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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 쿠키 배송 대작전 2020년 12월호
 
포춘 쿠키 배송 대작전

최근 친구 및 가족들과의 대화 내용들을 떠올려보면 십중팔구는 하소연이요, 넋두리다. 코로나 블루에 빠져있는 친구들과 가족들을 위해 나만의 작은 ‘위로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기로 했다. 이른바 포춘 쿠키 배송 대작전. 대학교 시절 좋아하는 선배에게 선물한답시고 딱 한 번 시도해보았던 베이킹의 기억을 되살려보기로 한 것이다.

 

먼저 포춘 쿠키 안에 넣을 예쁜 말들부터 정리해보았다. 쿠키를 반으로 쪼개는 순간, 상대가 행복에 휘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문구를 적어나가다 보니 장난기 어린 문구들만 남았다. ‘행복 대출 드림. 금리는 연 100%입니다.’ ‘사랑해. 무덤까지 쫓아갈 거야. 거절은 거절♥’ 낯 뜨겁고 유치하지만 웃음이 씰룩씰룩 새어 나왔다.

 

이제 본격적으로 쿠키를 만들기 위해 반죽을 이겨야 할 차례. 밀가루, 슈가 파우더, 달걀 등과 씨름하며 한참을 고군분투하는 엄마의 고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8개월 딸아이는 밀가루와 달걀 껍데기를 손에 쥐고 던지고 노느라 정신이 없었다. 혹여 밀가루가 눈에라도 들어갈까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딸아이를 쫓아다니다가, 오븐 소리에 후다닥 부엌으로 뛰어가 쿠키를 꺼냈다. 쿠키의 ‘쿠’ 자조차 붙이기 민망한 것들은 남편 간식으로 솎아내고, 그나마 멀쩡한 것들만 골라냈다. 열두 개 상자에 담아 일일이 주소를 적어 우체국을 방문해 택배를 보냈다.

 

며칠이 지나자 지인들로부터 각종 인증 사진들과 메시지들이 쏟아졌다. ‘이거 독은 안 들었지?’라는 장난스러운 메시지부터 ‘너무 예쁘다!’ ‘기분 좋다, 잘 먹을게’라는 따뜻한 마음들까지. 역시나 포춘 쿠키 배송 대작전 성공! 서로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있다면 어려운 이 시기도 힘내어 견딜 수 있지 않을까.

 

이금진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18개월차 딸을 키우고 있는 30대 프리랜서입니다. 현재 입시컨설턴트로 일하고 있으며, 쉬는 날에도 육아와 집안일에 정신이 없지만 하루하루 딸이 쑥쑥 커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삶의 행복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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