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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
프릳츠가 프릳츠인 이유 2021년 7월호
 
프릳츠가 프릳츠인 이유

©프릳츠 커피 컴퍼니(www.fritz.co.kr)

 

김선미(디자인 칼럼니스트)

 

 

물개 한 마리가 김이 모락 나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있다. 물개는 여유롭게 커피 타임을 즐기다가도 어느새 지구 반대편으로 생두를 조달하고, 테이블에 앉아 천연덕스럽게 홈 바리스타가 되기도 한다. 공사다망한 이 생명체는 2014년 창업한 ‘프릳츠 커피 컴퍼니(FRITZ COFFEE COMPANY, 이하 프릳츠)’의 심벌 캐릭터다. 질 좋은 커피를 만들고 직접 빵을 구워내는 프릳츠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유명하다. 더욱이 요란스러운 확장이나 생뚱맞은 행보 없이 단정하게 자기 영역을 넓혀가고 있어 여전히 마음이 가는 브랜드다.

“처음에는 한글 폰트로만 로고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실패했죠. 디자이너가 너무 심심하다고, 뭐라도 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주장했어요. 그래서 지나가는 말로 ‘그럼 아무거나 넣어라, 물개라도 상관없다’ 했더니 디자이너가 그다음 날 정말 물개를 그려서 넣어왔습니다. 우연에 기반한 즐거움이죠.”
《창업가의 브랜딩》이라는 책에서 프릳츠 김병기 대표는 물개의 탄생 비화를 이렇게 밝힌다. 프릳츠라는 영 낯선 활자 조합 역시 특별한 의미가 없다. 사람들에게 ‘무슨 뜻이지?’라는 궁금증을 가지게 한다는 것이 핵심. 여기에는 사람들이 궁금해 찾아만 온다면 커피와 빵으로 완벽하게 설득할 자신이 있다는 대표의 의중이 깔려 있다. 커피와 빵 만드는 일을 잘하다 보면 로고와 이름은 자연스럽게 의미를 가질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그 자신감은 질 좋은 생두를 찾아 세계 곳곳의 산지 농장을 찾아다니고, 매일 커피의 상태를 파악하고, 기록하는 구성원들의 노력에서 자라난다. 사람의 손이 닿는 모든 부분을 수치화한 후 그 데이터를 누적,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커피를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프릳츠는 그 맛과 감각을 알아본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확대 재생산을 통해 힘을 다져간 브랜드가 되었다.
사실 프릳츠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커피 맛도, 소비자의 충성도도, 귀여운 물개도 아닌 ‘내부 구성원들이 브랜드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손님들을 진심으로 환대하는 친근함, 커피를 내리는 손끝에서 느껴지는 진지함, 동료를 대하는 태도에서 알 수 있는 업(業)에 대한 자부심…. 김병기 대표는 프릳츠의 미래를 ‘동기부여가 잘 된 사람들의 공동체’로 정의한다. 동기부여가 잘 된 사람들은 숙련의 의지가 강한 기술자로 성장하고, 이 기술자가 만들어내는 훌륭한 제품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아 삶의 안정감을 만든다. 이 지속가능한 선순환을 위해 프릳츠는 외연을 키우는 대신 내부적인 공감대 형성을 더 우선했다. 왜 이 제품(서비스)을 만드는지, 그것이 각자의 삶에 어떤 가치로 다가가는지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배에 태운 것.
진정한 브랜드의 힘은 거기에서부터 출발한다. 통통한 저 물개의 활약은 앞으로 더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여전히 붐비는 평일 프릳츠 서울 도화점의 오후, 단단하고 친근한 태도로 손님들을 대하는 저들의 눈빛과 말투, 손길을 보면 알 수 있다. 숙련된 기술자들이 ‘지속가능한 선순환’이라는 상투적인 말을 실제로 어떻게 재현하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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