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박지영 요즘 내 삶에 있어서 산행을 하는 것보다 더 큰 낙은 없다. 산행을 하면 나는 한 마리 새가 되고 나비가 된다. 나무가 되고 꽃이 되고 풀이 되고 구름도 되는 산행을 나는 열심히 즐기고 있다. 얼마 전 토요일 오후, 교회 장로님들과 산행을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을 때였다. 한 장로님이 오늘 비가 온다고 했다며 서둘러 내려가자고 재촉했다. 천둥치고 소낙비...
왼쪽부터 토바이어스 울프, 레이먼드 카버, 리처드 포드 ⓒAllan Titmuss 세 남자가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있다. 왼쪽의 남자는 대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썼고 콧수염을 길렀다. 오른쪽의 남자는 머리가 절반쯤 벗겨져 있는데 시어서커 슈트를 입고 가운데 남자와 팔짱을 꼈다. 머리가 제일 온전한 가운데 남자는 유행이 지난 커다란 사각 안경을 썼고 우리의 마음을 꿰뚫어 ...
그림·용소라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세요. 수없이 겪은 우여곡절, 기가 막힌 인연 등 우리 인생이 바로 한 편의 소설이고, 드라마입니다. 때론 굴곡졌던, 때론 햇빛처럼 찬란했던 우리의 삶은 지쳐 쓰러져 있는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될 것입니다. ‘파랑새의 희망수기’는 삶의 희망을 찾아 날갯짓하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대...
야구규칙 6조10항야구조직은 지명타자 규칙(Designated Hitter Rule)을 채택할 수 있다.각 팀은 경기마다 투수를 대신하여 타격할 타자를 지명할 수 있다. 지명타자는 경기시작 전에 교환되는 타순표에 수비로 출장하지 않은 선수를 지명하며, 투수는 타격순 밖의 칸에 기재한다. 메이저리그 LA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은 자신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타석에도 들어선다...
어느 날 머리에 뿔이 자랐다(CROWN)는 노래로 인기를 얻고 있는 신인 그룹이 있다. 방탄소년단의 동생 그룹이라 불리는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다. 이 신인 그룹의 최신곡인 별의 낮잠 뮤직비디오는 한 편의 동화 같다. 사람이 출연하는 대신 인형을 이용하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촬영된 영상이라서 특히 그렇다. 별과 다섯 소년들의 이야기. 별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던 소년들은 어떤 이유에서 뿔뿔이 헤어지고 별은 잠이 든다. 수년이 지나고 소년들은 조금씩 이상해진다. 누군가의 머리엔 뿔이 자라고, 다른 누군가는 날개가 돋는가 하면 또 다른 소년의 눈동자에는 ...
1962년 경제기획원의 전국통계조사에서 전산 입력을 수행중인 여직원들. ⓒ경향신문 1962년 여름, 서울 도심의 한 건물. 300여 평의 넓은 사무실에 여직원 300명이 빼곡히 줄지어 앉아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2개 조로 나눠 교대 근무해야 할 만큼 쉴 틈 없는 일정이었다.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위에도 이곳에는 더운 기색이 없었다. 선풍...
‘말 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말이 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뜻이다. 경마는 남이 탄 말을 몰기 위해 잡는 고삐인데 예전엔 견마(牽馬)라 했다. 조전 시대 양반들은 나귀나 말을 타고 나들이를 즐겼는데 양반 체면에 본인이 직접 고삐를 잡을 수가 없어 하인에게 고삐를 잡고 앞장서서 걷도록 했다. 이들을 견마잡이라고 했으며 고삐는 ‘거덜’이라고 불렀다. 견마잡이는 주인...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어릴 때 교과서에 나왔던 김소월 시인의 왕십리를 나는 장마철만 되면 읊조리곤 했다. 당시는 장마철이 되면 웬 비가 그리도 자주 오던지…. 한 댓새쯤 비가 이어지다 보니 방안에 곰팡이 냄새도 진동했고 이불도 축축했다.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는 속담이 있다. 가뭄은 아무리 심해도 농사 피해에 그친다. 그러나 장마가 지면 모두 씻겨가 남아나는 것이 없다. 그래서 우리네 선조들은 ‘3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기생충을 보며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갖고 놀던 리트머스 종이를 떠올렸다. 산성과 염기성을 판별하는 시험지처럼 관람객 저마다의 색깔을 구분 짓는 것 같은 영화였다. 부자에 대한 적대감과 희화화를 불편해 하는 관객들, 반대로 반지하 인생의 구질구질한 삶과 지하생활자의 처절함에 가슴이 먹먹하다는 사람들….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 영화 덕분에 나 또한 어느 쪽의 색깔을 편들기보다 경...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을 영화화한 눈먼 자들의 도시. 제자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물었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은 좋은 사람입니까?” 공자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주려면 자신의 입장을 수시로 뒤집고, 사람들의 의견에 교묘하게 편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까?”라고 묻는 자공에게 공자는 그 또한 아니라고 대답했다.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사람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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