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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비결은 ‘엄마표 건강식’ 2021년 10월호
 
다이어트의 비결은 ‘엄마표 건강식’

 

절망적이게도 입사 1년 만에 몸무게가 8kg이나 늘어나 버렸다. 이대로 몸을 방치해선 안 되겠다 싶어 요즘 유행하는 바디프로필 사진을 10월에 찍기로 예약해두고 열심히 몸매를 관리하는 중이다.
요즘 가장 철저히 지키는 것은 식단이다. 점심만 빼고 아침과 저녁을 요거트, 샐러드 등으로 때우고 있는데 문제는 내가 점점 까칠한 ‘예민보스’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식욕을 참다보니 신경이 예민해져 별 것 아닌 일로 짜증을 낼 때가 많아진 탓이다. 지난주에는 기어이 내 날카로운 신경의 날이 엄마에게로 향했다. 그동안 아침식사를 견과류와 요거트, 단호박 등 저칼로리 식단으로 잘 챙겨주셨는데 그날은 쌀밥과 된장찌개, 불고기 등이 차려져 있었다.
좋아하는 반찬들이었지만 화가 났다. “엄마, 누구 놀려? 나 아침에 일반식 안 먹는 거 알잖아!” “계속 부실하게 먹었으니까 오늘은 밥 먹고 가라고 그랬지. 알았어, 다시 차려줄게.” “됐어, 늦었어!” 밥상을 다시 차리는 엄마를 뒤로 하고 집을 나설 때까지도 내 머릿속에는 엄마 때문에 아침마저 못 먹었다는 불평과 이기적인 생각뿐이었다.
허기진 채로 오전근무를 하던 중 동생으로부터 문자메시지가 왔다. ‘형, 밥 먹으니까 오늘은 기운 좀 나지 않아? 요새 형 힘없어 보인다고 엄마가 어제 저녁에 장 잔뜩 봐다가 요리하셨어.’ 그제야 나를 위해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는 엄마의 뒷모습이 눈앞에 선연히 펼쳐졌다. 그깟 바디프로필이 뭐라고 엄마의 마음에 상처까지 내가면서 준비하는 건지 한심스러웠다. 오로지 나를 위해 정성껏 만든 엄마표 요리가 아니면 어떤 음식이 건강식이란 말인지….
그날 이후 나는 하루 한 끼는 반드시 엄마가 차려준 반찬과 밥을 먹고 있다. 체중 감량 속도는 전보다 느려졌지만 하루하루 에너지가 샘솟는 기분이다.

 

박도훈

퇴근 후 매일 두 시간씩 헬스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스물아홉 살 ‘운동하는 회계사’입니다. 아버지에게도 헬스를 추천해 일주일 전부터는 함께 운동을 하고 있는데 건강을 위해 조만간 어머니도 운동의 세계로 이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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