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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집 노부부의 따뜻한 배려 2021년 8월호
 
아랫집 노부부의 따뜻한 배려

살던 집의 전세계약이 만료되어 얼마 전 이사를 했다. 신혼살림을 차릴 때는 단출했는데 언제 짐이 이렇게 늘었는지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며칠이나 걸렸다. 집 정리를 어느 정도 마친 어느 날, 롤케이크를 하나 사서 아랫집 초인종을 눌렀다. 벨소리가 나자 잠시 뒤 현관문이 열리고 70대 노부부가 나오셨다.
“안녕하세요. 위층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이에요. 아마 저희 애가 뛰어다녀서 시끄러울지도 몰라요. 양해 부탁드려요.”
4살짜리 아들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말썽꾸러기라 집에서 하루 종일 뛰어다니는 게 걱정이었다. 그래서인지 심각한 층간소음 문제가 남일 같지가 않았다. 다행히도 지금까지는 이웃과 얼굴을 붉힐 일이 없었는데 새로 이사한 아파트의 아랫집 분들도 너그럽게 이해해주실지 걱정이 되었다.
노부부는 내 품에 안긴 아이를 보더니 “너로구나! 어쩐지 며칠 전부터 쿵쾅쿵쾅 하더라니…”라고 말했다. 순간 식은땀이 나며 얼굴이 화끈거렸다. 앞으로 난처한 사이로 지내야 할 걱정을 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안색이 어두워진 내 표정을 보더니 노부부는 인자한 미소를 보이며 말을 덧붙였다. “아, 저희는 괜찮아요. 애들이 다 그렇게 크는 거지요. 좀 시끄러우면 오늘은 녀석이 기운이 펄펄 넘치는구나 생각할게요. 저희도 아이들 키워봐서 다 알아요.”
그 뒤로 아래층 노부부는 엘리베이터에서나 단지 공원에서 만날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시며 우리 아이를 친손자처럼 귀여워해 주신다. 이렇게 좋은 이웃을 만난 게 큰 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을 보며 나 또한 누군가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박은영

경기도 용인에서 개구쟁이 4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30대 후반의 주부입니다. 엄마가 되기 위해 다니던 마케팅회사를 그만두었지만 아이가 조금 더 크면 새로운 꿈을 위해 도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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