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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7 숀 코너리의 부음을 들으며
: 김홍우 : 2020-11-07 :   

007 숀 코너리의 부음을 들으며.. 유명한 주제음악과 함께 007 영화가 스크린에 비추어지기를 시작하면 마음이 얼마나 두근거렸던가.. 위기일발, 골드 핑거, 선더볼 작전, 두 번 산다 등.. 스코틀랜드산 영국신사 숀 코너리의 첩보 액션 활극을 보면서 10대 어린 시절의 심장 박동을 콩닥콩닥 또는 쿵쿵쾅쾅으로 지낸 사람으로서 코너리의 이 같은 부음을 들으니 이 마음을 어디에 둘 곳이 전혀 없는 허전한 느낌으로 치닫게 되고 또 한 편으로는 깊이 가라앉게 되는데 그 코너리의 전성시대 즈음을 저와 같이 ‘허리우드 키드’ 10대 시절로 지내신 분들도 그러한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60년대 중반 즈음부터 007이라는 이름이 익숙해 진 것은- 물론 당시 너무나도 유명했고 발표되고 상영되는 속속 흥행몰이를 하였던 007첩보 영화 시리즈를 보면서부터이지만 그 영화 속 주인공 숀 코너리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겼던 때문이기도 하지요. “본드.. 제임스 본드..”하면서 자기를 소개하는 코너리의 007 연기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생생합니다.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들었거나 또는 상상 속에서만 있었던 신무기들을 속속 선보이며 악당들을 때려부수고(!) 물리치는 숀 코너리의 모습은 그 시대적 사회적 영웅의 모습이 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007는 살인면허 번호라며? 사람을 죽여도 정부에서 책임을 진다지. 나도 그런 것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골목친구들이 모여 시시덕거리던 중에 하던 말들이기는 했지만.. 그때 내 친구들은 도대체 누구를 죽이고 싶어서(!) 그러한 살인면허 번호를 가지고 싶어 했던 것일까.. 허허 물론 심각한 모양들은 아니었지만 돌이켜 보면 사람들의 사회는 그때나 지금이나 그렇듯 a desire to kill 까지는 아니더라도 미워서 혼내 주고 싶은 이들의 이름들은 누구나 다 두 어명씩은 마음에 품고 사나 봅니다. 혹 007이 그 대리만족을 조금이라도 시켜준 것은 아닐까요.. 악당들을 혼쭐 내주며 퇴치하는 그를 보면서 저와 친구들은 열광하였습니다. 그렇다고 요즘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요란하게 박수를 치며 그의 영화를 보고 또 보고 또 다음 편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을 10대로 살아가며 허리우드 영화를 좋아한 많은 이들에게는 두 명의 영웅이 마음속에 자리 잡게 되는데 바로 007의 숀 코너리와 ‘황야의 무법자’의 크린트 이스트우드입니다. 쯧 그리고 그 두 사람 모두 1930년 생으로 90살이라고 하니.. 007은 이렇게 떠나갔고.. 황야의 무법자도 멀지 않아 이처럼 ‘석양에 떠나갈 것-’이겠기에.. 그러한 생각 속에 생겨나서 휭-하고 불어오는 마음 속 찬바람 소리가 오늘 더욱 을씨년스럽게 느껴집니다. 90수 타계이며 별세라고 한다면 뭐 크게 아쉬울 것이 없는 장수의 삶을 살았다고 할 것이고 두 사람 모두 ‘세계적 스타’이었기에 대단한 각광의 시절로 젊은 날들을 지냈으며 또 단단하고도 혹독한 유명세도 치러 보았기에 이 세상에 무슨 크게 미련 두어 연연해 할 것이 있겠는가 하지만 당사자들이야 또 다를 것입니다. 또 코너리 생전 중에는 그의 젊은 007의 날 비록 극중 배역이기는 하였지만 훗날로 갈수록 더욱 유명해졌던 ‘007 본드 걸’ 군단(!)을 거느리고 ‘우슈라 안드레스’ 같은 미녀들과 그 원조부터 함께하면서 그 무성한 가슴 털을 가지고 남성미를 자랑하였던 것으로 세계 뭇 남성들의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였지만 이제 이렇듯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세상을 떠나야하는 시점에 이르러서는.. 무슨 생각들을 하면서 자신의 삶의 날들을 돌아보게 될까..하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또 아직도 여전히 가끔씩은 은막에 그 모습을 내비치기도 하는 이스트우드는 그 유명한 휘파람 소리와 함께 허리에 권총을 차고 따가운 젊은 수염이 무성한 무법자의 모습으로 제 마음속에 들어왔지만 이제는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어 그 때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데- 그러한 ‘황야의 무법자’ 아닌 세상이라는 ‘황야의 늙은이’가 된 모습을 보면서는 과연 세월의 빠름을 실감할 수 있고- 쯧, 그래 그렇게 그들을 흠모와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던 10대 소년 저도 벌써 66세가 되었으니 무슨 다른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나하고는 25년 이라는 생년의 년 수 차이가 있을 뿐인데 그렇다면 앞으로 25년 후.. 내가 90살이 되었을 때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또 어떤 모습의 늙은이가 되어있을까.. 아니면 벌써 전에 이미 잊혀진 이름이 되어 있을까.. 그래서 자신에게 말하게 됩니다.. 생각해봐, 당시 숀 코너리의 007영화를 주로 개봉한 곳이 종로2가 피카디리 극장인데 이제는 그곳 역시 문을 닫고 나 같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만 있게 되었잖아.. 그러한 모습들이 말하여 주는 것은 우리 모두는 불원간에 모두 누군가에게 ‘추억의 이름’들이 되어버린다는 것이지.. 그 누구도 예외 없이.. 그리고 조금 더 있어봐..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 같은 이름이 아니고서야 내가 세상에 있었다는 것을 과연 누가 기억하여 줄까.. 뭐 바랄 것도 아니고 또 바라는 것도 아니기는 하지만.. 하는 자조의 소리로 쓸쓸함을 일부러 더 얹게 됩니다. 지난 60년대 영화관을 장식하였던 많은 스타들의 부음이 많이 있어왔지만- 이번 숀 코너리의 부음만큼은 어쩐지 더욱 가슴을 파고들고 큰 무게감으로 마음에 자리를 잡습니다. 멋진 젊은 모습에서부터 늙어갈 수로 중후함이 더하여지는 남성 노년의 샘플이 되어야 하는 것과도 같은 모습으로 역시 많은 남자들의 선망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는데 결국에는 저렇게 세월 앞에 쓰러지는군요.. 물론 누구나 다 쓰러지기는 하지만 어쩐지 코너리 당신만큼은 달라서 적어도 내 생전 속에서 만큼은 그러한 당신의 모습 보기를 원하지 아니하였건만.. 코너리와 함께 007영화 속에 속속 등장을 하며 적을 물리쳤던 ‘신무기’들처럼 세월을 이기는 ‘신병기’들이 나올 때는 아직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여보기는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부한다거나 노인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반기를 들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나의 머릿속 그리고 마음속에 일생을 함께 갈 추억으로 자리 잡은 장면들이 좀 더 선명히 오래 갔으면 하는 바람에서이지요. 그래요. 숀 코너리 안녕히 가시고 나중에 다시 볼 수 있는 자리에서 꼭 다시 보게 되기를 바라며 그때는 멋진 사인을 좀 해주시기를- 그리고 황야의 무법자 크린트 이스트 우드- 속절없이 석양 속으로 사라지지 마시고 좀 더 건강한 날들이 이어지시기를 진심으로 그래요 마음 속 가득한 진심으로 바라며 기원합니다. 산골어부 202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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