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손승배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봄이 오면 맘속에 ‘설렘주의보’가 발령된다. 무거운 외투를 훌훌 벗어버리고 반바지에 긴팔 하나 입고선 룰루랄라 산책하는 시간을 기대하느라 기분이 들뜨는 것이다. 이 기분 좋은 장면에서 빠질 수 없는 패션아이템은 맨투맨 티셔츠다. 스웨트셔츠(Sweat shirt)라고도 불리는 이 옷을 나는 무척 좋아한다. 한때는 캐주얼 차림으로 후드티를 선...
15년 차 경찰견 핸들러인 김민철 경위는 은퇴한 경찰견 큐와 8년째 행복한 동거 중이다. 큐가 엄격한 훈련 생활을 반복해오던 경찰견에서 사랑받는 평범한 반려견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김 경위의 따뜻한 믿음 덕분이다. 큐(만 15세, 수컷) 종래브라도 리트리버 용맹한 큐의 이력1. 대한민국 1호 마약탐지견이다. 2.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에서 마약사범 30명을 검거하는 데 큰...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소녀에게 소녀여, 나는 여행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당신을 만났어요. 예정된 비행시간은 14시간이나 되었고, 공중의 시간은 금세 지루해지는 법이잖아요. 모니터 안에는 여러 영화들이 담겨 있었는데, 선택 버튼을 누르면서도 이게 맞나 싶었어요. 마음이 무거워질 것을 알았으나 고통을 현재화하는 일을 미룰 수는 없었어요. 내가 지금 어디에 있든, 어디로 가...
오리여인이 이해인 수녀에게 해인 수녀님, 안녕하세요. 수녀님이 보내주신 3월의 편지를 읽고 웃음이 참 많이 나는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이삿짐 싸는 시간이 자꾸만 미뤄지고 있어요. 맙소사!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수녀님의 3월의 편지 중 피정 결심서에 써낸 문구라고 알려주신 글귀가 정말이지 제 마음에 꼭 와닿았거든요. ‘올 한 해를 일상의 보물섬에서 기쁨 찾는 순례...
1970년대 초, 처음으로 내 집을 짓고 살 때였다. 집들이하러 온 친구들이 집안을 구경하다가 내가 가진 살림살이 하나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게 제일 값나가는 물건이네.” 그것은 친지로부터 선물 받은 흑단 나무 조각품이었다. 사람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친구의 말을 듣기 전까지 관심조차 없었던 물건이었는데 비싼 귀중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로는 눈에 잘 띄는...
그림 · 모조핀 4월의 페어링 청명주 + 탕평채 청명주는 전통 누룩을 연구하는 ‘한영석 발효연구소’에서 만드는 프리미엄 약주입니다. 국내산 쌀과 내장산의 맑은 물로 직접 띄운 누룩을 활용해 이익의 《성호사설》에 나오는 기본 제조법에 따라 시기마다 다양하게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지요. 내 입맛에 맞는 청명주를 찾는 즐거움은 봄을 기다리는 마음과 비슷합니다. 그러다 마침내 찾...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졸리다. 무지무지 졸리다. 목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졸리다. 방금 이 세 문장도 팔뚝 살을 꼬집어가며 겨우 썼다. 이 폭력적인 졸음의 원인은 글쓰기다. 글만 쓰면 정확히 5분 만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8시간 푹 자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임해도 소용이 없다. 두어 줄 썼나 싶은데 퍼뜩 눈을 떠보면 대자로 뻗어 자고 있다. 미칠 노릇이다. 노동 강...
20여 년 전, 가진 것이라곤 젊음밖에 없었던 대학 시절에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던 사람이 있었다. 흰 피부에 갈색 머리, 크고 동그란 눈에 장난기가 많은 선배였다. 영락없는 강아지 얼굴 같던 그는 자신의 외양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본인은 해병대 출신이라며 강한 척 너스레를 떨곤 했다. 그 모습마저 귀여운 선배에게 다들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며 친하게 지냈다. 반면에 나는...
55세가 되면 대부분 자신의 족적(足迹)을 돌아보며 인생의 한 시기를 마무리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꿈을 새롭게 펼치는 나이이기도 하다. 늦은 나이란 없다. 우리는 언제든지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 피에르 르메트르 소설 신인상 수상 어릴 적부터 책을 좋아했던 피에르 르메트르는 작가의 꿈을 안고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과 영문학을 가르쳤다. 하지만 오랫동안 꿈을 이루지 못...
배우 신애라는 사람들에게 감명 깊게 읽은 책, 건강한 먹거리, 바람직한 생활 습관 등 자신이 경험한 좋은 걸 적극적으로 권한다.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는 것처럼 좋은 것도 함께 나누면 그 가치가 커지기 때문이다. 배우 신애라요즘, 배우 신애라(55)를 볼 수 있는 건 드라마가 아닌 예능 프로그램에서다. 부모들에게 자녀교육지침서 같은 역할을 하는 〈금쪽같은 내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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