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이 맑은 샘물이 솟아나는 지난(濟南)은 ‘샘물의 도시’라고 불린다. 나는 산골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그곳에서 자랐다. 심심하기 그지없는 시골 생활에서 내가 가장 기다린 시간은 오후 다섯 시경이었다. 하루 일과를 마친 할머니와 안동네 아줌마들, 읍내로 학교를 다니는 언니들이 샘터로 모여들기 시작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동네 사람들이 아무리 퍼 써도 줄...
우리 삶에 처음 아닌 것은 없습니다.지금은 너무도 익숙해져버린 모든 것이 실은 그 서툰 첫걸음을 통해 배운 지혜입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는아름다운 ‘처음’이 있었음을잊지 않겠습니다. 01도시 아가씨의 첫 농사 집 근처에 있는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옥상텃밭을 운영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시민 20명에게 각각 한 평씩의 옥상텃밭을 무상으로 분양한다는 내용이었다. 신청서를 제출...
생활 속 플라스틱 다이어트법 ➊한 번 쓰고 버리는 빨대와 플라스틱 컵,숟가락, 포장지 등의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한다. ➋장을 볼 때 천 장바구니나종이 상자를 이용한다. ➌페트병 대신 유리나스테인리스병에 물과 음료를 담는다. ➍플라스틱 그릇보단 유리나사기, 스테인리스 그릇을 사용한다. ➎우산의 빗물을 털고 방수 천으로만든 우산 집에 집어넣는다. 세탁을 하려고 빨래 바구니를 ...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버스정류장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1994년 독일의 하노버에 장난감 블록 같은 버스정류장을 디자인했다. 디자인을 기능성과 심미성의 조화라고 정의한다면 이 디자인은 기능성을 외면하고 심미성에만 치우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독일의 도시들을 방문해보면 기계적인 모양의 빌딩들이 늘어서 있어 사막만큼이나 건조한 분위기를 ...
음력 12월 22일, 일 년 중 가장 밤이 길다는 동짓날이면 통이 크고 정이 많은 김예정(61) 씨는 ‘통팥죽’을 넉넉하게 쑨다. 정성껏 끓인 팥죽을 나눠 먹으며 다가올 새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기도하는 시간이면, 차가운 겨울바람도 누그러지는 듯하다. “아흔이 넘은 친정엄마는 제가 끓여드리는 통팥죽을 참 좋아하세요. 연로하셔서 소화가 잘 안 되실 때가 많은데 통팥죽을 ...
전남 장성 단전리 느티나무 바람이 맵다. 느티나무 가지 사이로 겨울이 스민다. 수굿이 지상의 양식을 지어내던 잎을 나무는 내려놓았다. 애면글면 키워낸 씨앗도 미련 없이 날려 보냈다. 무시로 나무 그늘을 찾던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빈 나뭇가지에 엄동의 파란 하늘이 촘촘히 내려앉았다. 찾아오는 이도, 돌보는 이도 없이 찬바람 눈보라 맞으며 나무는 홀로 들녘에 서서 혹독한...
지난 1984년부터 600여 개의국내 오일장을 찾아다니며 장터 상인들과 손님들, 조금씩 변해가는 장터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온 정영신은 국내에 단 한 명뿐인 ‘장터 사진가’다. 그녀의 사진은 대상과의 교감을 통해 이미지 이상의 깊은 울림과 감동을 전해준다.사진작가 정영신(61)은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장터에서 놀았다. 맘 편히 놀기만 한 게 아니라 노는 와중에 오일장에...
그림·박정인 오래전,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이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운동장에 모여 놀던 시절이 있었다. 현관문에 다는 안전고리나 전자식 도어락은 먼 미래의 일이고, ‘스쿨존’이나 ‘학교지킴이’란 말도 없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골목길에서 낯선 사람이 길을 물으면 친절하게 알려주고 그에게 짐이라도 있을라치면 함께 들어주는 게 아이들에게도 미덕인 시절이기도 했다. 방과 후...
《이솝 우화》에서 두루미 집에 초대를 받은 여우는 배만 쫄쫄 굶고 나온다. 주둥이가 긴 병에 담겨 나온 음식을 먹을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두루미 역시 넓은 접시에 담긴 여우네 음식 앞에서 입맛만 다시다 돌아온다. 친구가 앞에서 제대로 못 먹는 것을 보면서도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여우를 돌려보낸 두루미나 앙갚음을 하려고 계획적으로 두루미를 초대한 여우 모두 아둔하고 사악...
[영천 임고초등학교] 유서 깊은 학교를 방문할 때면 은근한 자부심이나 자신감이 느껴지곤 한다. 아마도 오래된 건물에서 풍기는 세월의 힘이 아닌가 싶다. 학교의 세월은 학생들의 숨결과 비례한다. 혼란한 청소년기를 통과하려고 안간힘을 썼던 아이들의 숨결이 묻어 있는 그곳에선 나와 닮은 과거를 만나게 된다. 옛날 초등학교를 찾아가본 적이 있다. 내 모교는 1921년에 개교한 오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