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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진주
2006-04-12 :     

파도 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 조용한 해변, 두 개의 조개가 만났습니다.
작은 조개가 말했습니다.

오랜만이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큰 조개가 대답했습니다.

“아, 말도 마세요. 좋은 일이 뭐가 있을까요.”

그 대답을 들은 작은 조개가 물었습니다.

“왜 그러세요? 무슨 좋지 않은 일이라도 있었나요?”

큰 조개가 대답했습니다.

“음, 얼마 전에 조심하지 못하고 모래와 자갈이 껍질 안으로 들어왔지 뭐에요. 까끌까끌한 그것들이 낮이고 밤이고 내 연약한 속살을 쓸어대는 그 아픔은 정말 말로는 형용 할 수 없을 정도에요.”

작은 조개가 말했습니다.

“그것은 전부 당신이 조심스럽지 못한 탓이지요! 저는 언제나 성실하게 이물질이 절대 내 단단한 껍질을 뚫고 들어오지 못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이렇게 편안하게 지내고 있답니다!”

두 조개가 이런 이야기 하고 있을 때 마침, 나이도 많고, 세상 경험도 많은 게가 옆을 지나가다가 이 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게와 조개들은 서로 인사를 했습니다.

“조개들아, 혹시 너희들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큰 조개의 몸 안에 모래랑 자갈이 들어가서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말이다.”

큰 조개와 작은 조개는 입을 모아 대답했습니다.

“아니요! 알지 못해요! 어떻게 됐나요?”

나이든 게는 이렇게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큰 조개는 모래와 자갈 때문에 아픔을 겪었지만, 조개의 몸 안에는 자동으로 분비되는 물질이 있단다. 그 것이 한 겹, 또 한 겹 거친 자갈들을 둘러싸서 나중에는 바다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낭만적인 아름다운 진주가 되었단다!”

큰 조개는 깨달음을 얻고 어떤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작은 조개는 미처 깨닫지 못하고 또 물었습니다.

“그렇지만 게 할아버지, 큰 조개가 아픔을 겪고 진주를 만들어냈다고 해서 그에게 이득이 되는 것은 무엇이지요?”

게는 웃으면서 대답해 주었다.

“ 아이야, 하늘이 대자연에게 주신 오묘한 뜻은 이와 같은 것이란다.
모든 일에 있어서 자신에게 어떤 이득이 되는지를 따지면 안 된단다. 중요한 것은 큰 조개가 진주를 만들어 냄으로 해서 여러 사람들을 감동시켰다는 것이란다. ”

인생을 살다 보면 큰 조개의 이물질처럼 우리를 아프게 하고 괴롭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종종 이런 갖가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은 이야기 속의 작은 조개처럼 진주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려움 속에서 진주의 씨앗을 잉태하기도 합니다.

이런 작은 진주의 씨앗은 큰 조개가 품은 진주와는 다를 지라도, 자기 자신에게 이득이 될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아름다운 진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서은미 엮음, <좌절을 이겨낸 70가지 이야기>

이종기 참으로조개비들이 진주를 잉태하면 저 수컷들총에 콩씨가 발아하리 [201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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