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멍굴영화제’(위)와 ‘부산청년영화제’(아래)에서는 이색 영화제에 관심이 있는 청년들이 모여 영화로 하나 되는 시간을 갖는다.‘영화제’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화려한 레드카펫, 유명 연예인, 웅장한 시상식장…. 하지만 소박하고 규모는 작아도 영화를 향한 열정만큼은 어떤 대형 영화제에 뒤지지 않는 영화제도 있다. 부산의 ‘부산청년영화제’와 전북 완주군의 ‘너멍...
저상 버스는 장애인을 배려한 유니버설 디자인의 좋은 예이다. www.independent.co.uk 요즘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서는 곧 도착할 버스가 몇 번인지, 또 일반 버스인지 저상 버스인지도 알려준다. 내가 탈 버스가 저상 버스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저상 버스는 일반 버스보다 신형이기도 하지만 계단이 없어서 타고 내릴 때 힘이 덜 든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에너지를 ...
매월 셋째 주 월요일, 직장인 박지희(26, 사진 앞줄 왼쪽) 씨의 퇴근길이 유난히 즐거워진다. 그녀가 향하는 곳은 서울 당산동 골목의 한 카페. 이곳에서는 한 달에 한 번 ‘당산극장’이라는 작은 상영회가 열린다. “좋아하는 영화를 함께 보고 싶어서 시작한 모임이에요. 영화도 같이 보고 소감을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일상이나 고민도 나누고 있어요.” 지희 씨는 올해로 ...
안개 속이었다. 동서남북을 겹겹이 둘러싼 산들이 지켜준다는 안식의 땅에도 안개가 이불처럼 덮였다. 잠에서 깨지 않은 이른 아침의 향촌에서 걱정을 쉬이 떨칠 수 없었다. 희뿌옇게 가로막힌 안개 속에서 길을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경북 예천군 용문면에 자리한 금당실 마을은 예로부터 길지(吉地)로 알려져 왔다. 북동쪽을 감싼 소백산맥의 준령과 남서쪽에 흐르는 내성천의 품에 안겨...
지역에서 생산한 와인과 치즈를 맛보며 하루를 소박하게 마무리하는 포르투갈의 일상. ‘인생은 좋은 것, 그러나 더 좋은 것은 와인(Boa é a vida, mas melhor é o vinho)’. 작년 포르투갈 여권이 바뀌기 전, 구여권의 속지에 캐리커처가 들어갈 정도로 유명한 포르투갈 국민 시인 페르난두 페수아의 말이다. 포르투갈 역시 이웃나라 프랑스나 스페인과 더불어 ...
주5일 문을 여는 키니스 장난감병원에서는 아이들을 사랑하는 여덟 명의 할아버지가 고장 난 장난감을 무료로 고쳐준다. 투박한 손으로 장난감 버튼을 꾹꾹 누르자 마침내 기다리던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돋보기를 쓴 채 스탠드 불빛 아래서 두 시간 넘게 장난감과 씨름하던 김경래(73) 씨도 그제야 만족스러운 미소로 허리를 펴고 앉았다. “이게 완전 먹통이었어요. 회로가 복...
외출했다 돌아오니 집안이 조용하다. ‘엄니는 어디 가셨나?’ 방문을 열어보고서야 안방 한쪽에서 무언가에 몰두해 있던 엄니를 발견했다. 아들이 들어온 것도 모른 채 엄니는 투명한 플라스틱 통에 오골계가 낳은 달걀을 정성들여 담고 계셨다. 헛기침을 내자 깜짝 놀라신 엄니는 교회 추수감사예배에 가져갈 달걀을 포장하고 있다며 수줍게 웃으신다. 예쁘게 담겨진 달걀 꾸러미를 들고 행...
그림·김보통 내가 처음 사랑에 빠졌던 것은 다섯 살 때로, 상대는 아버지가 어디선가 데려온 방울이라는 이름의 작은 치와와였다. 나는 지금도 어렴풋하게 아버지가 내 앞에 그 작고 귀여운, 부드러운 생명을 꺼내보이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날부터 나는 늘 방울이를 품에 안고 살았다. 친구들과 놀 때도 방울이를 안고 다녔다. 애기를 안듯 품에 안고 있으면 햇빛에 눈이 부신 방울이가...
그림·지은아 올해도 우리 집은 김장을 100포기나 했다. 네 식구가 사는 가정집 치고는 무척 큰 스케일이다. “엄마, 이번엔 50포기만 담가요”라고 권하는 나와 “그걸 누구 코에 붙이니?” 하는 어머니의 실랑이가 우리 집에서는 매년 반복된다. 함께 사는 어머니는 하루 종일, 아니 1년 365일 일손을 멈추지 않으신다. 앞마당에서 오이, 상추, 토마토, 감자, 양파, 고추...
그림·박지영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의 첫 구절이자 어릴 적 고향 이발소에 걸려 있던 문구이다. 어린 시절, 명절이 돌아오면 사람들은 이발소에 가득 모여 순서대로 머리를 깎았다. 얼마나 머리를 안 감았는지 아이들 머리에 가득 낀 쇠똥까지 벗겨주느라 내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이 많이 걸렸다. 기다리는 동안 이발소에 걸려 있던 액자 속 시 구절을 바라보며 나는 명상 아닌 명상을 해야만 했다. 그때는 푸시킨이 누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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