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여섯 살, 암 환자가 되었다. 병원에서 조직검사 결과를 들었을 때, 뇌에서 상황을 인지하기도 전에 눈물이 먼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거의 0.001초 만에 한 줄기 눈물이 주룩 떨어지더니 이내 폭포수 같은 울음이 터져 나왔다. ‘아아, 나는 이제 죽는구나!’ 내게 주어진 수명이 다른 사람의 것과 다를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나는 이제 여기가...
‘판매상품 512건, 재거래 희망률 100%.’ 지난 2년간의 중고거래 성적표를 확인할 때마다 왠지 모를 자부심이 차오른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시작한 작년부터 중고거래에 입문한 나는 이제 옷이나 신발은 물론 초등학생인 두 아이의 장난감과 의류, 집에서 필요한 소형가전까지 주로 중고거래를 이용하고 있다. 점심 혹은 쉬는 시간에도 잠깐씩 짬을 내 거래를 할 수 있기 때문...
지난 4월 초, 예상치 못했던 불행이 내게 닥쳤다.내 곁을 누구보다 따뜻하게 지켜주었던 반려견 ‘상수’의 갑작스러운 죽음. 준비한 적 없는 슬픔에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SNS엔 상수와 함께했던 추억이 사진으로 많이 남아 있었다. 지울 수도, 매일 보고 있을 수도 없는 게시물을 훑어보면서 상실감과 우울감은 점점 더 깊어졌다. 우울증과 함께 열등감도 폭발했다. ‘나는 이렇게 슬...
밴댕이, 낙지, 깨나리, 동어, 순무, 장준감 등 강화도를 대표하는 여섯 가지 식재료를 일컬어 ‘강도육미(江都六味)’라 부른다. 그중에서도 보랏빛 순무는 오랜 시간 강화도 사람들의 밥상을 책임져왔다. 김치, 동치미, 섞박지 등 주로 밥반찬으로 만들어 먹었지만 강화도 덕하리에서 순무 농사를 짓는 김경민 씨는 조금 색다르게 순무를 맛보고 있다. 순무를 채 썰어 절인 ‘순무라페’...
어려서부터 상상하기와 만들기를 좋아한 나는 집에서 꼼지락거리며 항상 무언가를 만들고 놀았다. 당시 동네 문방구에는 학교 미술재료로 쓰이는 지점토나 수수깡 정도만 있을 뿐이어서 다양한 재료로 새로운 걸 만들고 싶은 내 욕구를 충족시켜주진 못했다. 그러던 중 집에서 버려지는 각종 포장재와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고, 그때부터 소위 쓰레기로 여겨지는 것들로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기간 27년 비용 약 3억 원 주요활동 서울 역삼동 '안경박물관' 운영, 전세계 빈티지 안경테 1,000여 점 수집 전시. '아메리카노 옵티컬 버티컬 모델(구입가 900만 원)' 등 다수 희귀품 보유. 안경만큼 흥미로운 물건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시력 보정용 도구로서의 기능과 얼굴을 꾸미는 액세서리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 재밌는 아이템은 말 그대로 패션과 의료...
기간 약 15년 비용 1억 이상 주요활동 2006년 프랑스와 스위스, 2008년 이탈리아, 2013년 영국으로 치즈 탐방 여행. 《치즈에 빠져 유럽을 누비다》 발간. 찬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계절이 오면, 처음 치즈를 만났던 20년 전 파리의 시장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곤 한다. 2월의 추운 저녁, 에펠탑을 지나 콩코르드 광장을 향해 걷고 있던 나는 그만 길을 잃고 말...
기간 6년 비용 월 2만 원(동호회 회비) 주요활동 포지션 윙 포워드, 연세대 여자축구동아리 w-kicks, 사회인 축구단 ooofc 창단, 여자축구 유튜브채널 ‘키킷’ 운영 축구는 워낙 인기 있는 스포츠로 큰 경기가 있을때 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동네마다 조기축구회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축구를 하는 여자는 희귀했다. 나 또한 20년 인생을 살고 나서야 축...
기간 20년 비용 약 5천만 원 주요활동 '한국버스연구회' 운영, 버스대백과 집필 중, 2010년 인천항에서 폐차 직전 발견한 '현대 에어로시티 540(구입가 297만 원)' 등 근현대 국내산 중고버스 16대 수집 및 복원. 딱히 이유를 대긴 힘들지만 아기 때부터 나는 유난히 버스를 좋아했다. 네 살 때 동네 앞을 오가는 버스 차종과 노선을 다 외웠고, 초등학교 미술시간에도 버스 그림만 그렸으니 그때부터 이미 ‘버스 덕후’의 기미가 농후했다...
기간 약 18년 비용 700~800만 원 정도 주요활동 일본 문학 번역가. 노래방에서도 애니 주제가만 부르는 덕후. 성우 아마구치 캇페이의 작품을 섭렵. 내게는 아침 루틴, 정확히는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습관이 있다. 모닝커피를 내린 텀블러를 들고 책상 앞에 앉아 일본 애니메이션을 재생하는 것이다. 노트북을 켜고 인터넷 창을 열어 제일 먼저 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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