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디포토 작가 장동원이 알려주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잘 찍는 법’ 세 가지는 이렇다. 렌즈 닦기, 연사기능 적극 활용하기, 상대를 칭찬하며 찍어주기. 너무 쉽다고? 누구나 자신의 일상에서 감성적인 사진가가 되길 바라는 그에게는 가장 중요한 팁이다. [장동원 핸디포토 작가] ‘최근 가장 낭만적이었던 순간은?’ 이 질문에 선뜻 답이 떠오르지 않는 사람은 감정이 메말라가고 있...
그림· 동그란씨 밤이 깊다. 밤이 깊으니 보이는 것이 죄다 깊다. 깊은 마당, 깊은 나무, 깊은 돌담. 깊은 마당에 빠져, 깊은 나무에 빠져, 깊은 돌담에 빠져 밤은 점점 깊어가고 한밤중 잠 깬 나는 잠에서 점점 멀어진다. 한밤중 깨어 시골집 마루에 앉아 마당을 보고, 마당의 감나무를 보고, 감나무 너머 돌담을 보고 있으니 집 전등은 모두 꺼졌지만 깜깜하다는 생각은 들지 ...
ⓒ 손묵광[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거기 절이 있었다 한 왕조가 있었다무너진 계백의 하늘은 어떤 빛이었을까아득한 역사의 성문을 여는 열쇠는 내게 없다시방 나침반은 어느 곳을 향해 있나낙화암의 아우성도 장수 잃은 말울음도조용히 돌에 가둔 채 석탑은 말이 없다 8m가 넘는 탑을 우러러본다. 부여에도 이보다 높은 건물은 즐비하지만 유독 이 오층석탑의 존재감이 소도시에 가득하다. ...
‘비틀고, 바꾸고, 뒤집어’새로운 관점으로 보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정광남 / 라온북/ 13,800원 자칫 식상하거나 밋밋해 보일 수도 있는 제목 때문에 평소라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을 집어든 건 순전히 ‘관점 디렉터의 차이 나는 생각법’이란 부제 때문이었다. 책을 펼치며 든 생각은 딱 이랬다. ‘관점(觀點) 디렉터? 흥, 관점을 바꾼다고 뭐가, 얼마나 달라 보이려고?’ 호기심에 집어든 이 자기계발서는 카피라이터...
여름보다 겨울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단 하나, 눈(雪) 때문이다. 한겨울 창문 밖에서 펑펑 쏟아지는 눈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진다. 유리창에 부딪쳐 수선스러운 소리를 내는 비와 달리 눈은 고매한 선비처럼 몸가짐마저 조심스럽다. 단지 눈이 실컷 보고 싶다는 이유로 대학생 때 혼자서 홋카이도 눈축제에 갔다 온 적도 있다. 그런 나도 군 생활 중에는 눈이 정말 ...
어두운 창고 안 나무상자에 감자를 보관했다. 불을 켜지 않아도 상자가 어디쯤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어림짐작으로 손을 더듬어 감자 몇 알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곧바로 손에 잡힌 것을 놓고 만다. 내가 기억하던 그 감각이 아니다. 감자 한 상자를 사서 창고에 넣어둔 게 언제였나. 한없이 못생기고 어수룩하게만 보였던 감자 표면에는 성난 뿔이 불쑥불쑥 돋아 있었다. 생각해보니 감...
[군산 이영춘 가옥] 그 집을 생각하면 은목서의 향기가 떠오른다. 진녹색 잎 사이로 노란 목서꽃이 피었는데 그 향이 늦가을 바람에 실리니 그윽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집을 향해 들어가는 길목에는 샛노란 은행나무가 큰 키를 자랑하듯 서있었다. 복도를 따라 유리문을 단 건물의 옆면에는 짱짱한 단풍나무와 소철나무, 매화나무가 다채로운 초록빛 그림자를 드리웠다. 색과 향을 쏟...
hangeul.naver.com 회의를 위해 한 카페에 들러 카운터 위 프린트된 메뉴판을 보며 마실 것을 고르는데, 동석자가 메뉴판을 힐끗 보더니 선택을 주저했다. “사실 메뉴판 글씨가 하나도 안 보이더라고요. 전략일 수도 있어. 나이 든 사람은 오지 말라는….” 50대 중반의 커리어우먼이 멋쩍은 듯 말했다. 저 메뉴판은 어떤 의도로 디자인된 걸까. 글꼴을 고르고, 글자의...
화가나 서예가는 아니지만 나는 두인, 성명인, 아호인으로 이뤄진 낙관(落款) 한 조를 가지고 있다. 세 개의 도장 측면에는 ‘丁丑年孟夏君子之交宕巾山人湖影刻(정축년맹하군자지교탕건산인호영각)’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1997년 초여름 군자의 사귐으로 탕건산인 호영이 새기다’라는 뜻이다. 낙관은 23년 전,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정식으로 문단에 데뷔한 직후 한학과 명리학에 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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