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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신드롬 이날치밴드 '조선 힙합' 2021년 1월호
 
판소리 신드롬 이날치밴드 '조선 힙합'

만약 조선시대에도 음악클럽이 있었다면 당시 가장 자주 들었을 노래는 이날치밴드의 <범 내려온다>였을지도 모 른다. 7인조 퓨전국악팀 이날치밴드의 1집에 수록된 이 노래는 판소리 ‘수궁가’의 한 대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곡으로 어깨춤을 추지 않고는 못 배길 만큼 흥겨운 곡이다.

 

판소리라 하면 한복을 입은 소리꾼이 부채를 들고 서서 고수의 장단에 맞춰 창을 하는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에게 <범 내려온다>는 신 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전통악기 대신 드럼과 베이스기타 음이 주를 이루고 펑키한 리듬에 개성 넘치는 보컬이 어우러져 전통 판소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내기 때문이다. 특히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라 는 가사의 후렴구는 중독성이 짙어 종일 귓가에 맴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에서 <범 내려온다>를 배경음악으로 제작한 서울 홍보영상이 개성 넘치고 경쾌한 멜로디로 큰 화제를 모았다. 안무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코믹한 춤이 곁들여진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누적 조회수 3억 회를 기록하며 이날치밴 드를 국내는 물론 세계 음악팬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빅뱅, 엑소, 송중기 등 유명 한류스타를 캐스팅해 많은 제작비를 들여 만든 홍보영상보다 오로지 우리 전통음악이 지닌 매력만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판소리 신드롬을 일으킨 현상이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랩과 타령의 경계가 무너진 독창적인 가풍(歌風)은 ‘조선 힙합’이란 또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냈다. 해외에 한국 전통음악의 매력을 새롭게 알리는 매개가 된 <범 내려온다> 를 들으며 유명 영화감독의 명언을 떠올린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 가장 한국적인 노래 한 곡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우리의 음악이 그들에게 신선하게 전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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