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앤북 취향은 사전적 의미로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을 뜻하는 단어다. 좋아하는 작가, 자주 먹는 음식, 즐겨 찾는 공간 등은 내 취향을 반영한 결과다. 이는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누적된 것이기도 하지만 그런 취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 차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서울 을지로 한복판, 오래된 부영을지빌딩 지하에는 취향을 파는 서점이 있다. 보험...
1979년, 대구 서구의 후미진 판자촌은 결국 꽃다운 스물다섯 살의 새색시를 울리고 말았다. 을씨년스러운 동네 골목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시댁으로 들어온 새색시에게 슬픔을 안겨주는 장소였다. “내가 뭐 이런 동네로 시집을 왔나 싶어가 시부모님 몰래 혼자 울고 그랬으예. 골목길이 온갖 쓰레기에, 쥐똥에 말도 몬했지예. 그래 더러분 길이 대낮에도 칙칙해가 혼자서는 무서워...
십여 년 전 러시아에 정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카페에 갔다가 살짝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아메리카노가 메뉴에 없었던 것이다. 대신에 러시아어로 ‘꼬페(Кофе)’라고 하는 커피를 주문하면 에스프레소보다는 조금 더 연하고 양이 많으며, 아메리카노보다는 진하고 양이 적은 커피를 내려 주었다. 주문 시엔 설탕과 크림이 얼마만큼 필요한지 자세히 알려줘야 하는데, 블랙으로...
조금 서툴지만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여는 드림트리밴드의 공연은 많은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한다.©몽작소프로젝트 저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김다빈(가명, 17)이에요. 제 가정 환경은 그리 좋지 못해요. 어릴 때부터 가정 폭력에 시달려왔거든요. 누군가 제게 손을 대기만 해도 위축되고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가 꺼려졌어요. 이런 현실이 너무너무 싫어 줄곧 살고 싶...
세상이 온통 연녹색 파스텔톤이다. 나는 이 계절을 제일 좋아한다. 겨울을 이겨낸 새 생명이 움트고 메말랐던 가지가 생명의 색을 입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내 몸도 살아나는 것 같다. 4월 중순을 넘어서면서 지리산 자락의 농가들은 요즘 고추 모종을 붓느라 분주하다. 어머니는 “그래도 고추는 어린이날 지난 다음에 심어야 하는데…” 하며 걱정을 앞세우신다. 4월 말에 갑자기 기온이...
그림·김보통 《샘터》에 처음 글을 쓰게 된 것은 약 6년 전이다. 당시 나는 갓 데뷔한 만화가였다. 원고료만으로는 생활이 안 되던 시절이라 부가적인 수입이 생기길 간절히 바라고 있었는데 샘터에서 원고 청탁이 온 것이라 매우 기뻤다. 돈이 생긴다는 것에 순수하게 기뻐하며 무엇을 써야 할지 궁리하다 군대에 관한 글을 썼다. 내가 샘터를 가장 집중해 읽은 기간이 군 시절이었기 ...
그림·박지영 요즘 교회 뒤에 있는 작은 산을 산책하는 것이 일상의 작은 행복이다. 멀리 있는 큰 산에 가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어찌나 바쁜지 그럴 여가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처한 상황에서 교회 주변의 야산을 산책하는 것만도 만족스럽다. 특별히 봄의 동산은 마치 청춘으로 돌아간 듯 내게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아니 청춘을 넘어 소년의 마음을 되돌려 준다. 봄에는 쑥...
그림·용소라 여든다섯에 접어들어 아내에게 자주 하는 부탁의 말이 있습니다. 더 이상 내 새 옷을 사지 말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더 오래 이 세상에 머물다 갈지 모르는데 비싸고 좋은 옷을 사는 일이 어쩐지 낭비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미수(米壽)를 바라보는 나이에 돌이켜보니 저는 온갖 풍상을 다 겪으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땅 한 평 없는 빈한한 농가의 아들로 태어난 그 ...
야구규칙 6조1항. 타격의 순서공격팀의 선수는 그 팀의 타순표에 적혀 있는 순서에 따라 쳐야 한다. 경기 중 타순의 변경은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타순표에 올라 있는 선수를 후보선수와 교체하는 것은 허용된다. 야구는 아홉 명이 팀을 이루는 경기다. 1번부터 9번까지 타순이 매겨진다. 4번 타자는 타선의 중심이다. 전통적으로 팀에서 가장 강한 투수가 4번에 배치된다. 201...
나는 저 하늘을 높이 날고 있어그때 니가 내게 줬던 두 날개로이제 여긴 너무 높아난 내 눈에 널 맞추고 싶어 -방탄소년단, 작은 것들을 위한 시 중에서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이 도착했다. 앨범명은 《Map of the Soul: PERSONA》로, 타이틀곡인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포함해 총 일곱 곡이 수록되어 있다. 서정적인 분홍색 표지에 방탄소년단이 걸어온 역사와 정체성을 상징하는 그래픽 디자인이 앨범 전면을 수놓고 있다. 두툼한 앨범을 펼치면 20대 중반을 맞은 멤버들의 화사한 사진들이 가득하다. 그룹의 세계관이 소설 형식으로 빼곡하게 적힌 미니북도 끼워져 있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에 데뷔해 어느덧 10여 개가 넘는 정규, 미니 앨범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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