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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에 꽃피우는 오래된 꿈 2021년 10월호
 
캔버스에 꽃피우는 오래된 꿈

76세에 그림을 시작해 101세에 세상을 떠날 때가지 붓을 놓지 않았던 할머니 화가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70세에 처음 붓을 들어 《엠마》라는 훌륭한 그림책을 남긴 엠마 스턴은 요즘 내가 가장 닮고 싶은 화가들이다. 인생에 늦은 때란 없다는 걸 몸소 보여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뤄지지 못하는 첫사랑처럼 그림과 난 늘 엇갈리기만 하는 관계였다. 만화예술학과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당시 월 50만 원 정도 되는 학원 수강료가 부담스러워 포기했던 고등학생 시절부터 그림은 내게 ‘너무 먼 당신’이었다.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해 만화동아리에 들어갔지만 얼마 못 가 사정상 탈퇴해야 했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후로는 그림을 좋아한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릴 만큼 바쁜 삶을 살아왔다. 그러다 SNS에서 우연히 본 ‘그림그리기 챌린지’에 마음을 붙들렸다. ‘내가그린기린그림’이란 계정에서 주최하는 챌린지였는데 직접 그린 그림을 사진 찍어 60일간 올리는 챌린지였다. 처음에는 아줌마가 주책이라며 남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망설여졌지만 큰 맘 먹고 용기를 내 보았다.
그렇게 작년 9월부터 그림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후로 지금까지 그린 그림이 어느덧 300여 점. 아직 실력은 부족하지만 ‘좋아요’와 댓글이 달리니 그림 그릴 맛이 절로 난다. ‘카메라발’보다 효과가 좋다는 ‘칭찬발’ 덕분인지 내 그림들은 날로 예뻐지고 세련되어지는 중이다. 특히 새롭게 공부 중인 오일파스텔 그림은 색다른 즐거움으로 나를 매료시키고 있다.
아직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곤 한다. ‘마흔이 넘은 내가 매일 연습한다고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하지만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보는 사람들에게 작은 기쁨을 주는 것만으로도 내 그림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어제보다 강해진 창작열을 불태우며 오늘도 나는 하얀 도화지에 나만의 세상을 그린다.

 

임열

열심히 그림실력을 키우며 자신을 부단히 성장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실천해나가는 40대 ‘업글인간’입니다. ‘내가그린기린그림’ 12기 멤버로 활동 중이며 오일파스텔 그림이 익숙해지면 아크릴화와 수묵화에 도전해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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