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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Interview
자연보호를 실천하며 무해한 하루를 시작해요! 2021년 5월호
 
자연보호를 실천하며 무해한 하루를 시작해요!

 

 

 

‘클린 하이커스’ 김강은


자연보호를 실천하며 무해한 하루를 시작해요!

 


에디터 이종원 | 사진 이권호

 

 

 

 

코로나19 이후 갈 곳 잃은 젊은이들까지 가세하며 ‘국내 등산인구 2천 만 명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아마추어 사진가인 아버지를 따라 어려서부터 산에 다니기 시작한 김강은(31) 씨 같은 하이커에겐 때 아닌 등산 열풍이 마냥 반갑기만 한 건 아니다. 사시사철 인파가 몰리는 전국의 유명 산은 물론이고 아침마다 운동 삼아 오가던 동네 뒷산까지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몸살을 앓게 되었다. “지난 식목일에도 산행을 하면서 24kg이나 되는 쓰레기를 주워왔어요. 담배꽁초, 물티슈, 과자봉지, 신발, 옷, 빨대, 우산, 술병 같은 물건은 기본이고 심지어 가정에서 처리해야 할 생활쓰레기를 가져와 버리고 가는 분도 있더라고요.”
심신의 힐링을 위해 찾는 산봉우리와 골짜기마다 쓰레기가 쌓여 악취가 진동하는 걸 두고 볼 수 없던 김 씨는 지난 2018년부터 뜻을 함께하는 SNS 친구들과 ‘클린 하이커스(Clean Hikers)’란 등산 청소모임을 만들어 활동해오고 있다. 인생의 느낌표를 찾아 떠났던 산티아고 여행에세이 《아홉수, 까미노》의 저자이자 ‘앵부리’라는 예명으로 유명한 김 씨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약 3만 5천 명. 정기적으로 산을 찾아 쓰레기 수거를 함께하자는 제안에 호응한 친구들과 함께 김 씨는 몇 년째 ‘따로 또 같이’ 클린하이킹 운동을 해오는 중이다.

 


클린하이킹 활동은 매월 1회 인스타그램에 김 씨가 미리 산행에 관한 공지를 올리고, 시간을 낼 수 있는 회원들과 약속한 장소에 모여 진행된다. 직업도, 연령대도, 사는 곳도 제각각이지만 자연을 깨끗하게 보전한다는 보람과 자부심이 매번 20여 명 회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다. “몇 년 전 서울 근교 청계산에서 6명이 모여 시작한 활동이 이젠 수도권 뿐 아니라 다 같이 지방에 있는 산을 찾아 산행과 청소를 하고 돌아올 정도로 확산됐어요. 얼마 전에는 부산에서 만나 청소산행을 하고 돌아왔어요. 그동안 미국, 캐나다, 네팔, 포르투갈, 스페인 등 여러 나라의 산과 트레킹 코스를 다니면서 자연을 존중하고 보호하는 등산 문화가 너무 부러웠거든요.”

 


매달 한 차례씩 계속해온 ‘클린 하이커스’ 모임은 코로나19 이후 불가피하게 멈춰 있다. 하지만 김 씨는 지금도 혼자 산에 갈 때마다 집게와 봉투를 챙겨 산행 중 보이는 쓰레기를 줍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정기모임 20여 회, 김 씨 혼자 다녀온 비공식 청소산행이 100여 회를 넘다 보니 ‘클린 하이커스’ 활동에 도움을 주겠다고 나선 후원사도 생겨 추진력을 얻었다.

 

 

   

 

 

 

‘앵부리’ 작가의 선한 영향력

 


“자연은 한두 명의 잘못된 행동으로도 쉽게 망가지기 때문에 소중하게 관리해야 해요. 눈에 잘 안 띄는 골짜기나 바위 틈새뿐만 아니라 등산객이 많은 산 정상에도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는 걸 보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아 많이 아쉽지요. 조금 더 많은 분들이 클린 하이킹에 동참해줬으면 좋겠어요.”
김 씨는 홍익대 미대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졸업 후 벽화 작가로 활동해오고 있는 김 씨는 산에서 수거한 쓰레기들로 멋진 ‘정크아트’를 만들어 모임의 취지를 알리는 일도 빠트리지 않는다. 플라스틱 병, 통조림통, 폐비닐 같은 쓰레기를 재료로 한 정크아트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귀한 시간을 쪼개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클린 하이커스의 진심을 이해할 수 있다. 산악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그렸던 웹툰이 네티즌 사이에 큰 화제를 모은 것에 힘입어 최근에는 클린 하이킹 전용 웹사이트를 따로 만들고 있다.

 


산을 화실 삼아, 자연을 여행하며 그림을 그리는 김 씨의 마음은 ‘우리는 산에서 쓰레기를 줍는 것을 시작으로, 건강하고 아름다운 산행문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인스타그램 인사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다행히도 요즘 우리 주변엔 김 씨처럼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아침 조깅이나 산책을 겸한 쓰레기 줍기 환경운동인 ‘에코플로깅((Eco-plogging)’, 자전거로 여행하며 쓰레기를 줍는 ‘바이클린((biclean)’도 인간의 이기심으로 훼손되는 자연을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시민의식의 확산 덕분이다. 인간은 자연과 함께할 때 가장 빛이 난다. 한결 깨끗해진 숲을 보며 활짝 웃는 김 씨의 얼굴이 5월의 신록보다 더 싱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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