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김희현 ‘월요병’을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이 한 가지 있다. 주말에 팬시점 가서 회사에서 사용할 물건을 사면 월요일 출근이 괜히 기다려진다. 몇 차례 이직을 했던 과거를 돌이켜보면 회사 분위기가 보수적이고 직원들 간에 소통이 적을수록 만화캐릭터가 그려진 사무용품을 구입한 횟수가 많았다. 직장 생활이 달걀노른자처럼 퍽퍽할 때는 책상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기...
서울역 건너편 동자동 언덕배기엔 낮게 엎드린 빈자(貧者)들의 쉼터가 있다. 서울 도심에 몇 남지 않은 쪽방촌 골목. 오랜만에 다시 만난 다큐멘터리 사진가 조문호(73) 작가는 그 사이 쪽방촌 생활에 순조롭게 적응한 듯 전보다 더 밝고 편안해 보였다. “보기는 이래도 생활하는 덴 불편하지 않아요. 매달 70여만 원씩 나오는 기초수급비에서 방값 23만 원을 내고도 돈이 남으니 ...
“우리 고향이 충청도 부여인데 서해안 쪽 당진, 보령과 가까워서 어렸을 때부터 간재미를 많이 먹었어요. 찜도 해먹고, 친정어머니가 찌개나 무침으로도 자주 해주셨어요. 가까운 김포 대명항에 갔더니 눈에 띄길래 샀어요.” 삭혀서 쪄 먹으면 입천장이 홀랑 벗겨지는 것도, 탕이나 초무침으로 내놓는 조리법도 홍어와 비슷한 간재미는 크기만 조금 작을 뿐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생김새가...
내 승용차에는 1년 열두 달 365일, 타악기 하나가 동승을 하고 있다. 어딜 가든 늘 함께하는 일종의 반려악기인 셈이다. 날씨가 좋은 이즈음, 퇴근 시간이 임박하면 타악기보다 먼저 내 가슴이 둥둥둥 소리를 낸다. 부랴부랴 퇴근을 하면 한적한 공원을 찾아 차를 세우고 타악기를 꺼낸다. 그리고는 누가 보건 말건 휴대전화에 저장해 둔 몇 곡의 동요와 가요를 블루투스 스피커로 재...
©김도원(원더보이 스튜디오) “전역하고 하루도 쉬지 못했네요. 이것 보세요, 진짜 빽빽하죠?” 배우 지창욱(32)이 펼쳐 보인 다이어리에는 하나 하나 꼼꼼히 필기해놓은 언론사 인터뷰 일정들이 빼곡했다. 지난 4월 27일 강원도 철원군 백골부대에서 전역 신고식을 마친지 한 달 정도 지난 때였다. 그에겐 요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한다. 드라마 와 수상한 파트너를 연이어 히트시키면서 한창 인기 가도를 달리다가 입대했던 톱스타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대중 앞에 설지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서른 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입대한 군대에서의 1년 8개월은 10년차 베테랑 배우가 가슴속에 연기에 대한 열의를 더 가득 채우는 시간이었다. 복무 기간 동안 육군 기획의 창작 뮤지컬 ...
이상하죠? 따뜻한 말 한마디 없고, 토닥토닥 안아주지도 않는물건이 위로가 된다니요. 사람들은 몰라요.함께한 추억과 세월이고스란히 배어 있는 사물은 나에게만 다정히 말을 건네고살포시 안아준다는 사실을요. 01월남에서 보내온 만년필50여 년 전, 월남전 참전용사로 타국에 나가 있던 삼촌이 중학생이던 나에게 미제 만년필 하나를 선물로 보내주었다. 필기구가 귀해 펜촉에 잉크를 묻혀...
강원도 정선 두위봉 주목 Ⓒ고규홍 발맘발맘 숲에 들어선다. 울창한 나무들이 지어낸 깊은 어둠의 숲길이다. 발길에 밟히거나 채이는 바위와 돌이 이어지는 오르막길이 편안하지 않지만, 이 길에서만큼은 불편한 기미를 내색할 수 없다. 천년의 세월을 살아온 나무를 만나러 오르는 길이기 때문이다. 두 시간 남짓 산길을 오르면 화들짝 푸른 하늘이 열리고, 그 앞에 숨이 턱 막힐 만큼 ...
그림 노석미 중국의 5천년 역사에서 13국의 수도였다는 뤄양(洛陽). 이시우는 본적지가 ‘낙양리(洛陽里)’였던 까닭에 언젠가는 한번 낙양리의 어원이 된 그 뤄양을 가보고 싶어 했다. 어릴 적 그는 할아버지에게 왜 자신의 본적지가 ‘낙양’인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원래 거기가 옛적에는 중국 한나라의 도읍지인 낙양처럼 번화하고 문물이 번성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느니라. 그 낙...
독립출판이 잉태하고독자들이 먼저 알아본 책 저 청소일 하는데요?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14,000원ㅡ모든 동물은 섹스 후우울해진다김나연 지음 | 문학테라피13,800원ㅡ피구왕 서영황유미 지음 | 빌리버튼12,000원 개인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일인미디어 시대가 도래했다. 너도나도 유튜브, 팟캐스트 등을 통해 크리에이터를 자처하고 있는 실정. 시대의 유행은 ...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음악 감상법이 달라지고 있다. 주로 스마트폰이나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이용해 디지털 음원을 감상하는 대학생들이 1980년대에 유행했던 LP 음반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이제는 학교 내에서 ‘LP 음악 감상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회원제인 동아리와 달리 대학교의 LP 음악 감상실은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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