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이제 카페 천지다. 태국도 마찬가지다. 번화한 시내뿐만 아니라 동네 작은 골목에도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태국의 수도 방콕에는 다양한 콘셉트의 카페들이 많다. 예전에는 짜오프라야 강 주변의 사원과 궁을 구경하고, 스트리트 푸드가 넘쳐나는 야시장에 가는 것이 방콕 관광의 기본이었는데, 요즘에는 골목 안에 자리 잡은 다양한 콘셉트의 카페를 탐색하는 것이 새롭게 떠오...
그림·김희현 우리 집 현관은 매우 좁다. 그렇다고 아주 작은 집은 아닌 게 복층에 널찍한 테라스도 있다. 폭은 좁은데 층고가 높은 집이라고 해야 할까? 늘씬한 우리 집에서 가장 말랐다고 느껴지는 공간인 현관은 어른 둘이 서기에도 비좁을 만큼의 면적을 갖고 있다. 세 식구가 요즘 신는 신발 두 켤레씩만 내놓아도 여섯 켤레가 되고 그러자면 발 디딜 틈이 없게 된다. 손님이라도 ...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이렇게 많았던 적이 있을까요? 처음에는 답답했지만 기분 좋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소확행’ 덕분에 ‘집콕 라이프’가 보다 즐거워졌습니다. 01 소파에 앉아 떠나는 여행 코로나19 여파는 독서 홈스쿨 교사로 활동하는 내게도 영향을 미쳤다. 교육부 권고 지침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일을 쉬게 된 나는 뜻하지 않게 전업주부로 보내게 된 일상이 그리 달갑지...
아나운서 출신의 배우 최송현에게 바다는 자존감을 되찾아준 고마운 존재다. 스쿠버다이버로 사는 기쁨을 전하는 그녀의 얼굴이 물결 위에 부서지는 햇살처럼 반짝인다. 2009년 개봉한 영화 인사동 스캔들에서 아나운서 출신 최송현(39)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스크린으로 걸어 들어왔다. 검은 가죽재킷을 입고 담배를 입에 문 채 반항기 어린 표정을 띄며 주인공의 복수를 돕는 영화 속 ‘공수정’에게서 아나운서의 단아한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KBS 공채아나운서로 입사해 간판 예능프로의 MC로 활약하며 한창 인기를 구가하던 그녀가 돌연 프리를 선언하고 브라운관을 떠난 지 ...
산다는 건 과연 좋은 일일까? 오래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덕분에 유명해진 ‘타타타’라는 노래 가사에는 애널리스트인 내 두뇌를 자극하는 구절이 있다.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이 말을 되새길 때마다 자꾸만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깊은 잠에 들게 될 때도 옷의 브랜드를 따지는 사람이 있을 법한 시대에 어느 누가 옷 한 벌을 인생의 수지라고 생각할까....
ⓒ 손묵광 [지리산 법계사 3층 석탑] 바윗돌 기단 삼아천년을 버텨온 탑운평선 바다에 닿자섬들이 걸어온다지리산거기에 두고탑 하나 떠메고 왔다 지리산 좀 올랐다 자랑해도 정작 법계사 석탑 보지 못한 이가 많다. 로터리 산장에서 잠시 호흡만 고르고 곧바로 천황봉 향해 출발하기 때문이다. 탑 구경하기에는 새벽 여명이 좋은데, 산꾼에게는 정상에서 일출 보는 일이 더 중했으리라. ...
술과 문학에 관한가장 지적인 탐험 알코올과 작가들 그렉 클라크·몬티 보챔프 지음이재욱 옮김 / 을유문화사 / 15,000원 작가와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로 존재해왔다.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린 많은 작가들이 인류 지성의 빛나는 걸작을 탄생시키는 데 알코올의 도움을 받은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계속 술을 마시는 작가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하지만 세심...
그림·권혁일 그날 아침, 군장을 메고 사열대 앞에 섰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정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생애 처음 100km 행군에 나서던 날이었다. 30km, 50km 행군 경험은 있었지만 100km라는 거리를 생각하니 출발 전부터 온몸이 쑤시고 두 다리가 바르르 떨려왔다. 사실은 전날 저녁, 군장을 꾸릴 때부터 살짝 짜증이 났다. 100km나 되...
작은 발을 쥐고 발톱을 깎아드린다 일흔다섯 해 전에 불었던 된바람은내 어머니의 첫 울음소리 기억하리라이웃집에서도 들었다는 뜨거운 울음소리 이 발로 아장아장걸음마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이 발로 폴짝폴짝고무줄놀이를 한 적이 있었단 말인가뼈마디를 덮은 살가죽쪼글쪼글하기가 가뭄못자리 같다굳은살이 덮인 발바닥딱딱하기가 거북이 등 같다 시인 이승하의 늙은 어머니의 발톱을 깎아 드리며...
[아미동·감천동 문화마을] 삶을 결정하는 건 우연일까, 아니면 의지일까? 어떤 사람들은 제비뽑기로 인생이 결정되었다. 1954년, 부산역 앞에 모여 있던 전재민(戰災民: 전쟁으로 재난을 입은 사람)들의 손에 공무원이 들려준 쪽지에는 ‘아미동’이라 적혀 있었다. 어떤 사람은 완전히 다른 동네 이름을 받아들었을 것이다. ‘아미동’이라는 세 글자를 본 사람들은 다행이었다. 항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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