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저명한 야구 저술가는 야구 규칙을 설명하는 자신의 저서에서 심판에 관한 소개글을 다음과 같은 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자, 이제 악당을 등장시킬 차례다.’ 야구 심판의 직업적 숙명에 대해 익살맞게 표현한 말이지만, 실제로도 많은 이들이 심판을 비난받아 마땅한 악당처럼 취급하는 게 사실이다. 스포츠에 승패가 존재하는 한 심판을 악당과 동류로 취급하는 시선은 필연적이...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내대리 동네 길을 굽이돌아 자리한 야트막한 집 주변은 푸른 소나무와 전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늘어진 가지마다 대추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고 마당에는 새빨간 고추가 태양 아래 윤기를 품고 널려 있다. 그 시간 모처럼의 손님맞이에 분주한 정길년 할머니(80)의 부엌에서는 무럭무럭 김을 뿜어내는 다슬기된장국이 맛있게 끓고 있다. 지역에 따라 물고둥, 올갱이, ...
마음만 통한다면 나이 따위, 친구가 되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진가를 알아보는 눈을 가질 때 인생길을 나란히 걷는 벗은 훨씬 더 많아집니다. 01친구가 된 환자와 물리치료사 “오늘은 목뿐만 아니라 온몸이 경직되어 있네요. 제발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생각하라니까요.” 오늘도 이어지는 물리치료사 은희 씨의 기분 좋은 잔소리. 그녀와 나는 벌써 4년째 일주일...
동화작가가 된 후 1년에 두 권 이상의 동화책을 출간하겠다는 약속을 내 나름대로는 잘 지켜오고 있다. 고백하건대 이러한 다짐은 20여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한 나만의 약속 때문이다. 신춘문예로 등단해 청운의 꿈을 꾸고 있던 내게 아버지는 “원래 글쟁이란 게 지지리 궁상 가난을 면치 못하는 족속이니라. 넌 계속 작가로 살 생각은 말아라” 하며 탐탁지 않은 기색을 내보이셨...
트로트가수 윤수현(32)과 2년째 함께 일하고 있는 매니저 박광영 씨는 그녀의 쾌활한 성격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다 스스로 그녀의 광팬이 됐다고 말한다. “수현 씨가 어찌나 에너지가 넘치는지 밤늦게 행사 마치고 지방에서 올라올 때면 재밌는 얘기나 노래로 내내 즐겁게 해줘요. 제가 정말 무뚝뚝한 편이었는데 수현 씨랑 일하면서 성격도 외향적으로 바뀌었어요.” 매니저의 칭찬처럼 인터...
그림·류주영 오늘은 일을 쉬고책 속의 글자들과 놉니다 글자들은 내게 와서위로의 꽃으로 향기를 풀어내고슬픔의 풀로 흐느껴 울면서사랑을 원합니다 내 가슴에 고요히안기고 싶어합니다책 속의 글자들도 때론 외롭고그래서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처음으로 알았습니다 너무 바쁘지 않게 너무 숨차지 않게먼 길을 가려면 나와 친해지세요눈을 동그랗게 뜨고나를 쳐다보는 글자들에게나는 웃으며 새옷을 ...
여기까지 오는 데 1억 5천만 년이 걸렸다. 거대 짐승 공룡에게 이파리와 열매를 먹을거리로 내어주면서 삶을 시작한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다. 키 큰 짐승에게 짓밟히지 않으려고 나무는 하늘 높이 가지를 뻗어 올렸다. 고깔 모양으로 높이 솟은 나무는 거대 짐승의 공격을 피하기에 알맞춤했지만, 불어오는 큰 바람에 하릴없이 쓰러질 운명이었다. 나무는 언제나 끊이지 않는...
그림 노석미 효동은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의 어머니 집으로 가고 있었다. 그가 운전하는 차는 10년 된 SUV로 겉모습은 산전수전 다 겪은 모습일망정 엔진 하나만은 청년처럼 튼튼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차라고 해도 주말에 차량 행렬이 엿가락처럼 늘어진 도로에서는 힘을 쓸 수가 없었다. 고향에는 부모님 슬하의 5남매, 그들 각자의 가족까지 하여 수십 명이 이미 맛있는 음식을...
시대를 증언하는 목소리근대미술의 빛과 그림자 근대의 꿈: 꽃나무는 심어 놓고기간: 9월15일(일)까지 위치: 서울 노원구 동일로 1238 북서울미술관 근대미술가의 재발견1: 절필시대기간: 9월 15일(일)까지위치: 서울 중구 세종대로 99 국립현대미술관 우리는 한국 근대미술에 대해 얼마나 깊은 이해를 갖고 있을까? 195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근대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인...
서울 정독도서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건물에는 특별한 명칭이 있다. 지정될 당시 소유주와 관련 있는 정보, 혹은 건물의 역사 중에서 원형이 될 만한 시기의 건물명이 붙는다. 예를 들면 김제의 ‘하시모토농장 사무실’은 맨사드형 지붕을 얹은 서양식 건물인데, 문화재명은 지정 당시 건물명인 ‘김제농업기반공사 동진지부 죽산지소’다. 최근에는 ‘김제 일본인 농장 사무실’이란 다소 평...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