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여수, 통영, 거제 등 남쪽 지방이 모두 남해 아닌가?’ 지난 10년 간 국내여행을 숱하게 다녔는데도 남해가 정확히 어디인지 몰랐다. 특정 지명이 아닌 남해바다에 인접한 모든 동네로 알았을 만큼 남해는 별 관심이 없는 곳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남해’라는 두 글자가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SNS 속 아담한 독립서점의 소재지, 청춘들의 한 달 살기를 지원하는 ...
무주에서 나고 자라 평생을 무주에서 살고 있으니 무주에 대해 나만큼 잘 아는 사람도 많지는 않을 것 같다. 간호사가 된 뒤 고향으로 돌아와 보건진료소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며 보낸 세월이 32년이나 되었지만 지금도 무주는 내게 나날이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안겨주는 곳이다. 무주를 가장 무주답게, 시(詩)의 정취로 표현할 말은 뭐가 있을까 고민할 때마다 ‘참 좋은데, 정말...
01 갱년기 우울증을 날려준 마라톤 국제결혼을 하여 오스트리아에서 터전을 꾸리는 동안, 몸무게가 늘었다. 디저트와 맥주 문화에 젖어 든 이유가 컸다. 먹는 즐거움에 빠져 ‘중년 되면 호르몬이 바뀌어서 누구나 살쪄’라고 합리화하면서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지내다가 독하게 마음먹고 도전한 것은 금주였다. 맥주만 끊었을 뿐인데 주말마다 산악스키를 타도 요지부동이었던 몸무게가 서서히...
지난겨울부터 시작했던 원고 작업이 끝났다. 조선 막사발이 일본의 최고 보물 ‘이도다완’이 되기까지 어느 이름 없는 사기장의 삶과 사랑을 그린 역사소설이라 오백 년 전 조선, 중국, 일본 등 동북아 역사의 큰 서사 속에 수십 명의 캐릭터를 그려 넣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탈고와 퇴고 등 6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나니 영혼이 탈탈 털린 것 같은 무기력감을 떨쳐내기 힘들었다....
만두만큼 일상에서 손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또 있을까? 설 떡국에 만두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우며, 하루 동안 수십만 그릇이 소비되는 짜장면에도 바싹 구운 군만두가 서비스로 딸려 나올 정도로 대중화됐다. 이토록 많은 사랑을 받게 된 만두는 언제, 어떤 계기로 만들어진 음식일까? 그 유래가 소설 《삼국지연의》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제갈량에서 비롯되었...
요즘 나에겐 새로운 습관이 하나 생겼다. 시시때때로 휴대전화로 CCTV 앱을 열어보는 것이다. CCTV는 책방 입구와 안쪽 내 자리에 설치돼 있는데 앱으로 두 개의 화면을 따로 확대해서 볼 수 있다. 카메라를 설치한 지는 약 한 달 정도 되었고 아직까지 이렇다 할 사건이 벌어지진 않았다. 영상을 돌려볼만한 일이 생기지 않았다는 게 다행이겠지만 말이다. 책방에 카메라를 설치한...
‘호수책장’이 자리한 서울 강서구 발산초등학교 앞 골목길은 매일매일 쑥쑥 자라는 꿈나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채워진다. 숲과 그림책을 사랑하는 주인의 취향이 담긴 이 아담한 독서공간은 책과 아이들이, 자연과 사람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길을 찾고 있다. “여긴 뭐하는 곳인가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자주 듣는 질문이다. 책방이라고 대답하면 “아,...
[트로트작곡가 윤준호] 유명인의 아들로 산다는 건 생각만큼 부러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할아버지마저 누구나 알만한 유명 인물이라면 당사자가 감내해야 할 부담이 몇 배는 더할 것이다. 작곡가 윤준호(46)는 국민애창곡 소양강 처녀를 작곡한 윤부길 선생의 손자이며, 1970년대 장미빛 스카프 나는 어떡하라고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은 싱어송라이터 윤향기(78)의 아들이다. 운명이란 자석에 이끌리듯 작곡가 3대의 길을 걷고 있는 윤 씨지만 그는 자신을 대중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음악인이라고 말한다. “가수 아무개의 아들이라는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온 덕분이에요. 할아버지야 아버지가 아주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저한테는 아예 실감도 안 나고, 아버지도 굳이 제가 ...
충남 태안 바닷가 마을에서 나고 자란 이기난 어부는 사시사철 바다가 주는 선물을 길어 올린다. 3월 말에서 6월 중순까지는 암꽃게가 제철. 요즘 태안 채석포 앞바다에는 살이 통통하고 알이 꽉 찬 암꽃게가 천지다. 넓고 푸르른 바다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저 먼 바다 끝에는 뭐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인류를 신대륙으로 이끌었고, 깊은 바다에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세계가...
핀란드는 공식 언어인 핀어(88%)와 스웨덴어(5.2%), 그리고 사미어(0.04%) 등 세 가지 언어를 사용한다. 이중 사미어는 핀란드 전체 면적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대부분 북극권에 속해있다) 라플란드(Lapland) 지역에 사는 토착민 사미족의 언어다. 라플란드는 핀란드 최북단 지역으로 수도는 로바니에미(Rovaniemi)다. 한국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산타마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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