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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기 작가와의 만남 _ 듕귁과 오뤤지
2008-10-14 사색의 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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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역사 읽기 세상 읽기!

우리 역사의 재발견, <듕귁과 오뤤지>

‘나랏말씀미 듕귁에 달아, ’ 라고 만방에 외쳤던 그 날도,  온 나라가 영어 열풍이 불어 조기 유학을 떠나느라 여념이 없는 21세기에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말을 쓰고 있다. 그런데 정작 우리말을 제대로 잘 쓰고 있는지 반성해 보아야 할 일이다. 과도하게 혀를 굴려 우리말의 ‘ㄹ’이 R발음과 L발음으로 나뉘는 기현상이 생기고 말았으니 이것도 시대의 현상이라 치부하며 관대하게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까?

그런데 황당하기 짝이 없는 우리말의 잘못된 표현 <듕귁과 오뤤지>가 떠억하니 책 표지에 인장처럼 박혔다. 과거의 실수를 똑같이 되풀이 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경각심을 주는 제목이 또 어디 있으랴.

<듕귁과 오뤤지>는 고운기 작가가 지난 4년 동안 샘터에서 연재한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삼국유사와 조선왕조실록 등의 역사서에 등장하는 이야기들 중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용을 담아 누구든지 쉽게 접할 수 있는 역사 입문서이다.

우리 역사의 재발견 <듕귁과 오뤤지>의 저자 고운기 작가를 사색의향기에서 만나보았다.

-.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삼국유사의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는데 특별히 삼국유사에 관심을 둔 이유가 있나요? 
 
제 전공은 문학이고 그 중에서도 고전문학이에요. 그 중에서도 고전시가를 했고, 고전 시가 중에서 향가였어요. 그동안 향가에 대한 논문이 숱하게 나왔지만 향가에 대해 새롭게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향가 14수가 실려 있는 삼국유사를 공부하게 됐어요. 삼국유사 전체를 이해해하면 향가에 대해서도 깊이있게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공부의 범위를 삼국유사 전체로 넓혔죠.

그런데 공부를 하다 보니 궁금해진 것이 삼국유사라는 책보다 일연이라는 사람, 작가의 그 의도가 더 궁금했어요. 일연이라는 사람이 도대체 어떤 생애를 살았고 그 생애 속에서 삼국유사가 어떻게 해서 나왔던가.

일연 개인에 대한 역사적 사료는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어요. 남아있는 사료를 가지고 그 사람의 인생전체를 재구성하기 어려워서 ‘삼국유사라고 하는 책 자체가 일연이라는 한 사람의 생애가 반영된 것이다. 이 책 속에 아주 틈틈이 자기 생애가 기술이 되어 있다.’ 는 전제하에 관련된 기록을 가지고 일연의 생애와 연결시켜 이해하려고 했어요.

일연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서 박사학위 논문을 일연에 대한 연구로 냈어요. 삼국유사나 향가 연구가 아니었고요.
나중에 그 논문을 대중적으로 풀어서 <일연을 묻는다>라는 책을 냈고, 삼국유사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삼국유사>예요. 일연 개인에 대한 연구와 책, 삼국유사 자체에 대한 연구와 책, 그러다 보니 자꾸 가지치기가 되더라고요.

-. <듕귁과 오뤤지>가 기존의 책과 차별화한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인가요?

 이번에 나온 <듕귁과 오렌지> 같은 경우도 이 책의 전반부 1/3은 삼국유사와 일연의 이야기예요. 앞서 나온 책 <일연을 묻는다>나 <우리가 알아야 할 삼국유사>에 비슷한 내용이 들어간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듕귁과 오렌지>는 새롭게 시사적으로 바꾼 것이거든요. 샘터에 연재 하면서 그때 그때 있었던 사회적 사건과 연결시켰지요.
그러면서 전반부에서 제가 전공했던 일연과 삼국유사와 삼국사기를 걸쳐서 정리를 했어요. 그리고 이 책에서는 조선조부터 최근에 나온 이야기에 더 중점을 뒀어요. 

-. <듕귁과 오뤤지> 책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어떻게 이 제목을 짓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11.jpg마지막까지 제목이 안나와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웃음) 원래는 ‘고운기의 유유자적 역사산책’을 제목으로 하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제목이 너무 심심한 것 같아요. 그래서 ‘고운기의 유유자적 역사 산책’은 부제 정도면 좋겠다고 그랬죠. 막판에 마지막 교정지를 다시 받아서 다시 한번 다 읽었어요. 최종 교정까지 다 본 건데도 다시 보니까 고치고 싶은 게 있어서 내용도 고치고 보충도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죠. 

그러다 머리말로 썼던 글을 다시 읽으면서 머리말에서 나온 말을 가지고 제목을 쓰면 독자들이 금방 알 수 있겠다 싶어서 듕귁 내용과 오뤤지 내용을 좀 더 덧붙였어요. 

상징적으로 우리가 역사에서 배운다고 할 때, 잘된 것은 잘된 것대로 못된 것은 못된 것대로 배우는데 본질에서 벗어나고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두 단어가 <듕귁과 오뤤쥐>라고 생각했어요.

-. 삼국유사나 조선왕조실록에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 선정기 준이 있나요?

 일반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이야기,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지어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뽑아서 연재를 했어요. 가장 오래 연재한 것은 샘터에서 4년 동안 매월 연재를 한 것이었는데 가짓 수는 많아도 양은 적어요. (웃음) 같은 기간에 3년 정도 문화일보에 월 평균 1회정도 연재를 했었어요. 비슷한 기간에 신문사등 여러 매체에서 연재 했던 것까지 한꺼번에 모은 거예요.

-. 연재 하실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쓰셨나요? 

71.jpg샘터나 신문사에 연재할 때에는 역사 전반을 다루는 것이 목적이었고, 그러다 보니 삼국유사나 조선왕조실록을 인용하게 됐어요. 조선왕조실록을 직접 읽어보고 검색하면서 연재를 했는데 검색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오히려 예전에 한문 공부를 할 때 선생님께 들었던 이야기에서 소재를 많이 찾았어요.

예를 들어, 이 책에 송강 정철에 대해 썼는데 이 이야기는 아무도 쓰지 않은 내용일 겁니다. 전공자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이야기인데요. 정철이라는 사람이 당대에 어떤 사람이었냐면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이었습니다.
그 얘기를 처음 들은 것이 한문 선생님께 들은 얘기거든요. 연재를 하면서 문득, 정철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선생님께 들었지만 실록에도 그렇게 나와 있는지 그동안에 확인을 한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찾아보니 실록에 기록이 되어 있더라고요.

정철이라는 한 사람을 놓고 정반대의 평가가 나오는 경우가, 한 사람이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역사 속의 실례에서 찾아서 보여준 것이지요.

오늘날도 똑같잖아요. 예를 들면, 전직 어느 대통령의 평가는 극단적으로 달라요. 극단적으로 다른 것이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어떻게 이럴 수 있나'하고 혼돈스러울 수 있지만 시대적 여건이나 상황에 따라서 충분히 그럴 수 있거든요.

그러한 예를 우리는 이미 조선시대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우리가 답답해하는 것들에 대한 해답을 역사 속에서 쉽게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전체적으로 그런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뽑았어요.

-. 말씀하신 것처럼 정철고 그렇고 선화공주도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에서 전혀 다르게 평가된 것을 읽으면서 재미와 호기심을 함께 느끼게 됩니다. 삼국유사 공부하면서 작가님의 예상을 깨는 인물이 있으셨나요?

물론이죠. 장보고에 대해서 쓴 글이 있는데, 우리는 장보고 하면 해상왕이라고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장보고도 치사한 데가 있는 사람이었어요. (웃음) 정연이라는 친구와의 라이벌 관계에서 있었던 일인데, 실력으로는 정연이라는 사람이 월등히 뛰어났던 것 같아요. 둘이 같이 중국에서 공부를 하다가 장보고는 적절한 시기에 고국에 돌아와 청해진을 개척하고 자기 세력을 키웠어요. 그런 것을 보면 장보고가 시대를 읽는 눈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정연은 남아 있다가 그야말로 명퇴를 당하고 갈 데 없어서 할 수 없이 고국에 돌아오게 됩니다.

장보고는 정연에 대해서 늘 콤플렉스를 갖고 있었어요. 함께 중국에 갔을 때 장보고는 실패를 하고 중도에 왔지만 정연은 그렇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정연이 돌아왔을 때, 장보고가 뻐기면서 얼마든지 냉대를 했을 수 있는데, (웃음) 그런 정연을 받아들여서 자기 사람으로 만든 대목이 장보고의 훌륭한 점인 것 같아요.

장보고가 해상왕이 됐던 것은 엄청나게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실력만으로 치면 정연보다 떨어지는데- 정연 같은 사람을 부하로 쓸 수 있었던 것은 장보고가 사람을 다루는 마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를 해상왕으로 만들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장보고 이야기를 할 때에도 장보고를 해상왕으로만 띄우기 보다는 어떤 점이 그 사람을 해상왕으로 만들었던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예를 가지고 설명을 해주면 더 좋겠지요.

-. 삼국유사는 누구나 한번 쯤은 접했었고 누구나 하나 쯤은 알고 있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의외의 부분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같은 책을 읽었는데 이렇게 다른 사고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때문일까요?

그렇게 봐주셨다면 고맙고요. (웃음) 어떤 책이나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 전체를 알고 어떤 시각을 잡는 것이 올발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공부를 한다는 것은 올바른 시각을 갖추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거든요. 시각이 올바르게 되면 같은 사실을 표면으로만 봤을 때 보이지 않던 것의 이면이 보이게 되고, 그 이면을 통해 본질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것을 찾기 위해 그동안 공부를 했던 것이고 그 중에서 성과가 있는 것을 글로 쓰고 있지만 이것이 100%라고 자신할 수 없어요.

-. 마지막 장에서는 근현대의 잊혀져 가는 것에 대해 짚어주고 있는데요. 이유가 있나요?

 제가 어린 시절부터 배워오고 들었던 역사의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삶의 좌표가 되고, 역사적 교훈이 되고, 제 스스로가 좌우명으로 삼고 있던 그런 이야기예요. 그 것을 한번 보여준 것이지요. 어떤 분들은 이 책을 보면서 ‘아, 이 사람이 갖고 있는 역사에 대한 상식은 이 정도로군.’ 하고 웃으실 거예요. 좋게 보면 ‘기본적인 틀이 잡혀있네.’ 라고 생각하실 것이고, 공부 많이 하신 분이 보면 ‘이 사람 어리군’ 이러실거예요. (웃음)

-. 역사서의 경우 책이 잘 팔리는 분야도 아니고 그런데도 이렇게 책을 내는 이유가 있나요?

기본적으로는 제 업이 공부하고 글쓰고 책을 내는 것이니까요. 제 일인데 안 할 수 없잖아요. 그렇지만 거기에는 목표와 방향이 있죠. 한 번도 독자가 먼저 ‘책 좀 빨리 만들어줘.’라고 요구한 적은 없는 거 같아요. (웃음) 제가 독자에게 필요할 것라고 생각해서 책을 낸 것이죠.

의미 부여를 하자면 이 땅에 태어나 인문학자로 사는 사람이 그 일 안하고 뭐하겠어요. 세상에서 내게 밥벌이 해주는 것은 그런 일 하라고 하는 거잖아요. 서점에서 책을 사주시는 분들은 저에게 당신 임무는 이거니까 꾸준히 하라고 서점에서 책 한 권을 사주시는 거죠. 제 입장에서는 그분들이 제게 “앞으로도 열심히 일해” 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제가 열심히 해야죠. 그런데 책이 안 팔리고 역사에 관심없어 한다는 것은 제가 뭔가 일을 잘못하고 있다는 거죠.

-. 독자들의 독서 성향이 한 쪽으로 편중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베스트셀러 목차를 봐도 예정에는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다면 지금은 자기 계발서나 실용서가 대부분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실용서들이 요즘 많이 팔리고 그것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봐요. 실용서처럼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이 어디 있겠어요. 실용서를 본다는 것도 저는 역사 행위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31.jpg그렇지만 분명하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어떤 사람이 쓴 실용서를 읽으면 그 사람의 성공담을 옆에서 들어주는 것뿐라는 것이지요.

정말로 자기가 성공하고 싶다면 그 사람이 원래 했던 일이 뭔가를 봐야 해요. 그 사람은 절대 실용서를 읽고 성공한 것이 아니예요. 그 사람이 성공한 것은 일반서를 읽고서 거기서 자기 것을 뽑아내서 그걸로 성공한 거예요. 그리고 성공담만 써서 책으로 낸 것이예요. 성공담만 보고 그것을 쫓아가면 남의 뒤만 쫓는 거예요.

요새 장사를 해도 그렇잖아요. 음식점이 잘 되면 그 것이 체인점이 되고 유행하잖아요. 그런데 따라 갔을 때에는 이미 붐이 지나가는 때에요. 막차탄다고 하잖아요. (웃음) 막차타면 실패해요.

서점에서 실용서를 보고 똑같이 따라한다는 것은 막차타는 것과 똑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일반서, 일반 교양서를 봐야 해요. 그래서 우리가 역사를 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역사 자체와 문학 자체를 보고 거기에서 남이 캐가지 않은 원석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죠.

우리에게 통조림과 야채가 있다면 실용서는 통조림이에요. 따먹으면 바로 먹을 수 있어요. 야채는 캐서 요리를 해야 하는데 요리 할 줄 몰라서 혹은 귀찮아서 사람들이 안해요. (웃음)그런데 어떤 것이 몸에 좋은가는 사람들이 다 알잖아요. 신선한 야채를 갖고 요리법으로 좋은 양념을 써서 좋은 요리를 갖고 먹는것과 통조림 먹는 것은 다르잖아요.

실용서를 읽는 것은 통조림을 먹는 것과 같아요. 자기 계발을 위해서 내 몸에 좋은 것은 야채잖아요. 야채를 캐러 가야하죠. 그것이 진짜 독서고 자기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많은 분들께서 생각하시겠죠? (웃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하고요.

-. 역사라는 야채를 꼭꼭 씹어 먹어야 하는 이유와 왜 역사가 중요한 지 그 이유에 대해서도 한 말씀 해주세요.

그건 이미 다들 알고 계실 거예요. 왜 역사가 중요한지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죠. 문학이 우리들의 감성과 정서를 개발하고 함양하는 데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고요.

아마도 역사가 접근하기에 너무 거대하고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잘 모르는 그런 것이겠죠. 어떤 계기가 세워지면 그 다음에는 저절로 따라가게 되는 것 같아요. 첫 단추를 어떻게 꿰매고, 헝클어져 있는 실의 끝을 그 단서를 어떻게 처음에 잡을 것인가가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그대로 따라 가면 되는 거니까요. 단서를 잡고 첫 단추를 꿰매는 데에 이 책이 실마리를 잡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나서 길을 발견했을 때에는 자기 혼자서 찾아갈 수 있어요. 한걸음씩 갈 때에는 무지하게 멀어 보이고 끝이 안보일 것 같아도 어느 순간에 하나가 연결되면 와르르 자기에게 들어와 버리는 경험을 할 수 있거든요. 그 한 발짝이 참 중요하죠. (웃음)

-. 국문학자, 시인, 역사가 호칭을 어떻게 불러야 할까요?

51.jpg서문에서 썼지만 저는 역사학자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국문학자예요. 문학 연구자고요. 옛날 선비들은 고리타분한 것도 있지만 좋은 점도 많아요. 그 중에 하나가 문사철을 하나로 봤어요. 문학과 역사와 철학을 기본적으로 익혀야 지식인으로서 도리를 할 수 있다고 했어요.

인문학에서 문학과 역사와 철학은 기본이에요. 그 중에서 저는 문학을 중심으로 역사와 철학을 공부하고 있는 것 뿐이고, 역사학자들은 역사를 중심으로 공부하시겠죠? 그렇게 하다보니 제 눈에 보이는 역사가 있고 사건들이 있고. 역사학자들이 풀어내는 것과 또 다른 방향에서 제 이야기를 할 수도 있고요. 그래서 유유자적 역사산책이에요.


 

-.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요. 역사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요?

역사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 이 책을 본다고 한국 역사를 꿰뚫는다는 것은 절대 아니예요.  중·고등 대학의 수업 시간에 배우는 것에 재미를 더해주고 새로운 시각을 던져주는 책이에요. 이 책으로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흥미를 갖게 되어 역사를 공부하게 되는 데 일조를 했으면 좋겠어요.

-. 사색의향기 회원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이 책을 계기로 저도 사색의향기를 알게 되고 여러 회원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같은 동네에 잘 아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거 같아요. ‘우리가 같은 동네 살았어? 가끔 만나서 소주 한잔
해.’ 하는 그런 느낌이 들고요. (웃음) 사색의향기와 같이 나누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후.일.담

고운기 선생님을 뵙기 전, 사전 조사 한답시고 한참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이미지 사진을 발견했다. ‘오잉? 누군가와 아주 많이 닮았는데?’ 
인터뷰 날, 직접 선생님을 뵈었을 때는 정확한 발음과 나지막한 음성 때문에 또 한번 손석희 아나운서를 떠올렸다. 그러면 안되는 걸 알면서도 사심 가득한 질문을 해버리고 만다.

-. 선생님, 손석희 아나운서와 닮았다는 말씀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제가 BBS FM 불교 방송 심야프로그램을 하고 있어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밤 11시부터 2시간 생방송을 하고 있는데 제목이 <살며 생각하며>예요. 불교 방송이지만 제가 맡은 프로그램은 일반교양물입니다. 월요일은 문학의 밤, 목요일은 초대석 등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진행을 한 지 이제 6개월 조금 지났는데 이제서야 좀 알 것 같아요. (웃음)

그 전에는 아침 시사 프로그램을 3년동안 진행했었어요. 일본 객원 교수로 가는 바람에 라디오를 그만 뒀었는데 그 때 손석희 아나운서와 비교를 많이 했었어요. (웃음).”

알고보니 다방면에서 경력이 화려한 선생님이 아니던가. 역사 연구, 문학연구, 국어학자, 시인, 라디오 진행자 그리고 <듕귁과 오뤤지>의 저자. 이 많은 일들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느 하나에 올인 하는 무모함이 아니라 평범하게 하나씩 하나씩 했더니 되더라라는 말로 끝이 난다. 보통 사람들은 평범하게 살아야 한다는 작가의 말에 토를 달지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너나 할 것 없이 특별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보통 사람은 평범하게 살라는 말이 진리처럼 들리는 것은 왜일까? [보통사람]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정리 | 표선희  shpyo@paran.com
사진 | 황진하

* 사색의 향기 > 작가탐방 인터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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