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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시간
우리 茶소풍 갈까요? 2021년 6월호
 
우리 茶소풍 갈까요?

 

 

 

글·사진 이슬기(티 큐레이터, @tea_slow)

 

 

“어머, 소꿉놀이 하는 줄 알았어요!” “아까부터 보고 있었는데 너무 예뻐요, 뭐하는 거예요?”

 

돗자리에 앉아 차를 우리면 지나가던 분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어김없이 말을 건다. 그럴 때면 “茶소풍 나왔어요. 같이 차 한 잔 하실래요?”라고 권해 함께 차 한 잔을 즐기곤 했다. 지금은 다소 어려운 일이지만 향기로운 차만 있으면 어디에서든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차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푸릇푸릇한 녹색의 가로수들 사이로 햇빛이 눈부시게 드는 날이면 자연스레 돗자리와 차와 차도구를 챙긴다. 어릴 때 봄 소풍을 가듯이 茶소풍을 가는 것이다. 바구니엔 차를 우릴 다구와 마실 차, 뜨거운 물을 담은 텀블러를 챙긴다. 날이 조금 덥다 싶으면 향이 좋은 차를 냉침을 해서 가져간다. 茶소풍은 보통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茶소풍은 언제 가도 좋다. 계절마다 다른 차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날이 더워 차를 냉침으로 준비해 소풍을 갔다. 냉침을 하면 차를 우릴 다구와 뜨거운 물을 들고 가지 않아도 되어 짐이 간편해진다. 냉침이란 뜨거운 물로 차를 우리는 것과 달리 차갑거나 상온의 물에 일정량의 차를 넣어서 반나절 또는 하루가 지난 후 걸러 마시는 방법을 말한다. 냉침을 하면 카페인 성분이 강하게 우러나오지 않기 때문에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들도 무리 없이 차를 즐길 수가 있다.

 

냉침을 할 때는 봉황단총과 무이암차, 철관음과 같이 향이 좋은 차를 주로 사용한다. 이 차들은 중국 다류 중에 ‘청차’에 속한다. 청차는 지역과 산화도에 따라 나누어진다. 산화도가 낮은 차는 탕색이 연녹색 빛을 띠고, 향이 가볍고 위로 퍼지듯이 좋다. 산화도가 높아질수록 차의 탕색이 주황빛의 호박색을 띠며 향과 함께 차의 맛에서 무게감이 느껴진다. 상황에 따라서 차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해질 수 있다.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차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알아간다면 자신이 원하는 상황과 분위기에 맞춰 차를 즐길 수 있다.

 

예전만큼 언제든 茶소풍을 가긴 힘들지만, 평범한 일상을 조금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면 차를 챙겨 밖으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 휴식과 쉼뿐만 아니라 차가 주는 따뜻한 정서는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이어주는 끈도 만들어준다. 오늘은 특히 茶소풍을 하면서 우연히 만나는 인연들과의 차 한 잔이 그리운 날이다.

 

 

 

*차가 일상이 되는 팁, 냉침차

냉침차를 만들기 위해서 향이 좋은 차 10g과 물 2L를 준비한다. 이때, 물은 시원한 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준비된 물에 차를 넣어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 두었다가 차가 알맞게 우러나면 넣어둔 찻잎을 빼준다.

완성된 냉침차를 냉장고에 넣어두면 시원하게 차를 마실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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