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가는 형벌로 한쪽 발을 잃은 사람이다. 그는 정나라의 대부인 자산과 함께 백혼무인에게서 배웠다. 어느 날 자산이 이렇게 말했다. “수업이 끝나 내가 먼저 나가면 자네는 방에 남아 있고, 자네가 먼저 나가면 내가 남아 있기로 하세.” 다음날 두 사람은 다시 한 방에서 만났다. 자산이 신도가에게 또 말했다. “지금 내가 나가니 자네는 방에 남아 있어야 하는데 왜 그렇게 하지...
2013년 한 조사에 따르면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어르신들의 수는 무려 175만 명에 달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집계에 의하면 2017년 폐지 수집 노인의 수는 약 6만 8000명. 4년 사이 어르신들의 삶이 나아져 폐지 줍는 분들의 수가 확 줄어든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이 수치는 그동안 폐지 수집 노인들에 대한 실태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
창간 50주년을 맞아 지난 반세기 동안 샘터 지면을 통해 소개되었던 정겨운 독자 투고 글을 매달 한 편씩 소개합니다. 지면에 다시 소개되는 글은 가능한 당시의 한글맞춤법과 표기법을 따랐습니다. 1984년 8월호 ‘샘터 가족실’ 코너에 실렸던 독자 김혜자 님의 글입니다. 딸 다섯 형제에 금덩어리 같은 아들 둘. 엄청난 숫자이며 조금은 챙피한 일이다. “형제가 몇이에요?” 하는...
그림·지은아 요즘처럼 무더웠던 16년 전 여름,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다가 귀국한 나는 중학교에 편입했다. 그리 오래 한국을 떠나있었던 것도 아닌데 모든 풍경들이 참 어색했다. 학교 건물, 교복, 친구들 모두 낯설기만 해서 하굣길에 삼삼오오 모여 걸어가는 학우들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내게도 곧 좋은 친구가 생기면 좋겠다’고 되뇌곤 했다. 내 마음속 바람을 하늘에서 ...
《어우야담》의 저자 유몽인(1559~1623)은 석개를 소개하면서 대뜸 외모부터 평한다. ‘늙은 원숭이 얼굴에 좀대추나무로 만든 화살처럼 눈이 쭉 찢어졌다.’ 늙은 원숭이를 본 적 없고 좀대추나무가 어떤 종자인지 모르는 사람이라도 칭찬이 아니라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다. 석개는 중종의 부마인 송인의 여종이었다. 주인 송인의 외모는 석개와 반대였다. 문신이며 서예가로 유명했던...
야구규칙 2조 40항 인필드 플라이-무사 또는 1사에 주자 1,2루 또는 만루일 때 타자가 친 것이 플라이 볼이 되어 내야수가 평범한 수비로 포구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이 경우 수비수가 공을 잡지 않더라도 타자는 아웃이 선언된다). 복잡한 야구 규칙 중에서도 ‘인필드 플라이’ 규칙은 특히 까다롭다. 플레이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동으로 아웃이 선언된다는 점이 다...
멀리 여행 다녀올 형편이 되지 않을 때 가볍게 기분전환 할 수 있는 동네 숨은 명소가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독자들이 소개해온 동네 여행지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요?안산 노적봉에서 맞는 아침 이른 아침부터 부슬부슬 내리는 비에 노적봉(露積峯)의 풍경이 더욱 운치 있게 보인다. 20여 년간 매일 오른 산길이지만 날씨에 따라, 기분에 따라 달라 보이니 신기한 일이다. 오늘도 ...
2016년 12월 눈 내리던 어느 날, 한국을 떠나 적도의 땅 인도네시아에 발을 내딛은 나는 불과 6시간 만에 뒤바뀐 기온 차에 기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나를 더 당황하게 만든 건 어디선가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기도 소리였다. 그 소리는 저녁 어스름과 어우러져 으스스하기까지 했다. 내가 들었던 첫 기도 소리가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가만히 듣다 보면 절규에 가까웠...
ⓒ 백홍기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나.” 낡은 단층 건물에 있는 작은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무거운 말이 들렸다. 식당 안에는 두 남자가 앉아 찌개 하나에 소주 한 병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잘은 모르지만 한 남자는 누군가를 잃었고 한 남자는 그를 위로하고 있는 듯했다. 두 남자 사이에 놓인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서는 한숨 같은 김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어쩐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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