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쌍둥이 아들 둘과 제주바다로 공연을 갔을 때, 아이들은 특별한 바다 소풍을 경험했다. 누구나 하는 그런 바다 산책이 아니라 특별한 우리만의 소풍이 된 그날의 바다는 기억 속에 반짝 자리 잡혀 아직도 그 이야기를 자주 하곤 한다. 제주바다의 쓰레기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예술단체 청년들 ‘재주도 좋아’가 진행한 ‘바라던 바다’ 프로젝트는 바다에서 나온 플라스틱으로 ...
가끔 학창 시절이 즐거웠다는 사람을 만날 때가 있다(나와 같이 사는 남자도 그런 사람이다). 그 사람들은 대개 순수하고 무구한 얼굴로 그렇게 말한다. “공부하는 건 싫어도 학교 가면 재미있잖아.” 나는 당혹감을 느낀다. 나는 언제나 학교를 싫어했고, 졸업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학교를 싫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한 것도 아니고, 공부를 못해서 ...
함께 산 지 두 해가 지났는데 아직도 고양이가 우리 집에 오던 날이 생생하다. 그 즈음 아들이 얼굴을 볼 때마다 고양이를 키우자고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생명과 함께 지낸다는 것이 영 부담스러워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추석 명절을 앞둔 어느 날 저녁, 남편과 아들이 고양이를 보러 간다고 집을 나섰다. 벌써 여러 번 있던 일이었다. 한참 지나 두 사람이 현관문 도...
첫 번째 편지 - 행복하고 아릿한 선생님과의 소풍 소풍만큼 그리운 학창 시절의 추억이 있을 까? 예순을 바라보는 내게도 평생 잊히지 않는 소풍의 추억이 있다. 1970년대 말 초등학교를 졸업한 나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정식으로 중학교에 가지 못하고 어느 변호사의 후원으로 운영되던 ‘새마을 청소년학교’란 곳에서 학업을 이어가게 되었다. 학력 인정이 되지 않아 검정고시를...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은 돈가스(豚kasu)였다. 1990년대 초반, 우리 동네 피자집에서는 피자 외에도 돈가스를 같이 팔았는데, 놀랍게도 당시에 이미 배달 서비스까지 해주어 일찌감치 돈가스에 맛을 들였던 기억이 있다. 피자집에서 왜 피자가 아닌 돈가스를 팔았는지는 여전히 의문이지만, 아마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 입맛에는 피자가 다소 생소해 돈가스라는 사이...
요즘 소개하는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 리더들은 아이돌 전문기자이자 음악 전문기자로 일하면서 적어도 한 번은 깊이 있게 다뤘던 사람들이다. 보이그룹 에이티즈(ATEEZ)의 리더 홍중도 그중의 한 명이다. 나는 에이티즈가 데뷔했을 때, 그가 직접 만든 음악과 독특한 보이스 톤으로 K팝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커버곡을 내놓았을 때 원곡자인 린킨파크에게 큰 칭찬을 받는 ...
작년 연말, 한 포털사이트에서 1년 동안의 쇼핑 품목을 결산한 ‘2021 쇼핑 연말 차트연령별 선물 인기차트’에 눈길이 갔다. 30~50대 연령층에서 압도적 차이로 상위권을 차지한 상품이 있었다. 이름하여 ‘춘천 감자빵’이었다. 난생 처음 보는 빵이건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니 호기심이 생겼다. 감자랑 똑같이 생긴, 평범하고 투박한 빵에 대체 무슨 매력이...
가끔 커피를 마실 때마다 마들렌보다는 조금 화려하고, 케이크보다는 가벼운 디저트가 생각난다. 이왕이면 차갑고 촉촉한 크림이 들어있으면 금상첨화! 에클레어라면 이런 바람은 한방에 이뤄진다. 두툼하고 길쭉한 모양의 빵 위에 초콜릿, 바닐라 등의 아이싱을 덧바른 듯한 에클레어는 프랑스어로 섬광, 번개를 의미한다. 일반적인 디저트의 동그랗고 네모난 형태가 아니라 오히려 모양이 ...
아름다운 산과 강이 어우러진 호반의 도시 춘천에 마음을 홀딱 빼앗긴 부부가 있다. 춘천여행을 계기로 춘천에서 새 삶을 시작한 최정혜, 강승용 부부. 애정할 수밖에 없는 춘천의 문화자원들을 발굴, 브랜딩하는 ‘춘천일기’를 운영하며 즐겁고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살고 싶은 곳에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내 마음이 향하는 곳에서라면 매일 눈뜨며 맞이하는 하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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