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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능력 2021년 2월호
 
공감 능력

중학교 1학년 때입니다. 달동네 아이들 상당수가 점심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환경이었습니다. 부유한 사립 초등학교를 다녔던 저로서는 큰 충격이었습니다. 멋도 모르고 학기 초에 따뜻한 보온밥통에 계란, 소시지 같은 ‘고급 반찬’을 싸들고 학교에 가면 부러워하는 반 친구들의 눈초리가 느껴졌습니다.


점심 시작종이 울리면 조용히 수돗가로 자리를 옮기는 친구도 개중 눈에 띄었습니다. 괜히 미안하고 저 자신이 창피해지기 시작했지요. 왜 그러느냐는 엄마의 끈질긴 물음에도 저는 “그냥…”이라고 얼버무리며 싸구려 알루미늄 도시락 통에 밥을 담아 달라고 했습니다. 차갑게 식은 밥이 따뜻한 것보다 맛이 있었겠습니까마는 마음은 오히려 편했습니다. 그보다 더 다행인 것은 그때부터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반에서 싸움을 제일 잘하는 현범이와는 수업종이 끝나기가 무섭게 붙어 다녔습니다. 친구가 사는 산동네, 시장통 꽈배기가게, 학교 근처 구석구석을 탐험하던 시기였지요. 중간에 학교를 옮길 수밖에 없어서 현범이와는 소식이 끊겼습니다. 그런데 기적같이 30년 만에 우연히 그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딱 마주치는 순간, 둘만의 모든 기억 퍼즐이 생생하게 돌아왔습니다. 너무나 신기했지요.


언택트(Untact) 시대라 요즘은 보고 싶은 사람도 볼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 지금 참지 않으면 영영 볼 수 없을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맞습니다. 아무리 보고 싶어도 지금은 참아야 한다는 것은! 하지만 사람 자체를 볼 수 없는 것도 슬프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감(共感)의 기회조차 없다면 그것은 정말 비극입니다. 우리 사회문제의 대부분은 공감능력의 부족이 원인이라고 봅니다. 남의 처지,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는 사이코패스(Psychopath)라고 하지요. 그런데 공감능력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얻어진다는 것, 잘 아시지요?

 

발행인 김성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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