? 차가 일상이 되고 일이 되는 ‘티 큐레이터’란 직업을 가지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생겼다. 나의 일상엔 향이 사라졌다. 은은한 향을 가진 차를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차향을 덮어버리는 샴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로션, 핸드크림 등의 제품들을 전부 무향으로 바꿔야 했다. 그중에서도 손에 물이 닿는 날이 많다 ...
결혼식 피로연이나 대규모 연회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뷔페(buffet)는 일일이 메뉴를 주문받을 필요가 없어 주최 측이나 손님들 모두에게 편리하고,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 금방 대중화되었다. 각자가 원하는 만큼, 먹고 싶은 음식을 덜어 먹을 수 있다는 것도 뷔페만의 큰 장점이다. 그렇다면 이런 편리한 뷔페 요리를 처음 생각해낸 사람들은 누구였을까...
하얀 물결의 매화꽃이 봄을 알렸다면, 꽃이 진 자리에 달린 초록빛 매실은 여름이 왔음을 확인시켜준다.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온 여름, 전남 순천 구랑실농원의 매실도 뜨거운 태양 아래 알알이 영글어가는 중이다. 각각의 계절을 맞이하는 풍경이 있다. 찬바람이 돌면 겨우내 먹을 김장 준비에 분주해지고, 꽃망울이 기지개를 켜면 봄기운 전해줄 봄나물을 집어들게 된다. 여름이 시작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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