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작가의 장편 동화 《강아지똥》은 모든 존재는 저마다 쓸모가 있다는 주제를 보여주는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동화를 완성하고 나서 출판사를 찾아갔는데, ‘똥’이라는 글자가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여러 곳에서 출간을 거절당했다고 한다. 그만큼 예로부터 똥은 가장 더럽고 냄새 나는, 사람들이 피하는 사물이었다. 특히 근대 이후 똥은 미개와 야만의 상징이 되어 왔다. 2...
어른이 된 후에도 우리는 좋아하는 장난감을 모으고 부모님께 어리광 부리고 싶은 동심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더 짓궂은 장난을 하고 별것 아닌 일에도 울고 웃는 우리는 아이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변치 않는 ‘어른이’입니다. 01동심은 내가 지킨다! 놀이공원에서 인형 탈을 쓰고 사진 찍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한 지 3개월째. 힘들기로 악명 높은 이 일에 지쳐 그...
www.tesler-mendelovitch.com 성숙한 디자인은 편의성을 넘어서 디자인을 매개로 살아가는 일상생활 속에 섬세한 생기를 불어넣고 지속적인 쓰임을 창출하게 한다. 텍스타일 디자인 팀 ‘테슬러 멘델로비치’도 나무 섬유라는 신소재를 통해 성숙한 디자인을 실현하고 있다. 아동문학가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나무는 소년에게 가지와 열매와 그늘을...
맷돌호박으로 유명한 충남 서산 회포마을에서 10년 가까이 ‘호박 요리 체험’ 행사를 맡아오고 있는 홍정희(61) 씨. 그녀는 속이 잘 여문 맷돌호박으로 한식과 양식을 오가며 노란빛깔 한상을 푸짐하게 차려내는 마을 최고의 호박 요리사로 통한다. “호박이야 어느 집에서나 흔히 먹는 음식이죠. 이 지방 향토 음식인 게국지에도 호박이 빠지면 섭섭해요. 호박설기도 잘 해먹었고요. ...
그림·박지영 “봄 비 맞은 오대산 진달래는/ 유난히도 청순해요/ 조금은 부끄러운 듯 아니면 슬픈 듯/ 고개를 숙인 채/ 화려한 연분홍 빛깔은/ 겸연쩍은 모습을 짓고 있어요/ 꽃잎을 적신 빗방울은 눈물인지 그리움인지/ 물망초처럼 느껴져/ 만질 수도 없고 다가갈 수도 없어/ 비에 젖은 진달래를/ 우산을 쓴 채/ 그저 바라보기만 했지요/ 그러다가 마침내/ 꽃줄기를 흔들어/ 슬픈...
경남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 ©고규홍 먹을 것 넉넉지 않고, 그저 하늘이 주는 만큼만 먹고 살아야 했던 시절, 농부들은 하늘을 향해 소원을 빌었다. 때 맞춰 순한 비 내리고, 따스한 햇살 내리쬐기를 바랐다. 그 간절한 바람이 전해졌을지 농부는 하늘만 바라보며 애면글면 비를 기다리고 햇살을 그리워했다. 앞논에 물 들어차 들녘에 나설 즈음에는 더 그랬을 게다. 입하(立夏) 즈음...
‘한국 썰매의 개척자’인 강광배 교수는 오늘의 영광을 인생의 고비길마다 만났던 은인들 덕으로 돌린다. 말썽쟁이 고등학생에게 체육학과 진학을 꿈꾸게 해준 체육선생님,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 보호자를 자처하며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동향의 신부와 교민들, 아무 조건 없이 썰매 기술을 가르쳐준 오스트리아인 코치, 선수로서 못다 이룬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애써준 한국체대 총장님…. 평창...
그림·박정인 인간은 언어를 통해 서로의 고통과 상흔을 정답게 다독인다. 나는 방금 ‘정답게’라는 낱말을 썼다. 정답다는 것은 미워하지 않고, 지루해하지 않으며, 천천히 손을 내밀고, ‘난 잘 있어요’라고 눈인사를 하고, 사물에 애정이 담긴 이름표를 붙여주고, 체온을 담아 악수를 하고, 그리하여 일용할 양식처럼 그 기억을 나의 살로 취하고, 나의 존재를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그림 노석미 때는 꽃 피는 봄 사월, 지난겨울에 얼었다 북향 골짜기에 남아 있던 얼음도 완전히 녹아 흘러내리고 나면 동면했다 깨어난 곰도 아닌데 심신이 온통 싱숭생숭, 근질근질하고 뭔가 독하고 힘센 것을 먹고 마시고 느껴보고 싶은 상태가 된다. 아니 제이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다. 그때 제이가 가장 손쉽게 계절과 존재를 조화롭게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산에 ...
마음을 나누는 소리 우체통 글소리 부스경복궁역 2번 출구 앞부스 안에서 낭독한 음성을 휴대전화에 녹음해 운영자 김민관 씨 메일(minmin86@naver.com)로 전송 ‘우리는 이어져 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적어도 나는 당신의 안녕을 기도하고 있으니까.’ 경복궁역 2번 출구 앞 노란 공중전화 박스 안에는 짧은 글귀가 적힌 메모지들이 빼곡히 걸려 있다. 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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