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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시간
차 한 모금에 우리들 마음에도 봄이 오나봐 2021년 4월호
 
차 한 모금에 우리들 마음에도 봄이 오나봐

 

글,사진 이슬기(티큐레이터)

   

  창문으로 들어온 햇살을 맞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스며드는 봄기운에 차 한 잔이 생각났다. 나의 일상엔 언제나 차가 함께한다. 오늘 같은 날은 무슨 차가 좋을까? 차 서랍장 안에는 한국차의 잎차와 대용차, 중국차, 홍차 등 다양한 차들이 구분되어 들어있는데, 차를 찬찬히 고르다 보면 계절별로 마시는 차가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다.

 추운 겨울에는 바디감이 좋고, 차맛에 집중된 차들을 주로 마셨다면 날이 따뜻해질수록 맑은 연녹색 빛의 차탕(찻물)을 지닌 어린 찻잎으로 만들어진 차에 손이 간다. 오늘의 차는 차탕이 어둡고, 맛의 무게감이 무거운 느낌을 주는 차보단 맑고, 봄을 닮은 은은한 향의 차로 골랐다. 하나는 중국 복정 지역의 백모단 신차를, 또 하나는 다즐링 퍼스트 플러쉬를 골랐다. 두 개의 차가 서로 다른 봄의 향을 가지고 있어서 잠시 고민을 하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은 복정 백모단(白牡丹) 신차를 선택했다.

 중국 다류(茶類)는 크게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 그리고 가공차로 나뉜다. 그중에서 백차는 채엽시기에 따라서 백호은침, 백모단, 공미, 수미로 다시 분류된다. 백모단은 복건성의 대표적인 차중에 하나로 복정, 정화, 송계지역에서 생산되며 스트레스로 인한 불필요한 열을 내리고 소염에 효과적이다. 백차는 해가 갈수록 차가 익어서 약성이 생기는 매력적인 차다. 그래서 1년은 차,3년은 약, 7년은 보물이라고 말한다.

 몸이 나른해지는 봄이 되면 약미가 잘 느껴지는 익은 차보단 맑고 산뜻한 맛에 화향이 kf 느껴지는 백모단 신차를 즐긴다. 혼자서 차를 마실 때는 조금 작은 개완*을 사용한다. 작은 개완에 가득 차를 담고, 물을 팔팔 끓여준다. 물이 끓는 걸 기다리면서 유리 공도배*와 잔을 꺼낸다. 그 사이 뜨거워진 물 위로 하얀 김이 올라온다. 물을 개완에 부어 차를 우린다. 찻잎에 물이 닿자마자 차향으로 점점 공간이 채워진다. 차를 한 모금 마시니 입 안 가득 청아한 차의 맛과 향이 퍼진다.

 코로나 바리어스로 인해 한 해 동안 변화된 일상을 보내느라 힘겨웠던 마음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봄, 은은한 연노란색의 차탕에 비친 봄 햇살이 지난 시간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것만 같다. 우린 차 한 잔에 봄의 설렘이 인다.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나에게 봄을 선물하는 차 한 잔을 마셔보는 건 어떨까.

 

*공도배: 우린 차의 농도를 일정하게 해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누구나 차의 맛을 똑같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다구

*개완: 예전엔 차를 우려서 마시는 다구로 사용했지만 현대에는 차를 우리는 용도로 사용하는 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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