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김희현 아이의 태권도 가방을 살펴보는데 한 달치 교육 안내문과 함께 흰색 편지봉투 두 개가 툭 떨어졌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그냥 흰 봉투였다. 안내문을 읽어보니 명절 행사로 추석 전에 조부모님들께 편지를 보내는 용도였다. 양가에 보내야 하니 두 장을 보내준 것이다. 요즘은 태권도 학원에서 태권도만 가르치는 게 아니다. 아직 어리다보니 태권도에 생활체육을 곁들...
한창때엔 하루에도 수없이 오가던 길이련만 등산로 초입에 들어선 뒤에도 지게꾼 임기종(62) 씨의 얼굴엔 좀처럼 흥이 비치지 않는다. 외설악 입구인 신흥사 절 마당 앞에 보관 중인 지게를 살피러 간 사이 운무에 가려 있던 봉우리 하나가 대신 반갑게 얼굴을 내민다. 깎아지른 저 산등성 기암괴석에도 그의 추억과 온기가 남아있을까. “어디 권금성뿐인가요. 저기 말고도 설악산 구석구...
충남 공주가 고향인 허삼희(79) 할머니는 1941년에 태어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한국의 주요한 근현대사를 모두 겪었다. 일제강점기였던 네 살 무렵 인천으로 피난 갔을 때 방공 모자를 쓰고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던 일, 광복 후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전쟁이 발발해 마을사람들과 함께 산을 넘어 부여로 피난 갔던 경험 등은 여전히 그녀에게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친정엄...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서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합니다.남들에겐 괜한 고생을 사서 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좋아서 하는 일이라 내 삶이 더 행복해집니다. 01등산이 나에게 가르쳐 주는 것 오래 전 봄 전남 강진 덕룡산 능선 길을 걷다가 경치에 넋이 팔려 발을 헛디딘 적이 있다. 2미터 아래 낭떠러지로 떨어진 나를 걱정스레 바라보던 등산객들의 시선을 의식해 아무렇지 않은 듯 ...
‘1인1차(一人一車)’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한 집에 사는 가족끼리도 각자의 생활을 위해 승용차를 따로 굴리는 일이 많아졌다. 우리 집만 해도 네 명의 가족 구성원 중 세 명이 각 1대씩의 자동차를 갖고 있는데 자기 차를 갖게 되면 혼자만의 독립적인 공간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라 잠자기, 차 마시기, 책 읽기, 영화나 텔레비전 보기, 음악 듣기 등 누구에게도...
4년차 패션모델인 오스틴강(30)은 어떤 옷을 입어도 ‘그림’이 된다. 185센티미터의 훤칠한 키와 근육질 몸매를 지닌 그가 무슨 옷을 입든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중에서도 오스틴강이 가장 선호하는 옷은 명품 슈트도, 화려한 트레이닝복도 아닌 단정한 조리복. 모델 활동은 어디까지나 요리에 전념하기 위한 경제적 수단이라고 말하는 그는 요리사복을 제일 편안해하는 천생 셰프다. ...
그림·류주영 우리의 삶은 늘 찾으면서 떠나고찾으면서 끝나지 진부해서 지루했던사랑의 표현도 새로이 해보고달밤에 배꽃 지듯흩날리며 사라졌던나의 시간들도 새로이 사랑하며걸어가는 여행길 어디엘 가면 행복을 만날까이 세상 어디에도 집은 없는데…집을 찾는 동안의 행복을우리는 늘 놓치면서 사는 게 아닐까이해인 여행길에서 내내 하얀 수도복을 입다 검은 옷으로 바꾸어 입는 11월이 되면 저절로 숙연하고 차분해지는 마음입니다. 떨어지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시간의 엄숙함을 묵상하고 이별과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해보는 계절입니다. 가톨릭전례력에서 특히 11월을 죽음묵상의 달로 정한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오늘 나는 꽤 오랜만에 수녀원 묘소에 다녀왔습니다. 유난히 달 밝은 밤이면 먼저 떠난 선...
합천 묘산면 화양리 나무 곁에 사람이 있다. 그러나 사람의 삶은 나무에 비해 터무니없이 짧다. 나무 곁에서 태어나 나무 그늘에 들어 살던 사람은 필경 먼저 나무 곁을 떠나게 마련이고, 나무는 하고한 생명의 들고남을 말없이 바라만 본다. 그러한 까닭에 나무에는 사람살이의 흔적이 남고, 나무를 찾아다니는 일에는 사람을 향한 그리움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이 땅에서 휴대전화가 ...
그림 노석미 EG 건설의 총무부 주임 이재익은 입사 2년 차 여름에 회사 직원과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EG 건설 사내 가족사진 콘테스트’의 진행을 맡아서 하라는 인사총무부장의 지시를 받았다. 매년 9월 15일, 회사 창립기념일 직후에 치르는 사내 가족사진 콘테스트는 ‘EG 건설 임직원과 가족들이 찍은 사진 가운데 예술성과 창의성이 높고 가족 간의 화목함이 잘 드러나는 사진...
왜 이제야 눈에 띈 걸까 작고 예쁜 ‘무인서점’ 김제시 ‘두권책방’ 두노마점에서는 책 판매 외에도 문학회, 영화감상회 등의 문화예술 행사가 자주 열리고 있다(왼쪽).천안시 ‘마르스 북스토어’는 책방 주인이 엄선한 2,000여 권의 요리 서적과 1,000여 권의 일반 도서가 비치돼 있다(오른쪽). 예쁜 꽃들은 왜 그리 꼭꼭 숨어 있길 좋아하는 걸까. 최근 SNS에서 화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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