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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 노래방 모임으로 찾은 활력 2021년 9월호
 
랜선 노래방 모임으로 찾은 활력

 

코로나19가 앗아간 제일 소중한 일상을 꼽자면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던 저녁이다. 신입생 시절, 중앙밴드동아리 입단 탈락자들끼리 정기적으로 노래방에 모여 우리끼리라도 마음껏 노래 부르자는 취지에서 결성한 ‘싱어룸’은 대학생활에서 내게 가장 큰 웃음을 준 과동아리 활동이었다.

‘선 음주, 후 노래방’이라는 공식을 깨고 맨정신으로만 노래방을 찾을 만큼 우리 여섯 명의 노래를 향한 열정은 순도 100%였다. “우리가 중앙밴드보다 잘하는 것 같아! 곧 학교축제에도 초대받는 날이 올 거야, 하하.” 마이크만 잡으면 왜 그리 자신감이 생기던지, 매사에 소심한 내 어깨가 유일하게 활짝 펴지는 순간이라 싱어룸 멤버들과 노래방에 가는 시간이 무척이나 기다려졌다.

그렇게 열심히 즐겼던 동아리 활동이 코로나19로 전면 중단되자 금단 증상이 찾아왔다. 공공장소에서 정신 나간 사람처럼 이어폰 속 노래를 허밍으로 따라 부르고, 길을 가다 ‘휴업’이라 써붙인 노래방 앞을 서성이는 버릇이 생겼다. 무엇보다 내 노래에 화음을 넣어주고 뜨겁게 호응해주던 친구들이 없으니 우울하기만 했다. 그러던 중 멋진 허스키 보이스를 가진 친구가 짜낸 묘안이 멤버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노래방 MR을 틀고 여러 명이 영상 통화를 할 수 있는 어플이 있대. 우리 그거 깔아서 전처럼 2주에 한 번씩 모이자!”

그렇게 네 달 전에 결성된 랜선 노래방 모임! 우린 격주 금요일마다 오후 5시에 영상채팅방에 모여 똑같은 곡의 MR을 틀어놓고 떼창을 부르고 있다. 비록 반쪽짜리 만남이지만 음이탈 난 멤버를 놀리고, 눈 맞추며 화음을 넣고, 하루 일과를 나누는 즐거움이 생겨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다. 예전처럼 서로의 온기 속에서 노래 부르는 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방구석 열창’을 맘껏 즐길 계획이다.

 

 

조성욱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남기고 취업과 취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바쁘게 살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목표하고 있는 온라인커머스 기업의 문을 열심히 두드리며 노래에 대한 열정도 꺼뜨리지 않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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