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미디어 해마다 6월이 되면 덴마크 거리 곳곳이 떠들썩해진다. 이 소리의 정체는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시험을 마친 학생들의 파티인 ‘스튜덴터쿠어셀(Studenterkørse)’로, 특이하게도 파티는 트럭 위에서 열린다. 화려하게 장식된 파티트럭은 한 반의 학생들을 모두 태우고 그들의 부모님 집을 차례로 방문하여 감사를 표현하고, 스낵과 음료를 나눈다. 파티에는 당연히 술...
“쪽파 한 단에 얼마예요?” 한산한 공주산성시장을 기웃거리다가 쪽파 한 무더기가 눈에 들어왔다. 한쪽에는 여린 줄기의 쪽파가 깨끗하게 손질되어 쌓여 있었고, 그 옆에는 다듬지 않은 쪽파들이 흙을 잔뜩 뒤집어쓰고 있었다. 흙 쪽파와 다듬어진 쪽파 사이에 한 할머니가 앉아 나무처럼 투박한 손으로 부지런히 흙 쪽파를 다듬어 손질된 쪽파 쪽으로 차곡차곡 옮기고 있었다. 할머니가 고...
신문 한쪽에 실린 주식시황을 응시하는 사람들은 굳은 표정이었다. 연일 주가하락이 이어지는 가운데 또다시 펼쳐진 어제의 폭락장으로 투자심리는 말 그대로 공황상태였다. 오늘 다시 신 저가를 보는 것 아닌가 하는 공포 속에 오전 장은 다행히 잠시 반등세를 연출하다 결국 보합에 머물렀다. 후장은 반대로 내리기 시작하다 장 막판 저가 매수가 들어오며 일시 반등, 다시 보합을 이루었다...
그림·김희현 얼마 전 세 식구가 오랜만에 단출한 나들이에 나섰다. 코로나19 여파로 몇 달간 집에만 있어야 했던 나와 아이를 위해 남편이 모처럼 휴가를 낸 것이었다. 처음에는 남편에게 “무슨 외출이야. 일하게 애나 좀 봐줘”라고 말했다가 이내 마음을 바꿔 먹었다. 밖에 나가서 걷다 보면 답답한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차를 타고 벚꽃을 보러 윤...
수많았던 선택의 갈림길에서 가보지 못한 길의 끝엔 뭐가 있었을까요? 무엇이든 간에 지금처럼 열심히 걸어나갔을 겁니다. 01 시 짓기로 극복한 갱년기 누구나 한번은 ‘제2의 사춘기’인 갱년기를 겪는다지만 난 유독 심하게 앓은 편이다. 돌덩어리가 밀고 올라오듯 가슴이 늘 뻐근했고 밤마다 오한이 나서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감당하기 힘든 몸의 변화로 신경쇠약증까지 걸려 대중교...
혹시나 꿈속에서 피터팬을 만나게 된다면 한 번쯤 물어보고 싶었다. 평생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재밌게 바라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네버랜드도, 꿈속도 아닌 현실에서 이 질문을 던질 수 있어 다행이다. 키즈크리에이터 ‘헤이지니’는 영원히 늙지 않을 것 같은 이 시대의 피터팬이다. 요즘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헤이지니가 없었으면 육아가 두 배는 더 힘들었을 것’이라는 말에...
ⓒ 동그란씨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전 성경을 읽고 기도를 드리면 마음이 평안해진다. 머리를 정돈하고 마음을 가라앉히며, 나를 지어내시고 곁을 지켜주시는 하늘의 그분께 가슴 속에 있는 것들을 털어놓은 대가로 주어지는 행복이다. 감사한 일들을 기억하는 시간, 간구가 필요한 이들을 잊지 않는 시간, 그리고 내게 필요한 지혜를 찾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그 시간을 나는 ‘삶의 준비운...
ⓒ 손묵광[담양 남산리 오층석탑] 담양엔 천 평 쯤의고려 하늘이 있다순창 가는 도로엔차들이 내달리는데이곳엔고려를 떠나 온진눈깨비가 내린다석탑이 기다리는그대는 누구인가기다림이 길어지면돌에도 뿌리가 난다탑에겐천년 세월이눈 깜짝할 찰나인 걸 전남 담양 읍내에서 순창 가는 길 1km 지점에 이르면 오른편 공터에 탑이 하나 서 있다. 가로수인 메타세쿼이아들이 배경이 된 풍경은 ...
북녘에서 맛본북한의 일상 요리 밥상 아리랑김정숙 지음 / 빨간소금 / 15,000원 일본 도쿄의 ‘조선대학교’ 재학생들은 원하는 경우 평양에 단기연수를 다녀올 수 있다. 이 학교 생활과학과 김정숙 교수가 2년에 한 번씩 학생들을 인솔하고 북한을 드나들었다. 10년 넘게 북한을 찾았던 그녀가 현지에서 맛본 북한 음식 이야기를 담은 《밥상 아리랑》을 펴냈다. 저자에 따르면 ...
그림·권혁일 모두가 매일 새로운 아침을 맞는다. 아침 해 덕분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건 이 땅의 모든 생명이 누리는 자연의 축복이다. 하지만 해 뜨는 아침이 전혀 달갑지 않은 때가 있다. 군인 시절이다. 눈을 떠도 여전히 집에 가지 못한다는 절망감도 컸지만, 무엇보다도 나는 그놈의 아침 점호가 너무 싫었다. 군인의 아침은 행정반의 기상안내 방송과 불침번의 점등으로 시작...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