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익옥수리조합 ‘근대건축여행’ 하면 군산이 첫 손에 꼽히지만, 군산과 전주 사이의 넓은 농토를 보유한 만경강 북쪽 익산이야말로 놓쳐서는 안 되는 도시다. 전북의 근대건축유산은 대부분 미곡 수탈의 현장이다. 일제강점기 전북은 일본인들이 집단 이주해서 대농장을 설립하며 농업기업을 형성한 지역이었다. 일본인들은 동양척식주식회사에 저리로 땅을 빌리거나 매입하여 한국인 소작농을...
지용주(32), 김슬기(30) 씨는 올해로 결혼 4년 차에 접어든 잉꼬 부부다. 연애 기간 7년까지 합하면 11년째 함께해온 커플이지만 아직도 신혼처럼 달콤한 일상을 보낸다. 부부에게는 둘 사이를 가깝게 유지시켜주는 특별한 식구가 있다. 3년째 딸처럼 애지중지 키워오고 있는 반려견 ‘스잔’이다. “다른 맞벌이 부부들은 퇴근 후에 저녁 먹고 나면 피곤해서 소파에 누워 TV나 ...
가을로 접어들면 군부대에선 여름내 시들했던 ‘군대스리가’가 재개된다. 진지공사나 동계작전 준비도 병행하게 되지만 체력훈련과 협동심을 배양하는 데는 축구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 전방 소대장으로 근무를 시작한 어느 해 가을, 우리 대대에서도 소대별 축구대항전인 군대스리가가 시작됐다. 소대장 부임 첫 해라 성적에 대해 걱정이 앞섰지만, 우리 3소대의 사기는 전에 없이 충천해 있었...
요즘 대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하기 전에 빼놓지 않는 일이 있다. 바로 수강 후기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이다. 교수의 수업 방식은 어떠한지, 과제가 어려운 편인지 등 이미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올려두는 정보가 상세해 대학생들 사이에서 수강신청 전 반드시 거치는 통과의례가 되었다. 스마트폰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을 때는 수강 신청하려는 과목이 괜찮을지 알아보는 방법이 오로지 ...
http://dozamm.com “우리 집에 딱 맞는 가구 찾기는 포기했어요.” 얼마 전 독립한 후배가 한탄하듯 말했다. 4인 가족에게 맞춰진 식탁, 의자 몇 개만 들여와도 여유 공간이 사라지는 현실 앞에서 ‘더 넓은 집으로 가야 하나?’ 하는 고민이 이어졌다. 사실 편안하게 몸을 누이고, 음식을 먹고, 가끔 뒹굴거리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란 그리 넓지 않아도 된다....
전북 완주 비비정 마을 “세 큰물이 넘쳐흘러서 누대 아래에 합하고/ 사방의 긴 길이 멀리 눈 속에 확 트였네./ 봄바람에 풀은 연하고 하늘도 푸르고/ 가을밤에 모래펄 맑고 달도 함께 밝네.” 조선후기 문신 이기발(1602~1662)은 전북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 언덕바지 정자에서 시 한 수를 읊었다. 만경강이 굽이쳐 흐르고 드넓은 평야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치는 가히 완산...
삼바(Samba)와 더불어 브라질 음악으로 유명한 보사노바(Bossa Nova). 이 보사노바를 창시한 음악가 주앙 질베르토가 지난 7월 세상을 떠났다. 35년 브라질 이민 생활 중 나를 가장 즐겁게 해주는 음악이 기타와 피아노가 은은하게 어우러진 보사노바였는데 그 창시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잠시 우울해졌다. 가끔 한국이나 외국 친구를 만나면 브라질 노래, 특히 삼바를...
써니미용봉사단의 임시 미용실이 차려지는 대구 율하동의 푸른실버타운 로비가 장날처럼 왁자하다. 한 달에 한 번 머리하는 날을 기다린 사람은 요양원 어르신들뿐만이 아니다. 커트보자기를 씌워주고 머리카락을 쓸며 어르신들을 이동시키는 요양보호사와 복지사, 간호사 등 모두에게 이날은 특별한 날이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예뻐 보이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아요. 게다가 써니...
학교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온 소년에게 책 냄새와 함께 전해지는 희미한 꽃향기가 있었다. 옅은 화장기에 긴 속눈썹을 한 사서 선생님의 체취였다. 그 곁을 스칠 때면 기분 좋은 현기증이 일었다. 활자는 건성건성, 책장을 넘기는 소년의 눈은 틈틈이 사서 선생님을 탐색했다. 소년의 독서열정이 자신 때문임을 아는지 모르는지 선생님은 늘 책을 읽고 있거나 어딘가로 편지를 쓰고 있었다...
그림·지은아 조성아 씨는 내가 첫 만남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유일한 사람이다. 그녀와의 첫 만남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발가벗고 세상에 나온 내가 온전히 숨쉬기를 가장 간절히 바랐던 사람이라는 것뿐이다. 나는 그렇게 그녀의 사랑과 인내를 통해 태어났다. 지금은 내 품에 쏙 들어올 정도로 키가 작아졌지만 어릴 적에는 세상에 하나뿐인 넓은 울타리였다. 어느 날은 엄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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