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집합해 있는 기념일마다 많은 선물이 오간다. 그중에서도 가장 소박하고도 화사한 것은 아마 꽃일 것이다. 5월의 대지를 덮는 온갖 꽃 중에서도 카네이션은 더욱 특별하다. 부모와 스승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오롯이 담기는 꽃이기 때문이다. 어버이날의 시작은 195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5월 8일은 어버이날이 아닌 어머니날이었다. 그날 개최된 제1회 어머니날 기념식은...
중국 열하에는 세계 문화유산이자 중국에서 가장 큰 황실 정원인 피서산장이 있다. 피서산장은 역대 중국의 왕들이 피서를 즐기던 곳으로 입구 왼편에 관제묘라 쓴 작은 집이 하나 있다. 관제묘(關帝廟)는 관우 제왕의 사당이란 뜻으로 관우를 신으로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집이다. 팻말 위에는 무재신(武財神)이라 쓴 간판이 있는데 관우는 무(武)와 재물의 신이기에 붙인 이름이다. 사당...
고대 인류에게 자연현상은 때론 치명적인 위협이었다. 느닷없는 홍수와 강풍, 한파와 폭염, 가뭄은 문명과 삶을 파괴했다. 인류의 초대 문명이었던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더스 문명 등이 형성된 밑바탕에는 자연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이 깔려 있었다. 기원전 3000년경 대가뭄이 닥쳤다. 발전하던 고대 문명들은 힘없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질수록 돈을 더 벌거나 표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예능인과 정치인은 미디어에 가장 민감한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은 종종 주변 사람들을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요즘도 우리는 공인적 성격을 가진 연예인들이 인기를 이용해 돈벌이와 육욕(肉慾)만 탐하다가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한 남자 가수의...
종종 “여가 시간에 뭐하세요?”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특별한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여가는 노는 듯, 놀지 않는 듯한 창조적인 활동으로 채워질 때가 많다. 실제로 여가에는 단순한 휴식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휴가를 뜻하는 프랑스어 바캉스(vacances)와 영어 베케이션(vacation)은 ‘해방, 자유, 텅 비워냄’을 의미하는 라틴어 vacātio에서 유래했...
그림·김희현 밤새도록 충전된 휴대전화와 교통카드가 든 지갑, 지하철에서 읽을 책은 내가 출근할 때마다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물건들이다. 요즘에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필수로 챙긴다. 얇은 털실로 짠 남색 스카프다. 쌀쌀한 초봄도 지났건만 나는 스카프를 매일 갖고 다닌다. 아침에 현관을 나서려다 스카프를 빼 놓은 것이 생각나면 아무리 바빠도 다시 방으로 들어가 가방에 챙겨 ...
“출발한 지 오 분밖에 안 되얏응게 인제도 한 시간은 더 가야 혀. 우리는 질이 나서 괜찮은디 서울 양반이 가깝해서 어쩐디야.” 지루한 초행길이 될 것을 염려하시던 옆자리 할머니의 말처럼 박성우(49) 시인의 작업실은 정읍 시내에서도 시내버스로 한 시간은 더 들어가야 하는 산내면 장금리에 있다. 도심에서 뚝 떨어진 외진 곳이라 10여 년 전 단돈 900만 원을 주고 샀다는 ...
경남 합천 행목마을 정 씨 댁에 4대 만에 딸이 태어났다. 얼마나 귀한 딸이었냐 하면 귀하다는 뜻의 사투리 ‘겨다’에서 따와 이름도 계자로 지을 정도였다. 집안 대대로 농사를 크게 지어 끼니 거른 적 없고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소녀는 어엿한 아가씨로 자라 혼례를 올렸다. “그라도 도시로 나가야 하지 안켔나.”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처럼 큰 물에서 ...
마음이 약해지거나혼자 감당하기 벅찬 일이 닥쳤을 때흐르는 눈물.그 눈물을 부끄러워 마세요.눈물에는훌훌 털고 다시 일어나희망을 품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01무뚝뚝한 경상도 모녀의 눈물스무 살이 되면서 대학 진학과 취업 등으로 고향 진해를 떠나 10년 넘게 타지 생활을 계속했다. 몸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지는 걸까. 삶에 치여 명절에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날이 반복...
바사부르크(Wasserburg) 역 앞에서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버스가 올 때까지 30분 정도 시간이 남아 주위를 둘러보니 거리 한편에 공중전화 부스가 눈에 띄었다. 휴대전화가 등장하면서 요즘엔 거의 사라지고 없는 공중전화 부스였다. 그리운 사람들과 소식을 주고받던 추억이 떠올라 나도 모르게 그 앞으로 걸음이 옮겨졌다. 기대와는 달리 공중전화 부스 안에 전화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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