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미군기지 “용산 쪽 공부 한번 해볼까요?” 비영리 문화유산단체인 내셔널트러스트의 최 선생과는 종종 근대건축답사를 함께하곤 했는데, 그날은 어쩌다 용산 이야기로 이어졌다. 곧바로 몇몇 근대건축 연구자들이 응답해왔고, 우리는 주말마다 옛 용산과 지금의 용산을 비교하며 걷기 시작했다. 효창공원, 한강진, 남산, 해방촌, 남영동 등 용산구의 서쪽 절반을 걸었다. 몸으로 직...
*조윤주 씨의 SNS : 좌절하지 않는 밝은 모습이 희망을 주는 유튜브(ID: 암환자 뽀삐) “제 병은 자궁이 좋지 않은 친가와 암 환자가 있었던 외가의 가족력이 콜라보된 작품이에요. 바로 난소암으로요, 짜자잔! 그리고 여러분, 오해하지 마세요. 이건 뱃살이 아니라 암입니다. 하하.” 난소암 3기 환자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밝은 모습의 조윤주(32) 씨는 자신의 투병기...
겨울이면 병사들에겐 눈 치우는 것만큼 고역이 없다. 군대에선 아무리 폭설이 쌓여도 언제 있을지 모를 작전 상황에 대비해 말끔히 눈을 치워 놓아야 한다.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아파트 생활을 해온 병사들 중엔 왜 힘들게 눈을 치워야 하는지 납득을 못하는 일이 많아 제설 작업에 앞서 이런 보충 설명이 필요할 때도 있었다. “군대의 지형적인 위치를 보면 대부분 산이나 민가와 떨어진...
카포전, 충전, 삼동제, 전투전….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는 생소한 이 단어들은 바로 스포츠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대학교끼리 승부를 겨루는 캠퍼스 대항전의 이름이다. 카이스트와 포항공과대학교가 맞붙는 ‘카포전’, 충남대와 충북대의 교류전’, 충남대와 충북대의 교류전인 ‘충전’, 작년에 처음 개최된 전북대학교와 전주대학교의 ‘전투전’ 등 최근 전국 각지에서 캠퍼스 대...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만 맡기기에는 너무나 중요하다” 산업 사회를 거치며 디자인이 마구잡이로 남용되기 시작하면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배려하는지, 지구를 얼마나 덜 오염시키는지 등이 디자인의 큰 기준이 되었고,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싣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인덱스 디자인 어워드는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만 맡길 수 없는...
충북 증평 죽리마을 ‘저물녘 난간에 기댄 늙은이/ 아득한 들녘 흥취에 끌리네/ 성긴 수풀에 지는 해 비꼈는데/ 쓸쓸한 주막엔 외로운 연기 피어오르네.’ 조선 중기 시인 김득신(1604~1684)은 해질녘 서쪽 들판을 바라보다 시 한수를 읊었다. 때마침 저문 들녘의 풍경은 원앙금침을 깔아놓은 것처럼 아늑하기만 했다. 그가 남긴 죽리고연에는 노을에 물든 저녁들녘의 풍경이 평화롭고 고요하게 그려진다. 시의 배경의 되는 김득신의 고향 충북 증평의 죽리는 넓은 들판에 둘러싸인 풍요로운 마을이었다. 그로부터 400여 년이 흐른 뒤, 안동 김 씨 가문의 후손 김웅회(64) 씨가 느낀 감정은 김득신과는 참으로 달랐다. 이농현상으로 사람들이 도회지로 떠난 마을 곳곳에는 빈집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었고 담장까지 허물어져...
매년 이맘때쯤 아침 창문을 열면 탁 트인 바다 위로 서서히 안개가 깔리는 걸 볼 수 있다. 곧 그 안개 위에 수묵화 속 매화를 닮은 분홍빛이 서서히 하늘을 물들인다. 1년 중 단 몇 달, 하루 중에서도 아침 몇 분 동안만 즐길 수 있는 자연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이다. 숨을 크게 한번 들이쉬면 차갑고 신선한 아침 공기가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는 게 느껴진다. 이제 1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아이가 자라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이들의 손길과 보살핌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한참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에 안정된 기반을 잃어버리는 아이도 있다. 이처럼 부모나 주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동을 위해 정부에서는 2003년부터 가정위탁보호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가정위탁보호제도는 친부모 사정으로 ...
정이와 나는 같은 해 같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우리는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집안 어르신들의 약속으로 백년가약이 운명처럼 결정된 특별한 사이였다. 물론 절친했던 양가 어른들이 취중에 한 약속이었기에 무시하면 그만이었지만 어른들의 말이 마냥 허투루만 들렸을 리 없었다. 나는 괜히 정이 앞에서는 의젓해 보이고 싶었고, 여자아이들과 놀 때는 정이의 눈치를 살피며 어색해 했다. 고향...
그림·지은아 호수처럼 크고 깊은 눈에서 비치던 강렬한 눈빛. 그를 만난 지 7년이 흐른 지금도 나는 선배의 눈빛이 선연히 떠오른다. 당장이라도 선배는 나를 지그시 바라보며 “창용아, 배우생활 잘하고 있지?” 하고 물어올 것 같다. 영화 속에서만 보던 배우 장동건 선배를 처음 대면한 건 막 대학을 졸업했을 무렵이었다. 4년 동안 연극과에서 열심히 연기 공부를 했지만 졸업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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