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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지극히 사적이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추억 2020년 10월호
 
지극히 사적이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추억

한창 해외여행 콘텐츠로 인기를 끌던 예능 프로그램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국내여행으로 눈을 돌린 모양새다. 지난 7월 첫 방송을 시작한 <서울촌놈>도 그저 그런 국내여행 프로그램 중 하나인 줄 알았다. <1박 2일> 출신이라는 담당 PD의 이력까지 더해지니 지역을 돌아다니며 어떤 천혜의 절경과 산해진미를 전해줄지 충분히 예상 가능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서울촌놈>의 여행엔 다른 프로그램과는 달리 ‘사람’이 있다. 그 지역 출신의 스타들이 함께 동행해 그들의 추억 속 장소와 식당을 찾아가는 포맷으로, 물론 그곳은 이름난 맛집이 아닐 수도 있고 누구나 찾아갈 법한 명소가 아닐 수도 있다.

 

일례로 부산, 광주에 이어 방송된 청주 편에서는 청주 출신의 배우 이범수와 한효주가 출연해 여행객이라면 들르지 않을 아파트촌 율량동과 허름한 석교동 골목길을 거닐었다. 두 곳 모두 어린 시절 자신이 살았던 곳으로 그들만의 추억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장소 소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제는 어른이 된 우리가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애틋함이 전해져 특별한 여행이었다. 여기에 청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나의 개인적인 인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더욱 각별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 다. 누구에게나 고향과 유년의 추억이 있기 마련이다. <서울촌놈>은 어른이라는 책임,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적응하느라 잊고 지낸 그 시절을 상기시키며 잠시 뒤돌아볼 마음의 여유를 전해준다.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에서는 ‘서울만 아는 서울촌놈들이 동네 전설들의 고향에서 그들의 추억을 공유하는 로컬버라이어티’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나는 ‘서울만 아는 서울 촌놈’이 아니라 ‘서울(로 올라온) 촌놈’이라는 다른 해석을 덧붙이고 싶다. 나 또한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온 촌놈이기에 조만간 나를 품어주던 그곳으로 추억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김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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