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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이 보내온 ‘샘터의 추억’
잡지에 실려 온 반가운 안부 2020년 4월호
 
잡지에 실려 온 반가운 안부

14년 전 남편이 입대를 앞둔 아들을 데리고 둘만의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여기 속초 동명항인데 승태하고 같이 왔어. 내일 올라갈게” 남편과 아들이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아 의아해하던 나는 멀리 동해바다에서 걸려온 남편의 전화를 받고 마음이 흐뭇했다. 부자 사이가 그만큼 각별한 것은 그동안 내가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잘했다는 뜻도 되었기 때문이다.


그날의 행복을 기록해두고 싶어 ‘그 남자들의 여행’이란 제목으로 샘터 지면에 투고한 지 두 달쯤 지났을 때 평소 자주 연락 못했던 친정 고모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승태가 벌써 군대 가니? 샘터에서 봤어. 너희 가족 소식을 샘터 통해 듣는구나. 하하하.” 편지도 아니고 전 국민이 읽는 잡지를 통해 우리 가족의 안부를 알았다는 게 너무 신기해 우리는 그날 한바탕 크게 웃었다. 어느덧 60대가 된 고모가 그때껏 샘터를 보고 계시다는 사실이 반갑기도 하고 옛 생각도 나 가슴이 뭉클했다.


고모와 내게 샘터는 특별한 추억이 깃든 책이다. 정기구독을 하던 고모가 친정에 올 때마다 한 보따리씩 챙겨온 덕분에 책방 하나 없는 시골마을에 살던 나는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읽을거리에 마음을 뺏기고 말았다. 나마저 출가외인이 된 뒤로는 왕래할 기회가 더 줄었지만 고모 생각을 하며 결혼 후에도 나는 빼놓지 않고 매달 서점에 가서 샘터를 사다 읽었다.


어느덧 칠순을 훌쩍 넘긴 고모는 지금도 돋보기 너머로 샘터를 읽고 계실까?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오늘은 안부 전화라도 드려야겠다. 샘터와 함께했던 우리의 지난날을 추억하며 한바탕 또 크게 웃고 싶다.


김미자


스물여덟에 결혼하여 경기도 여주에서 남편, 아들과 살고 있는 64세 회사원이자 주부입니다. 친정에 놀러온 고모가 샘터를 들고 와 이웃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옛 추억과 지금의 행복을 글로 기록하는 것이 취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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