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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떠나보내고 싶은 한 가지
생이별의 주범 '코로나19' 2020년 12월호
 
생이별의 주범 '코로나19'

‘미오’를 만나기 전까진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노동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요즘엔 길을 가다가 ‘야간진료, 24시 영업, 연중무휴’ 같은 단어들만 봐도 속이 상한다. 밤낮없이 일하는 당사자의 가족이 감내해야 할 외로움이 하루 24시간을 일에 매달리는 남자친구를 둔 나로서도 남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의약 개발 연구자인 미오는 요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느라 연중무휴로 일하고 있다. 연락은 자주 주고받지만 데이트는 기약이 없다. 코로나19까지 겹쳤으니 결혼은 더 기약이 없어진 것 아닐지, 이러다 헤어지게 되는 건 아닐지 여러 걱정이 들지만 누구보다 그가 가장 힘들단 걸 알기에 자주 만나지 못한다고 섭섭해 하거나 불안감을 내색하지 않으려 애쓴다.

 

나보다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있는 그가 가장 걱정이다. TV뉴스에서 코로나19 치료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의료진의 불어튼 손을 보면서 뭉클하고 고맙고 안쓰러웠는데 요즘 미오를 지켜보는 마음이 꼭 그렇다. 휴대전화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생기 없는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축 처진 어깨가 훤히 보인다.

 

어느 날 “팀장님에게 오늘 그만두겠다고 말씀드렸어”라고 덤덤히 얘기하던 그.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가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지만 퇴사를 결심할 정도로 힘들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던 게 미안해 섣부른 위로도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그는 팀장님과 얘기가 잘 되어 여전히 열심히 회사를 다니고 있다. 코로나19가 어서 사라져 미오가 일상의 행복을 되찾고 우리의 결혼도 실현되는 날이 오길 간절히 기도한다.

 

문민경

여덟 살 차이나는 센스만점 남자친구와 2년째 연애중인 20대 직장인입니다. 배려심 깊은 남자친구 덕분에 행복하게 사랑을 키워왔습니다. 요즘에는 한 달에 한두 번 만나 한 시간 정도 카페에서 차 마시는 것이 데이트의 전부이지만 남자친구를 향한 사랑은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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