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붙박이지 않는 캠핑 의자
그림·김하나 어렸을 적 TV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을 즐겨 보았다. 제목 그대로 한 집에 사는 세 가족의 이야기였는데, 나는 이상하게도 극이든 소설이든 설정이나 줄거리는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대신 특정 장면이나 대사를 아주 또렷하게 기억하곤 한다. 한지붕 세가족 역시 극의 분위기나 출연 배우들의 얼굴 정도만 어렴풋이 생각나지만 또렷이 떠오르는 부분이 있다. 극 중 2층에 살던 만화가 민요섭이 아내에게 했던 대사다. “여보. 우리 왜 예전에 콘도 갔을 때, 짐 별로 없이도 잘 지냈잖아. 집에서도 그렇게 단출하게 살면 안 되나?” 정확하진 않지만 대충 이런 뜻의 얘기였다. 그리고 그 집의 거실에는 늘 소파 대신 접이식 캠핑 의자가 놓...
2018.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