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수선사 우해광] “중학교 때부터 직접 운동화를 수선해 신을 만큼 손으로 뭔가 조몰락거리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대학 졸업 후 양재동 화훼단지에서 꽃집을 하다 사스 여파로 문을 닫고 내려왔더니 아버지가 ‘손재주가 좋으니 신발 수선을 배워보면 어떻겠냐’ 권유하신 게 인연이 돼 지금껏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여주시 홍문동에서 ‘수연명품수선’을 운...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이유에 대한 답은 여전히 궁색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꿈은 유효하다. 편한 복장으로 찾아와 하루 종일 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공간, 누가 어떤 책을 찾아도 어색하지 않을 공간, 일로 지친 누군가가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내가 늘 꿈꾸는 책방의 모습이다. 독립서점 ‘무엇보다, 책방’은 석촌호수에서 멀지 않은 송리...
[서울 석파정] ‘석파정도’는 도화서 최고 화사인 자비대령화원 이한철이 흥선대원군의 별서 석파정을 그린 그림이다. 윗부분에 도성을 내려다보는 산봉우리를, 아래에는 평화로운 민가를 그려 석파정을 둘러싸게 한 거대한 작품이다. 이 그림은 병풍으로 장황(粧潢)했고, 여러 소장자를 거쳐 현재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직접 대면하기 어려운 이 그림을...
집을 보면 집주인의 성정을 알 수 있다. 아파트 생활이 현대인의 삶에 더 편리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왠지 모르게 ‘마당이 있는 집’에 사는 사람들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 보이는 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대개의 한국인들은 저녁이 있는 삶과 마당이 있는 집에 대한 판타지가 있다. 나 역시 그랬다.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해 강남 요지의 아파트에서 살다가 몇 년 전...
어떻게 하면 전통을 현명하게 이어갈 수 있을까. 과거에 얽매이지도, 현재에 휘둘리지도 않으면서 중용을 지키는 것은 삶 전체에서 늘 쉽지가 않다. ‘집’이라고 하면 단지 사람이 사는 물리적인 공간만이 아니라 어떤 민족이나 문화적인 공동체가 살아온 역사의 한 부분을 뜻한다. 그 속성에는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연속성이 포함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흔히 부르는 한옥...
일찍이 규칙적인 습관을 통해 일상을 가꾸는 ‘리추얼’을 통해 훌륭한 성과를 낸 인물들이 많다. 위대한 업적은 결국 사소하지만 꾸준한 습관의 결과다. 차이콥스키 작곡가(1840~1893) 두 시간의 ‘오후 산책’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 차이콥스키는 매일 두 시간의 오후 산책을 즐겼다. 차이콥스키의 동생 모데스트의 기록에 따르면, ‘형님은 오후의 산책을 미신처럼 받아들이며 엄...
코로나 시국이라 가족 친지들과 한자리에 모여 추석을 보내는 게 어려워지면서 영상통화를 통해 그리움을 달래거나 비대면으로 차례 영상을 공유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게 새로운 명절 풍경이 되었다. 한 해의 가장 큰 명절을 맞는 종갓집 사정도 크게 다르진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방역지침 탓에 문중 어르신들이 차례를 지내러 종택을 찾는 일이 당분간 미뤄졌고, 옹기종기 모여 앉...
콩의 원료인 대두(大豆)에는 쇠고기보다 두 배 더 많은 단백질과 스무 배나 많은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콩을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 부르는 것도 그만큼 맛과 영양을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영양학적 효능에도 불구하고 비린내 때문에 콩을 즐겨 먹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그들조차도 콩으로 만든 음식인 두부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렇듯 인류에게 ...
2020년 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물고기를 키우고 싶다고 보채는 아이와 함께 동네 재래시장 앞에 있는 수족관에 간 날이었다. 여주인이 가리킨 어항 속에 가득 담긴 금붕어 중에서 아이와 나는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완전히 다른 색깔로 세 마리를 샀다. 가로 25cm, 세로 18cm 정도의 작은 어항까지 고른 다음, 약간의 수초와 모래, 물고기 밥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고즈넉한 주택가 안으로 발을 들여 놓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진다. 붉은 벽돌담을 따라 줄지어 서있는 올망졸망한 화분들이나 크고 작은 골목들이 만들어내는 익숙한 풍경 덕분일지도 모른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자리한 독립서점 ‘순정책방’은 그렇듯 편하고 익숙한 모습으로 책과 사람에 대한 발견의 기쁨을 선사하는 곳이다. 어쩌면 생각지도 않던 곳에서 만나는 책방이라 더 반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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