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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라떼는 말이야!
선생님의 가벼운 한마디 2020년 10월호
 
선생님의 가벼운 한마디

코로나19 때문에 더 갑갑한 수험생활을 하고 있는 요즘, 유독 그리운 선생님이 한 분 계신다. 선생님을 처음 만났던 고1 때는 교우관계로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다. 도전을 좋아해 백일장, 웅변대회에 나가 여러 번 입상했던 내가 친구들에겐 시기의 대상이었는지 그들이 서슴없이 내뱉는 못된 말들에 자주 상처를 받았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지낸다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라 마음 속 생채기가 결국 ‘청소년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여러 선생님들에게 도움을 청해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으면 나아질 거다,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한다’ 등의 조언을 받았지만 열심히 실천해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내 노력들이 계속 실패로 이어져 지쳐갈 무렵, 담임선생님 이 해주신 이야기가 그 어떤 조언보다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선생님은 원래 체육학과 지망생이었는데 고1 때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었어. 갑자기 진로를 바꾼 것을 두고 주변에서는 부정적인 말들만 했었지. 그때 담임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 사람들은 생각보다 네게 관심이 없으니 네 자신만 생각하면 된다고!”

내게 아무것도 묻지 않은 채 해주신 선생님의 마지막 말이 가슴에 확 스며들었다. 맑은 미소로 가볍게 말씀해주셨지만 내게 어떤 이야기가 도움될지 한참 고민하셨을 선생님을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 더욱 커졌다. 그 후로 내 우울증은 눈에 띄게 좋아졌고 남들의 평판에 크게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라떼는 말이야!”하고 밝게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하루빨리 선생님을 만나 이번엔 웃는 얼굴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며 마셨던 홍차의 향이 아직도 코끝을 맴도는 듯하다.

 

박선욱

대전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수험생입니다. 전근을 가시면서 연락이 끊긴 선생님과 만날 날이 빨리 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배운 피아노로 틈틈이 클래식 곡을 연주하며 즐겁고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지내고자 노력 중인 착실한 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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