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성순 씨는 주말마다 반려 앵무새 두 마리와 함께 차박 캠핑을 떠난다. 산과 계곡이 있는 곳에서 앵순이, 무순이와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그를 지독하게 괴롭히던 트라우마와 불안은 잠잠해지고, 마음에 편안함이 자리한다. 앵순(만 2세, 암컷) ♥ 무순(만 2세, 수컷) 1. 35g의 날아갈 듯 가벼운 몸무게를 자랑한다. 2. 앵순이와 무순이는 소문난 잉꼬부부...
매년 이맘 때가 되면 나는 아주 오래전 엄마와 함께했던 봄의 장면을 꺼내본다. 오래전 그날 엄마는 이른 아침부터 나를 깨웠다. “봄나물 캐러 가자.” 단잠을 자던 나는 엄마의 외침에 따뜻한 이불 속에서 몸을 비비 꼬며 겨우 일어났다. 엄마는 이미 신문지를 한 장씩 뜯어 작은 비닐봉투에 담고 낡은 장화를 챙기며 집을 나설 준비를 마친 참이었다. 잠이 덜 깬 나는 부스스한 ...
대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세 친구와 강원도 여행을 떠났다. 신나게 놀고먹고 마시느라 여행자금이 일찍 동났다. 밥 먹을 돈도 없어 남은 일정을 포기하려는데 한 친구가 기발한 제안을 했다. “야, 절에 가자. 거기 가면 밥을 공짜로 준대.” 쾌재를 부르며 가까운 사찰을 찾았다. 하필 첩첩산중에 있는 곳이었다. 올라갔다 내려오면 배가 다 꺼지게 생겼는데 뭐 하러 가나 싶은 마...
남도 지방에는 봄이 일찍 당도한다더니 늑장이었다. 아쉬움을 물리고 외물(外物)을 눈에 담았다. 그저 바라봤을 뿐인데 내가 그들이 되고, 그들이 내가 되어 고운 이야기들이 가슴속에 쓰였다. 깨끗한 마음으로 보니 손톱만 한 세상도 실로 휘황한 세계였다.바람이 이토록 야속했던 적은 없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강풍에 눈이 시려 경치를 제대로 보기가 힘들었다. 봄을 마중하고 싶어서 ...
40여 년 전 나는 주말마다 지상파에서 방영하는 〈명화극장〉을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수많은 영화 중 〈자이언트〉라는 작품으로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던 록 허드슨이라는 배우에게 난 특히 눈을 떼지 못했다. 이마를 시원하게 드러낸 헤어스타일, 훤칠한 키, 또렷한 이목구비가 나의 이모부를 쏙 빼닮았기 때문이었다. 록 허드슨처럼 멋졌던 이모부는 오른쪽 편마비 환자였다. 알아듣...
그림 · 모조핀 5월의 페어링 가무치 소주 + 연어회 ‘가무치 소주’는 충청북도 충주에서 재배된 쌀로 만들어지는 지역 특산주입니다. 가무치 소주를 만드는 신생 양조장인 ‘다농 바이오’는 국내 어느 양조장에서도 볼 수 없는 고가의 증류 설비를 활용해 가무치 소주를 만든다고 해요.가무치 소주는 25도와 43도 제품으로 나뉩니다. 25도는 부드럽고 편안한 반주로, 43도는 좀 ...
아직 미혼인 CJ나눔재단 류경만 사무국장에게는 전국 지역아동센터의 수많은 아이들이 자식과도 같다. 마치 부모가 된 것처럼 문화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주고픈 마음이다. CJ나눔재단 사무국장 류경만 눈부신 경제 성장으로 예전보다 잘 먹고 잘 사는 시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사회 곳곳에는 어둡게 드리운 그늘 아래서 지내는 아이들이 많다. 요즘에도 밥 굶...
고향을 그리는 그의 눈빛은 지구 반 바퀴를 건너온 나보다 더 애틋할 때가 많다. 공감대가 비슷해 친구처럼 지내는 내 영어 선생님인 그는 뉴햄프셔 주에 있는 아주 작은 마을 출신으로, 지금 살고 있는 앨라배마에서 2천여 km나 떨어진 곳에서 나고 자랐다. 나와 경우는 다르지만 그 역시 이방인인 셈이다. 꼬박 스무 시간을 운전해야 가닿는 본향과 멀어진 지 어언 10년인 그에게선...
학창 시절, 봄이면 어김없이 복통이 찾아왔다. 매년 3월 초에는 엄마 손을 붙잡고 병원을 돌아다녔다. 동네 의원부터 제법 큰 병원까지 여러 곳을 들러 진찰을 받았지만 원인은 모호했다. 약을 지어 먹어도 복통은 쉬이 가시지 않았다. 아름다운 봄꽃이 만개해도 어린 나는 봄날이 아름다운 줄 몰랐다. 미지근한 바람을 맞으며 잔뜩 웅크린 채 끙끙댈 뿐이었다. 스무 살이 되고 원하던 ...
보건교육센터 착공식.지구 반대편 엘살바도르에서 생활한 지 올해로 3년 차가 되었다.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뛰어난 품질의 커피 산지로 알려져 있지만 대다수 사람들에게 엘살바도르는 생소한 나라다. 나 역시 남미 파라과이에서는 근무해봤지만 중미에 위치한 엘살바도르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이곳으로 발령이 났을 때 검색도 해보고 전임자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며 낯선 나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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