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새것을 쫓아다니지만 오래되어 좋은 것도 있다. 포도주와 장맛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오랠수록 좋은 것에 친구만 한 것이 없다. 친구(親舊)는 가까이 두고 오래 사귄 사람이란 뜻이다. 사랑은 한순간의 교감만으로 활짝 타오르지만, 우정은 오랜 시간을 견딤으로써 만들어지는 묵은 관계이다. 그래서 사랑은 설레지만 불안하고 우정은 익숙하지만 편안하다. 연암은 친구 사귐에 대해...
1920년 11월 전조선야구대회의 중학부 결승전 장면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 대회가 지난 11월 중순,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다. 4년 전 미국을 누르고 우승했던 대한민국은 올해 일본을 상대로 박빙의 승부를 펼친 끝에 준우승을 거둠으로써 야구 종주국 미국 및 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국 야구가 언제부터 이토록 급속히 선진 대열에 올라간 것일까. 1980년...
20여 년 간 프리랜서 작가로 살아오며 일만큼 쉬는 것도 잘하는 프리랜서가 되고 싶었다. 프로란 마땅히 근사한 취미생활을 하거나 핫플을 찾아다니면서 쉬는 시간조차 바쁘게 보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그래서 ‘다들 보세요. 내가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라고 말하듯 열심히 내 일상을 사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이것이 바로 진정한 휴식이라 믿었다. 하지만 ...
그림·김희현 며칠 전 반려동물에 관한 에세이집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를 읽었다. 김하나, 이슬아, 김금희 등 인기 작가들의 반려동물에 관한 에세이를 엮은 책인데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레 내가 키웠던 반려견들이 떠올랐다. 유년시절부터 따지자면 우리 식구와 살았던 강아지들은 대여섯 마리 정도 된다. 그 중에서 잡종 말티즈였던 ‘쫑아’가 가장 그립다. 쫑아는 엄마의 지인...
오늘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만이 더 나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습니다. 10년 후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요?꿈을 위해 노력하는 오늘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는 더욱 빛날 것입니다. 01 그녀와 함께 펴낼 사랑의 시집 10년 후 팔순을 맞은 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본다. 아마 그때쯤이면 직장을 퇴직한 후 연금을 받으며 지하철 무임승차, 열차 경로우대를 받으며 살...
뮤지컬 공연기획자 고은령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관객을 맞이하는 예술인이다. 눈과 귀가 아닌 마음으로 세상을 느끼는 시청각장애인들. 사람들은 그녀 덕분에 장애인들이 공연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말하지만 오히려 관객의 웃음 속에서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사람은 그녀 자신이다. 고등학교 학생봉사활동 기간에 장애아 유치원생들을 데리고 뮤지컬을 관람했던 기억이 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초저녁잠이 많아지는 대신 상대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은 다음 날 새벽 시간이 넉넉해지는 것이다. 그렇게 확보되는 시간이 대략 3시간 남짓. 상황에 따라 산책을 나가든지, 아니면 글을 쓰든지, 책을 읽든지, 또는 SNS를 뒤적이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출근을 한다. 그중에 가장 좋아하는 일은 아무래도 새벽 산책이다. 안개가 몽환적으로 피었다든가 눈이 차...
경상북도 문경 대하리에는 조선시대의 명재상 황희 정승의 후손들이 터 잡고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 있다. 마을을 처음 일으킨 입향조 황시간(1588~1642)이 처음 짓고 살았던 고택은 지금도 마을 중심에 남아 있다. 경상북도 민속문화재 제163호인 장수황씨 종택이다. 이 집의 마당 한가운데에 서 있는 탱자나무가 얼마 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한 쌍의 탱자나무가 바투 서...
어학연수를 간 아들이 현지의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생소한 서류가 꽤 필요했다. 그 정도는 해줘야 아비 된 도리일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단골 은행 지점으로 향했다. “손님, 필요하신 서류가 영문으로 은행 계좌 예금 잔고를 확인해 달라는 것인가요? 손님 명의로 된 우리 은행 계좌 전부를요? 아니면 잔고가 있는 계좌만 해드려도 될까요?” 새로 온 지 얼마 안 되는 듯한 ...
문학작품 속으로 떠나는 도심산책 “성칠이와 봉순이가 성실하니까 진옥여사가 서울구경을 시켜줘요. 그때 케이블카를타고 팔각정에 올라가는 게 나옵니다.” 남산 케이블카 승강장, 소풍 온 중고등학생들의 틈바구니 속에 30여 명 남짓한 만학도들이 열심히 해설사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이들은 손창섭의 소설 《길》의 갓 상경한 성칠이와 봉순이가 된 것 마냥 눈을 반짝이며 산정을 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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