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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 : 하늘에서 내려온 빵
지은이 : 최인호        
분류 : 국내 | 단행본 | 문학.예술
책정보 : 150 × 210, 204쪽
출간일 : 2005-01-26   가격 : 9,500원
ISBN : 894641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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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가 최인호가 들려주는 묵상 이야기

 


  이 책은 소설가 최인호가 가톨릭에 귀의한 후 《서울주보》에 3년 여간 연재한 에세이를 한데 묶은 것이다. 겉으로는 종교적 묵상서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이 책을 가톨릭 포교만을 의도하고 씌어진 신앙고백서, 혹은 신앙간증서로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이 책은 종교적 이해와 규범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감동, 그리고 이야기로서의 재미, 양서가 가지고 있는 교양 등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에서 최인호는 우리 삶의 일상적인 가치들을 섬세하게 옹호하고, 우리들이 각개의 생활인으로 이생을 살아가는 동안 어떤 진실들을 요구해야 하는지를 엄밀하게 탐문한다. 최인호는 자신을 비유 삼아, 더 많은 것을 가지고 더 좋은 것을 차지하려는 욕망과 욕심, 시기하고 질투하는 마음, 증오와 분노에 치인 오욕의 삶을 뉘우치면서, 자신처럼 영혼이 굶주린 이들에게 양식이 되는 빵은 다름 아닌 절대적인 신인 ‘주님’과의 교감이며 모든 것을 껴안는 ‘믿음’이라는 것을 넌지시 일깨운다. 행복의 비밀은 진실한 마음,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에 있다는 것이 대작가의 전언이다.


  최인호는 책 곳곳에서 신실한 신앙인으로서의 갖는 간원을 직설적으로 고백한다. 그는 “우리들의 인생은 밤하늘에 떠 있는 무수한 별들 중에서 ‘그분의 별’을 찾아 헤매는 동양의 점성가와 같은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 많은 별들은 모두 떠돌이별이거나 타버리는 별똥별에 지나지 않”지만 “별들의 중심이 되어 결코 떨어지지 않는 붙박이별은 오직 ‘그분의 별’ 하나뿐임을 역설한다.
  그는 작가의 말을 통해 “겨자씨는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지만 싹이 트고 자라나면 공중의 새들이 날아와 그 가지에 깃들만큼 큰 나무가 된다”는 성경의 한 대목을 인용하면서 “여전히 추악한 죄의 그림자에 사로잡혀 있는 나에게 항상 진리의 빛을 비추며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그분께 감히 이 작은 묵상집이 언젠가는 주님께 바칠 성전의 벽돌 한 장이라도 되”기를 간구하고 있다. 


  사실, 가톨릭에 귀의하기 전 최인호는 소위 부러울 것 없는 ‘잘 나가는 작가’였다. 그것은 그의 종교적 귀의가 여타의 사람들처럼 ‘기복祈福’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의 귀의는 기복이 아니라, 풍요로움 속에서 오히려 점점 황폐해지고 빈곤해져만 가는 영혼을 가여워하는 내적 성찰의 결과인 것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대작가 최인호가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생활인으로서의 최인호의 담백한 목소리를 바투 듣고, 그의 종교적 신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진실한 삶을 향한 대작가의 간절한 구도가 얼마나 투명하고 아름다운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