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함께해온재밌는 인류 역사 독한 세계사이선필 지음 / 은행나무 / 14,000원 국내 반려산업 규모가 2조 원을 넘어섰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반려견지도사, 애견 목욕관리사, 산책도우미(도그 워커), 애견 장례지도사 같은 직업들이 새로 생겨나고 여러 기업이 앞다퉈 애견 산업에 진출한다는 뉴스가 이어진다. 그렇다면 우리는 ‘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독한 세계...
칠흑 같은 어둠 속을 몇 시간이나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으면 상념이 사라지고 정신은 점점 아득해진다. 사실 살아가면서 그런 경험을 할 기회는 많지 않다. 화려한 볼거리로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굳이 아무 것도 없는 까만 풍경을 집중해서 바라볼 이유는 없으니까. 하지만 군대에서는 필연적으로 그런 시간을 만나게 된다. 내가 근무하던 비무장지대 초소(GP)는 육지에 떠있는 섬 같은...
한 손에 줄자를 든 채 부산하게 이쪽저쪽 치수를 잰다. 목장갑을 끼고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가구들을 넣고 빼고 새 구도를 잡는다. 평소 손목이 아프네, 다리가 아프네, 도무지 힘쓰는 일은 나 몰라라 하다 집 안 가구를 옮길 때만큼은 천하장사가 되어 버린다. 이 괴력이 어디서 솟아나는지 놀랍기만 하다. 새삼 공간과 나와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된다. 자신이 온전해지는 공간을 만들...
[서울 장위동 김중업 건축문화의 집] 덕온공주가 첫 아이를 떠나보내고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비운의 죽음을 맞은 것은 스물세 살, 시집간 지 8년째 되던 1844년이었다. 공주가 짧은 생애를 마치자, 부마 창녕위 윤의선은 공주의 묘 가까운 곳에 집을 짓고 양자 윤용구와 함께 살았다. 윤용구는 예조판서까지 올랐으나 을미사변 이후 벼슬에서 물러나 장위산 아래 남령궁에서 은거...
취향은 경험을 통해 형성된다. 다양한 그림을 ‘많이’ 보고 그것에 관한 생각을 ‘오래’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그림을 보는 자신만의 관점이 생긴다. 보는 것에서 나아가 마음에 드는 작은 그림 한 점 소유해 내 일상에 두고 싶은 욕망으로 이어진다. 이는 제품 디자인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소재를 경험하고, 색, 형태, 재질에 관한 생각을 이어가다 보면 자꾸만 ...
일주일에 절반 정도, 근무지를 사무실에서 집으로 돌려 재택근무를 시행해온 지 4개월이 지났다. 30여 년의 직장생활 동안 휴가나 출장이 아니면 평일에 단 하루도 근무지를 벗어난 적이 없는 나로서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다. 이를 계기로 감염병 이전의 평이하고 반복적인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한 삶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어찌되었든 인간의 삶이란 변화하...
“이놈아. 애비 애미 여기다 두고 어디로 먼저 갔노!” 자식을 떠나보내는 노부모의 비통한 심정을 어찌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영결식장은 이내 울음바다로 변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더 사랑하지 못해서, 더 아껴주지 못해서….’ 입술을 깨물며 후회해도 나 역시 한번 쏟아지기 시작한 눈물을 걷잡을 수가 없었다. 현충일이던 지난 6월 6일, 경남 통영 홍도 해상동굴에 고립된...
동화구연, 마술, 문화해설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조진주 할머니의 취미는 뭐니 뭐니 해도 요리다. 같은 재료라도 솜씨 좋은 그녀의 손만 거치면 뚝딱하고 먹음직스러운 음식으로 거듭난다. 코로나19로 바깥 활동들이 여의치 않게 된 후로 그녀는 요리하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덕분에 감태주먹밥이라는 새로운 메뉴도 개발했다. “얼마 전 시장에 가니 감태가 눈에 띄더라고요. 어릴 ...
어느 날 ‘느티, 하고 부르면 내 안에 그늘을 드리우는 게 있다’로 시작하는 권혁웅 시인의 시를 읽었을 때 마음속에서 손뼉 치는 소리가 났다. 마침 제목도 〈내게는 느티나무가 있다〉라니! 몇 글자만 슬쩍 바꾸면 내 얘기 같았다. 그렇다. 내게도 느티나무 동생이 있다. 집으로 가려면 철길을 건너야 한다. 철길 안쪽에 마을이 있어서 사람들은 우리 동네를 ‘안동네’라고 불렀다. ...
그림·용소라 ○ 파랑새의 희망수기‘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수없이 겪은 우여곡절, 기가 막힌 인연 등 우리 인생이 바로 한 편의 소설이고, 드라마입니다. ‘파랑새의 희망수기’에서는 2020년 샘터상 생활수기 부문 최종심에 올랐던 원고를 필자 동의 아래 소개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축구를 좋아한다. TV로 중계를 보는 것보다 직접 뛰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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