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쓸쓸한 존재들의 관계 맺기
〈로봇드림〉의 도그에게 도그, 저는 요즘 이사를 앞두고 집을 치우는 일에 골몰하고 있어요. 방마다 대형 쓰레기봉투를 구비해 언제든 필요하면 다시 살 수 있는 소모품과 시간과 기억의 총체인 소장품을 분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내 삶에 필수적이고 부차적인지 구별하는 감식안이 생겨나는 것 같아요. 언젠가 업힌이라는 시에 이런 문장을 쓴 적이 있어요. ‘예쁜 걸 곁에 두면 예뻐질 줄 알고 책장 위에 차곡차곡 모아온 것들. 나무를 깎아 만든 부엉이, 퀼트로 된 새 인형, 엽서 속 검은 고양이, 한 쌍의 천사 조각상이 일제히 나를 쳐다보는 순간이 있다. 나는 자주 그게 끔찍해 보인다.’ 그 문장을 쓴 날로부터 멀리 오지 못했어요. 여전히 제 공간에는 너무 많은 사물이 놓여있어요. ...
2025. 3