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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가족께 드리는 노래 선물
관리자 2005-11-16

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1990년 12월, 추위가 매섭던 서울 명동 거리. 그 한복판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으려니 한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노랫소리가 무척 좋아 가던 걸음 멈추고 한참을 서서 들었습니다. 제게 휴대용 녹음기가 있는데, 노래하시는 걸 녹음해도 괜찮을까요?”

1987년부터 나는 명동성당 앞에서 환경, 인권 등을 주제로 거리 공연을 해오고 있었다. 내가 허락하자 그는 청중들 사이에 서서 손바닥만 한 녹음기를 들고 내 노래를 녹음하기 시작했다. 공연이 끝나고 녹음된 것을 잠깐 들어 보니 예상 외로 소리가 쓸 만했다.

 



선물 받은 거위털 외투를 입고(왼쪽) 겨울 거리에서 노래하고 있다.



 “그런데 너무 추워 보이십니다. 이걸 입으세요.” 미주 MBC 지사장이라고만 자신을 밝힌 그는 갑자기 자신이 입고 있던 거위털 외투를 벗어 선뜻 내게 건넸다. “아니, 그럼 그쪽이 추울 텐데….” 그 날 낮에 이태원에서 샀다는 값나가는 외투를 그는 그렇게 미련 없이 내게 안겨 주고 갔다. 며칠 후 그는 그 날 녹음한 음반의 원본을 내게 보내왔다. 자기는 기념으로 복사본 하나만 가지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그가 보낸 음반을 들어 보았다. 노랫소리와 함께 자동차 클랙슨 소리, 지나가는 사람들 소리, 관객의 말소리와 박수 소리, 오토바이 지나가는 소리, 교통정리 하는 이의 호루라기 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너무 추워서 정작 노래는 잘 부르지 못한 이 음반을 나는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아직도 추운 겨울 거리에서 공연을 할 때면, 나는 15년 전 이름도 모르는 이가 선물한 거위털 외투를 입는다. 이후 그와는 다시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외투에 깃든 따뜻한 온기는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김정식_ ‘로제리오’란 세례명으로 알려져 있는 거리의 가수입니다. 20년간 명동성당 앞에서 소외된 이웃과 작지만 소중한 가치를 위해 노래해 왔습니다. 지금도 매주 월요일 저녁이면 거리에서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습니다. -<샘터> 2005년 12월호 ‘행복 일기’

 

* 노랫소리와 거리의 소리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글 속의 라이브 음반 듣기 *

 

 김정식 로제리오 명동 거리 공연 Live(1) 음반 중에서

 

1. 그저 바라볼 수만 있다면

2. 낙엽은 지는데

4. 이젠 사랑할 수 있어요

23. 세월이 가면

 

이수연 "로제리오: 당신은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당신이 부럽습니다 다시 또 추워지니 걱정이군요 아마도 올해 안에는 당신을 보러 갈겁니다 마음이 따뜻한 당신께 박수를 보냅니다 ~늘~건강하시고 파이팅!!!!!!!!! [2005-11-29]
정승숙 그러니까..지금 나오는 노래가 15년전 묘령의 그남자분이 녹음했다는 그음악이네요..참 가슴이 따뜻해지는군요.아직도 거위털 외투를 버리지 않고 입고있다니 ..훈훈한마음 가슴에 담고 갑니다 [2005-11-29]
손경목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분들입니다,,우리사회ㅡ는 님과 같은 분들 때문에 존속 하는 것같습니다,,,소중한 외투 오래오래 간직하세요 [2005-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